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땅의 이야기

詩를 비추는 月
언 땅의 이야기
  • 입력 : 2021. 01.28(목) 09:23
  • 화순군민신문
땅이 어는 것은
겨울의 심술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흰 눈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인 줄만 알았습니다.

언 땅 아래서 숨 고르는 생명들이
봄의 얼굴이 될 것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봄이 되면 저절로
화려한 꽃이 피는 줄 알았습니다.

저절로 돌아가는 자연에게도
쉬어야 할 이유가 있는 줄은 깨닫지 못 했습니다.

산새가 가뿐히 날아오르는 것은
남다른 재주를 타고난 줄 알았었는데
겨울의 굶주림 때문이란 걸 알았습니다.

먹이를 찾아 날아오르기를 수천 번
언 땅을 날개 짓하며 쪼아대는 고통
하늘을 헤엄치는 힘이 됐습니다.

떨어진 씨앗들을 썩지 않게 지켜줬고
뿌리들의 겨울잠을 촉촉이 적셔주는
언 땅엔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김애자 시인
- 화순군 사평면 장전리 출신
- 광주문인협회 지상백일장 대상 수상
- 전남문인협회 백일장 차상 수상
화순군민신문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