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세잔, 생트 빅투아르 산, 19세기경, 55x45cm, 캔버스에 유채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명인 폴 세잔(Paul Cezanne, 1839~1906)은 일생 동안 사물의 본질을 화폭에 담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물체의 외적인 형상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는 물체가 긍극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되어있으며 서로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연결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가 화폭에 담으려는 본질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다 눈에 보이는 존재를 부여해 놓음을 의미했다.

<생트 빅투아르 산>에서 나타나는 위 아래로 흔들리는 듯 한 느낌은 그가 생트 빅투아르 산을 여러 시점에서 관찰하여 종합적인 의미로 그렸기 때문이다. 기존의 선 원근법과 공간적인 원근법을 무시한 세잔은 공간과 물체를 한 덩어리로 취급하였다. 이로 인하여 산 전체의 풍경이 하나의 부피로 포함되었다. 그리고 각각의 물체가 입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에 세잔의 섬세한 붓 터치는 나뭇가지가 마치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즉 <생트 빅투아르 산>에는 생트 빅투아르 산의 순간적인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