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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강렬한 흑색을 바탕으로 황갈색을 주로 사용한 '흑색시대', 서민적 감성과 한국적 정서를 반추상(半抽象)으로 표현한 '황토색시대', 이후 민중적・설화적 주제가 해학적으로 전개되는 '설화시대'로 구분된다.
본 작품 <여인들>은 캔버스에 황토를 바른 후 그 위에 유화로 그려낸 것으로 황토색이 지배적이다.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의 얼굴은 하나같이 크고 둥글고, 넓적하거나 일그러진 채 이목구비가 간략하거나 생략되어 있어 해학미가 넘친다. 이는 그의 화면에서 언제나 느껴지는 토속성과 해학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우리네 주변 인물들을 친근하게 묘사하였다.
“토속적이니 민화적이니 하는 내 그림에 대한 평이 싫지 않다. 결국 내 그림의 마티에르(matière)나 소재가 우리 것이라는 의미인데 나의 개성을, 우리 것을 찾는 것으로 보아준다면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작가노트)
박준호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