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한 평생 시대 향해 외치다

인터뷰
신정훈, 한 평생 시대 향해 외치다
신정훈 나주·화순 국회의원 인터뷰
미문화원 점거하며 악쓰던 청년, 어느덧 재선 국회의원
“늘 권위주의, 독재 저항하며 살아왔다”
“어떤 바람 속에서도 민생정치 실현”
  • 입력 : 2020. 09.25(금) 16:25
  • 유우현
“전두환 학살자 처벌하라!”


청년 신정훈이 외쳤다. 1985년 5월 27일. ‘광주학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미문화원을 점거했을 때다. 재판정에 들어서는 순간에도 악을 썼다. “미국은 사과하라!” 그는 침묵하지 않았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며 시대의 한복판에 섰던 그는 늘 목이 쉬어라 외쳐왔다.

그리고 35년이 흘렀다. 재판장을 상대로도 “독재정권의 하수인”이라 꾸짖던 청년은 어느덧 중년의 국회의원이 되었다. 농민운동을 시작으로 도의원에 나주시장까지 거쳤다. 수세거부운동, 친환경 학교급식 조례, 한전공대 설립 등으로 지역정치의 선두에서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신정훈의 행보는 늘 시대를 향한 외침이었던 셈이다. 현재는 어떨까. 2020년, 국회의원 신정훈은 무엇을 외치고 있을까.

신정훈 의원, “어떤 바람 속에서도 민생정치 실현했다”


오랜만이시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가.

“여름철엔 주로 집중호우 피해와 복구 지원대책을 마련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도 정기국회의 가장 중점 과제 중 하나인 국정감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전공대 설립을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21대 국회는 느낌이 어떤지.

“굉장히 치열하고 타이트해졌다. 흔히 말하는 180석, 무슨 의미겠나. 철저한 적폐청산과 국정개혁에 대한 요구다. 절대 여유있는 게 아니다. 국회의원 각자가 180석에 자만하지 않고 각 분야에서 아주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일하는 국회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특이한 현상도 있다. 야당의 정치적 공세가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는 느낌이 든다. 기득권 세력, 적폐를 대변하는 세력이라는 것을 그들 스스로 방증하는 것 같다.”


최근 발의 법안을 보면 지역특구 활성화법, 농어업재해대책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을 발의하셨다. 주로 어떤 쪽에 방점을 두신 발의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농어업재해대책법에 설명을 하자면, 이런 부류의 법에 규정된 복구 지원은 공공시설물 위주의 지원책이다. 그것을 공공시설물 외에도 민간 시설, 농정시절, 농작물 피해 등에 대해서 지원근거를 마련하는 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즘은 재난이 굉장히 일상화되고 있지 않나. 보편적 지원이라고 하는 것들이 정책에서도 일관화되고, 구체적 피해가 발생하는 자연재난에 대한 지원은 민간부분까지 확대돼야 한다.”

한전공대 캠퍼스 가상 이미지.


한전공대의 진행상황은 어떤가.

“정상적으로는 대통령 공약인 한전공대가 2022년까지 개교되기 어렵다. 캠퍼스 건립 신축 공정이랄까, 행정 절차까지도 대단히 빡빡한 일정이다. 현실적으로는 현행법에 의해서 대학의 캠퍼스 공정, 특별법 제정의 행정절차, 이것 조차도 어렵다. 그래서 건축 일정은 일단 선거 전에 전체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2022년 준공하는 거다. 일단 부분적으로만 말이다.

목표는 역시 대학의 개교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특별법에 의해 지원근거, 그리고 행정절차를 갈음할 수 있는 설립규정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내가 의원입법을 통해서 뒷받침 할 계획이다.

현재 분위기에서는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국회 전체가 대통령 공약으로서, 당정청 간에 합의안으로서, 밀고 설득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특히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힘이 예전과 다른 스탠스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잘 설득하고 노력해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도당위원장 관련하여 대승적인 판단을 하셨다. 불출마 선언을 하실 때 "분열과 갈등의 씨앗이 될 만한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나는 일관되게 선거를 합의추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경선을 불사한 당선방식과 선출을 원하는 의견이 있었다. 합의추대 방식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난항에 빠졌다.

그런데 이게 꼭 ‘끝까지 경선을 불사하겠다’ 정도로 절박한 것은 아니었다. 당이 180석 차지하고 있는 정국이다. 자칫 서로 밥그릇 싸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결정했다.”


당선 후 비서진을 꾸리면서 잡음이 있었지 않나. 화순 인사는 전무하여 화순 홀대론이 제기됐다.

“물론 보좌진들을 꾸릴 때 일부러 지역을 따지지는 않는다. 보통 필수요원인 수행비서와 운전기사 정도를 지역에서 채용한다. 화순에서 정식 채용을 하느냐, 아니면 상근인력으로 채용하느냐의 문제였다.

그런데 서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 나주 출신의 운전하는 분과 수행비서, 보좌진이 있었다. 이러다보니 화순은 직접적으로 비서 채용을 못했다. 우선 비서역은 아니지만 지역의 상근인력으로서 화순에 한사람을 채용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에 정식 비서로 채택을 할 계획이다.”


이낙연 대표부터 양향자 최고위원까지. 차기 정치권에서 호남의 역할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 도민들의 로망이지 않나. 우리 지역의 낙후와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선 다음 정권이 호남정권이 돼야한다. 호남 출신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단 마음엔 나도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호남출신의 대통령과 국회의원. 나는 그들이 서울에서 역할을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우리 지역정치의 민주화와 혁신도 민주당 출신 일꾼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민주당의 본거지인 호남에서 가장 민주당다운 정당 운영과, 민생의 실천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남의 인생 잘되는 것, 그것도 즐거운 일이기야 하지만 주민들 본인의 삶 또한 바뀌길 바란다. 호남 정치의 집권이나 호남정치의 진출을 통해 우리 지역정치, 우리 지역민들이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하는 문제도 함께 해법을 찾아야한다.”


정치인생을 돌이켜보면 무소속 생활이 길었는데.

“나는 형식보다는 내용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무소속이라 해서 수구적이나 반민주당적인 길을 걷지는 않았다. 한평생 권위주의나 독재에 저항했다. 어떤 바람 속에서도 민생정치의 실천과 지방분권을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이 되면 DJ와 노무현 정신을 실천하여 더 민주당다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 간 정치 수준의 차이. 그것이 국민들께선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신다. 나는 그 차이를 더 크게 키워야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체성을 살리고 군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그런 정치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저서에서 정치를 해도 꿈을 이룰 수 없다고 하셨다. 정확히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적극 공감하신 것인데.

“대체 어디서 이런 이야기까지 들어가지고...(웃음) 집권여당으로서는 조심스러운 이야기다. 하지만 정치권력이 우리 사회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30% 일지 아님 50% 일지 알아보는 건 우리 모두의 숙제다.

정치권력... 대통령만 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 권력으로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너무 많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대통령 권력뿐만이 아니라 민주당의 권력과 국민의 권력, 일련의 힘이 시스템적으로 응축이 돼야 비로소 가능하다.

그런 이유에서 정치의 어려운 측면들을 강조한 얘기다. 어찌됐든 국민의 여망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계획이다.”


10년 전에 하시던 근본적인 고민들은 해결되셨나.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성공이란 무엇인가, 아직도 고민하고 계신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잘 아시다시피 지방 분권과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위해 끊임없이 앞장서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만큼 또 수도권에 가까운 정책으로 가고 있다.

끊임없이 노력하여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여전히 지방의 관점이나 민생의 관점에서, 우리 정치가 못 미쳐 보일 거다. 조금 더 정치가 분발하고 노력해야 한다.”


최근 청년의날이 있었다. 정치권의 청년들의 아픔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청년과 관련하여 우리 정부가 선언적 의미, 상징적인 부분에서는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 청년 기본법을 만들고 청년의 날을 제정했으니, 지역 청년의 절박한 처지를 위해 더 많은 구체적인 청년의 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자립하고 지역에 적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야한다.”


최근 '공정'이란 키워드가 대한민국을 관통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지나치게 한 사례의 사안들, 특히 정치인을 중점으로 해서 공정을 다루면 대단히 희화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테면 그 누구의 아들도 특권을 누려선 안 된다. 하지만 어떤 사실이 특권 의식으로 비춰질까 두려워 불필요한 피해를 감당하는 것도 안 되지 않나.

이에 대해선 조국 장관의 딸 사례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추미애 장관의 아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경우, 공정의 시각으로 분노하는 것이 어떤가 하고 물으면, 많은 부분에서 왜곡됐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에겐 아주 중요한 과제인 공정한 기회와 가치를 지켜주는 사회가 돼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동시에 그 부분들을 지도층, 최고의 지도층들이 실천해야 한다고도 생각 한다. 하지만 최근 공정을 희화화하는 정치적 논쟁은 오히려 공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


화순군민들께 한마디

“올해는 코로나19, 기상 재해로 인해 국민 모두가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게 계기가 되어 우리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나의 건강만큼 이웃의 건강도 소중하다는 가치,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다.

광주 인근권에 계신 화순군민들은 이번 코로나로 상당히 위험에 직면한 시기가 많았다. 또 여름철엔 식수원이 동복호의 늑장 대응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명절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 보듬고 위로하는 따뜻한 추석이 됐으면 하는 소망이다.”
유우현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