국악인 선영숙씨.

“만연사는 화순읍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매일 산책하고 찾아가는 사찰입니다. 화순 뿐 아니라 전남 중동부권의 국악발전을 위해 만연사 부근에 국악수련원이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52세의 선영숙 한국국악협회 화순군 지부장은 국악수련원은 화순에, 그것도 화순군민들이 오르락내리락 내집 앞 텃밭에 가듯 자주 드나드는 만연사 부근에 세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국창 임방울 선생이 득음한 성스러운 장소가 만연사 부근이고 김일구, 성창순, 한일섭(아쟁), 한주환(대금) 등 내로라 하는 국악인들의 고향도 화순이기에 많은 국악인들을 배출한 화순에 국악수련원이 지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화순에 애정을 보이는 선영숙씨지만 선씨의 고향은 화순이 아니다. 선영숙씨는 화순이 고향은 아니지만 화순이 마냥 좋아 화순 땅에서 살면서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네’를 주장하는 타향이던 화순을 고향으로 삼고 살아가는 화순의 국악인이다. .

“국악수련은 뭐니뭐니해도 ‘산공부’가 첩경입니다. 화순은 ‘남도의 알프스’라 불릴만큼 4백에서 8백 높이의 산을 수십개나 갖고 있지요. 산공부를 하면서 득음할 때 가장 필수적인 것이 ‘마시기 좋은 물’인데 화순은 영산강과 섬진강의 상류지대이자 유명 온천이 두 곳이나 되는 수질 좋고 수량도 풍부한 ‘천혜의 고장’입니다.”

선씨는 동복호와 주암댐이 화순에 있는 등 화순은 국악수련을 위해 필요한 배경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연 조건을 골고루 충분히 갖췄지만 기타의 현실은 ‘화순답지 않다’고 말한다.

선영숙씨는 지난달 9일, 가야금을 전공한 국악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인 ‘대통령상 종합대상’을 받았다.

경주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3회 전국국악대제전에서 현악(가야금)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것이다.

“가야금을 전공해 기악부분 종합대상을 경상도 경주에서 받았습니다. 상을 받아 기쁘기는 했지만 그 상을 국악의 고장 호남에서, 그것도 우리 화순에서 받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안타까웠습니다. 개인적인 안타까움이죠..”

선영숙씨가 16세때 국악에 입문해 화순이 고향인 임동선 국악인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 시작해 올해로 36년째 국악계에 몸담고 있다. 그래서 화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지도 모른다.

“화순은 국악만으로도 충분히 고을 이름을 높이고 돈도 벌어들일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운주사는 민중불교의 메카로 자리매김히하고 있고 유마사는 호남 유일의 비구니 승가대학이 건립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명 국악인을 많이 배출했고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화순이야말로 국악수련원의 최적지가 아닐까요?”

국악의 고장 남도의 가장 한복판에 있는 화순, 교통 등 기타 조건도 좋고 도립국악단까지 있는데 국악인들이 수련할 시설이 없어 안타깝다는 선영숙씨는 그러기에 화순에, 그것도 만연사 인근에 국악수련원이 꼭 지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언젠가 만연사와 국악수련원간의 ""화순문화 천년인연’을 지극정성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하는 선영숙씨.

그녀는 전라북도만 해도 도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전주와 남원을 비롯한 곳곳에 전국 규모의 시설과 국악 종합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있는데 전남 지방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한다.

선영숙씨는 그러기에 화순에 국악연수원을 들어서면 화순이 전남과 호남 국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악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특별한 교두보가 되고 화순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게 될것이라고 말한다.

굴뚝있는 공장짓기 등 보다는 굴뚝없는 산업인 국악 진흥 등을 통해 국악은 물론 화순경제 발전에도 공헌하고 싶다는 선씨, 화순을 사랑하는 화순 국악인의 소박한 꿈이 꼭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