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기계

""여보시오 주인장 여자하나 불러 주시오"" 30분쯤 지나자 30대로 보이는 여자가 들어왔다.
노래도우미다. 슬슬 물어보니 하루에 6만원에서 10만원정도 수입이 생긴다고 한다.
최근 경기는 불황인데도 노래방을 찾는 사람들은 한시간에 2만원 하는 도우미를 부른다.
한시간 노래 부르고 놀다 보면, 맥주 값 , 노래방비, 도우미 팁 합해서 약 5만원이 소요된다.
도우미는 손님의 비위만 잘 맞춰주면 간단히 1시간에 2만원에서 3만원을 번다.
이렇게 편하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별다른 기술이나 노력 없이 많은 수입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늘어가지만 제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인력난에 허덕인다.
젊은층의 상당수가 유흥업소를 전전하거나 보수가 높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부들마저도 생산직 근무 대신 노래방 도우미와 같은 손쉬운 돈벌이를 쫓고 있는 실정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점이나 식당, 노래방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층이나 주부들은 넘쳐나는 반면, 제조공장의 기술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김모(여. 24)씨는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이지만 취업준비를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힘들게 공부하기보다는 저녁에 술집이나 노래방에서 일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하루 10만원 정도 벌면 매월 300만-400만원 정도는 쉽게 벌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취직을 포기한 상태다.
이모(여. 36)씨도 전자제품 조립업체에서 매달 100만원을 받고 있지만 친구들의 유혹에 빠져 함께 노래방 아르바이트를 나가고 있다. 퇴근 후 하루 3-4시간만 노래를 불러도 10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풍조 때문에 생산인력이 부족하다고 업체는 아우성이다.
그래서 외국인 연수제도가 도입돼도 역시 인력 부족은 마찬가지다. 3D 업체의 고충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중소기업이 한국을 떠나 동남아로 진출하는 이유 가운데 인력난이 하나를 차지한다.
청년들의 실업률은 높아가지만 인력난 역시 심각하다.
모든 사람들이 고된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편하게 돈을 벌고 싶어서 유흥업소만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노력 없이 횡재하려는 사고방식, 한방에 일확천금의 꿈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찾는 복권판매점, 이러한 것들과 유흥업소만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의 의식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는 계속 인력난에 허덕이고 그래서 노사 분규 등과 맞물려 외국으로 떠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만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