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스컴이나 언론에서 자주 듣는 용어 중 하나가 WTO, DDA, FTA등 무역개방, 즉 국제화, 개방화 시대 용어일 것이다.
한편, 우리 농업은 과연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일까?
우리 농업은 국제화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고 당당히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일까?
많은 분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걱정하고 있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누가 명쾌하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이것이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기자는 지난주 충북 괴산에 있는 자연농업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자연농업기본연찬과정(162기)을 이수하고 우리 농업의 방향이, 우리 농업의 나아갈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먼저 자연농업의 기본개념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자연농업이란 결론적으로 모든 생명력의 근원이 창조주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농작물을 인간과 똑같은 생명체로 인정하는데서 부터 출발한다.
그렇다면, 잡초를 없애고 병해충을 치유한다며 무작정 제초제와 살충제를 들고 논밭으로 달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농작물이 말라가고 진디물과 해충이 갉아 먹는다며 복합비료와 농약통을 들고 처방하려 하기에 앞서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먼저 진단해 본 후 치료를 시작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건강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길이 바로 자연농업이라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친환경 농업의 틀에서 저비용, 즉 비용을 보다 적게 들이면서 친환경적인 농업을 경영해 보자는 것이다.
자연농업연구소의 조한규 회장의 처방에 의하면 먼저 초생재배, 토착미생물등을 활용한 토양기반조성과 현미식초, 천혜녹즙, 한방영양제등을 이용한 종자기반조성, 그리고 교대기 기반조성을 통하여 농업을 경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주의 생성이치에 따라 흙의 정화작용을 활용하여 토양에 고루 분포되어 있는 토착미생물을 활용하여 작물을 건강하고 친환경적으로 키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토양은 금비와 농약등으로 너무나 병들어 있기 때문에 원래의 토양으로 복원하기 위하여 토착 미생물을 이용, 기반을 다져 가면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1년이 넘게 농업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그동안 많이 고민해 보고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였다.
특히, 작년에는 DDA협상을 앞두고 먼 이국땅 멕시코까지 달려가 목숨을 내놓고 WTO반대, 우리농업 사수를 외치며 절규하는 농민의 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늘 허탈해 하면서 무능을 한탄해 왔지 왔는가?
이제는 감히 자신있게 자연농업을 권유해 보고 싶다.
우선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따라서 실패한다 해도 큰 손해를 보지 않고 다시 해보면 될 수 있다는 것이며 믿기지 않는다면 기존 관행농업을 하면서 300평, 500평등 조그만 면적에 시험재배라도 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농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연농업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고 감히 제안드리고 싶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아니 오히려 자손만대에 물려줄 수 있는 생활의 터전을 부유하게 보전해 주면서 비용들이지 않고 농업으로 도시인 소득 못지 않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길이 있다는데, 도전해 보지 않는다면 진정한 농업인이라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
농업을 사랑하고 농촌을 지키고자 한 뜻이 있는 분이 있다면 자연농업연구소의 자연농업기본연찬과정의 교육을 꼭 한번 받아보도록 권유하고 싶다.
여기에 길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화순은 누구나 청정고을이요 산자수려한 경관과 쾌적함을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우선 상수원인 동복호와 주암호가 상징하듯 기본적으로 청정해야 할 곳이며 친환경 지역이다.
무등산, 모후산, 백아산, 화학산, 개천산 등 크고 작은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우리의 전답은 분명 친환경적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천혜의 조건을 잘 가꾸고 보존해야 할 책무가 또 우리 화순인에게 있다고 생각되지 않은가?
이러한 청정자원을 계속 유지하면서 농촌을 살릴 수 있는 길로써 자연농업이 그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를 바라마지 않는다.
문제는 실천이다.
지금까지 우리 군에서 80여명이 자연농업기본교육을 받았다.
앞으로도 150여명이 더 교육을 받을 것이다.
교육을 이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것은 몇 분이라도 실천에 옮겨 자연농업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연농업이 이웃에서 이웃으로 전해지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화순농업이 자연농업이라고 하는 등식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주라는 대도시를 인근에 두고 있는 우리의 입지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화순의 농촌, 산간벽지에까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삶의 공간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며, 인간의 숨결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농민이 농촌을 떠나기 때문에 줄어든 인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최소한 지금보다 더욱 황폐화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혹자는 농업에 대해서 특히 자연농업에 대해서 변변히 알지도 못한 주제에 교육한번 받아보고 이렇게 예찬할 수 있는 것인가 라고 반문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농업의 경영방법을 떠나서 우주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외경사상과 특히 농작물을 우리 인간의 생명력과 동일한 선상에 놓고 경영하고 처방하는 사고방식이 우리 인간을 더욱 부유하고 값지게 살아가도록 인도하고 있다는데 대해서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농작물을 통해서 삶을 배우고 인생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늘 고향을 그리워한다.
고향을 떠나 살 수 없다고 한다.
우리 화순군에 있는 크고 작은 마을 마을에 미꾸라지와 새우와 메뚜기를 잡을 수 있고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도록 가꾸어 보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 자연농업으로 복지농촌, 화순을 가꾸는데 동참하자.
이 길이 우리 농촌을 살리는 장기적 대안중의 하나라 생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