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팥죽 입구>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젖어 사는거지
-김국환 ‘타타타’중-

위 가사처럼 세상살이 만만한 것이 있던가... 역경의 연속에서 문득 어머니가 그리워져 위로받고 싶은 오늘 멀리 떨어져 있는 어머니 손맛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는 그 곳으로 함께 떠나보자.

■ 새로운 핫플레이스 ‘맛있는 팥죽’
예기치 못한 병균의 창궐로 밖으로 외출이 힘들어, 장사하는 사람, 회사원,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요즘, 하물며 1964년 개설 된 이례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화순고인돌전통시장의 그 타격이 극심하지만 오늘 소개 할 이 곳은 이 시국을 벗어난 듯 하다. 시골 시장의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 집에 가면 다시 생각나는 곳,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방문한 사람은 없을 정도다.

이 곳을 와보면 그 이유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방문한 ‘맛있는 팥죽’은 양도 양이지만 맛 또한 남다르다. 설탕 뿌려 걸죽해진 팥죽의 달콤한 팥과 꼬들꼬들한 면발에 취하듯 침샘을 자극해 맛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래서일까? 알만한 사람은 아는 화순 유명 맛집으로 이미 門前成市를 이루고 있다. 어머니의 정성 가득한 팥죽 한 그릇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의 마음마저 녹이는 듯하다.

<시원한 동치미와 기가막힌 팥죽>

■ 맛있는 팥죽’으로 비만•탈모 이겨내자!
팥은 곡류 가운데 비타민B1, B2 등이 가장 풍부하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에는 비타민B1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데, 비타민B1은 몸의 활력을 높여주며, 지치고 피로가 쌓였을 때, 팥으로 된 음식을 먹으면 몸에 기운이 생긴다.

또한 껍질 부위엔 부기 제거에 효능이 있는 사포닌이 많이 들어있다. 중국의 고의서인 ‘본초강목’에는 ‘팥에 부종(부기)을 없애는 힘이 있다.’라고 기술되어 있으며 지방이 소화되지 않고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고 소화흡수율을 높여 다이어트에도 좋은 식품이다.

또한 체내지방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바꾸려면 소화흡수율이 높아야 가능한데, 팥의 섬유질 사포닌 성분은 변비 치료에 좋고, 포만감을 느껴 과식을 방지해주며, 단백질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많이 될 뿐 아니라 팥은 비타민B1이 풍부해 몸의 당질 대사에 도움을 주며 칼슘, 마그네슘, 아연 비타민E 등의 성분이 혈당수치를 조절하고 당뇨 개선에 도움이 많이 되어 당뇨 환자식으로도 많이 이용되는 아주 효자 같은 녀석이다.

■ 팥죽의 ‘歷史’
팥죽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7세기경 중국 창장의 연중에서 기인 ‘형초세시기’ (荊楚歲時記)에 “공공씨(共工氏)에 바보 아들이 있었는데 그가 동짓날에 죽어서 천연두 귀신이 되어 붉은 팥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동짓날 붉은 팥죽을 쑤어서 그를 물리친다.”라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명나라 때 간행된 ‘형초세시기’가 고려 시대 말에 전해지면서 동지에 팥죽을 먹는 풍속이 행해지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왕조실록’에 “영조가 동짓날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다녀오다 길거리 노인들에게 팥죽을 나눠줬다”는 기록도 있고, 조선 시대 의서인 ‘동의보감’에도 “팥죽은 숙취 효능이 크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맛있는 팥죽 내부전경>

■ 지인에게만 만들어 주던 팥죽을 판매하기까지...
인천에서 남편이 다니던 직장이 부도가 나면서 막막하던 찰나, 성 사장의 뇌리에 스쳐 지나가듯 “팥죽 진짜 맛있다. 시중에 파는 것보다 나아! 팥죽 장사해 보는 것이 어때?”라는 친구의 지나가는 말이 트리거(trigger), 방아쇠가 되어 시작된 팥죽 장사, 가족과 지인만이 맛보던 사장의 특별한 솜씨가 우연한 계기를 타고 세상에 출현하게 된 것이다.

세상은 우연에서 시작돼 역사를 바꾸는 일이 많다. 어쩌면 성 사장의 팥죽 장사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인지 모른다. 계기를 만들어 준 성 사장의 친구에게 “이렇게 맛있는 팥죽을 먹을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는 인사를 마음속으로 전해야 할 듯하다.

<대형버너에 면을 삶고있는 성주현 사장>

■ 그녀만의 성주현 사장만의 특별함
‘맛있는 팥죽’ 성 사장은 오로지 국내산만을 고집한다. 이유에 관해 물어보니 “고객님들께 더 좋은 재료로 더 맛있고 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게 제 평생의 소원이다.”고 밝혔고 여기에 “매장 청결은 좋은 음식을 만드는 첫 번째 과정이다”라는 평소 음식과 고객을 대하는 마음에서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또한 여타 다른 팥죽 집과 차별화 전략으로 대형버너에 1차로 면을 삶고 쫄깃함을 위해 차가운 물에 삽시간 헹구는 과정은 밀가루 특유의 텁텁한 맛을 잡아냈고, 거부감 있는 사람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

성 사장은 자신만의 비법을 소개하고 타 팥죽 집은 흉내 내지 못 할 것이라며 이 공법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

■ 방문 고객의 소리
식당에 들어서자 벌써 손님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다. 한 테이블에 자리한 특별한 가족을 만났다. “서울에서 내려왔는데 팥죽을 먹고 싶어서 ‘맛있는 팥죽’을 다시 찾아왔어요” 하면서 환하게 웃는다.

실제로 이곳은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대전, 광주 인근 도시에서 손님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또 다른 내방고객인 주부 김모 씨는 “아무래도 주부이다 보니 평소 식당을 가면 밑반찬에 먼저 눈이 가는데 여기는 동치미가 너무 맛있고 싸가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팥죽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아들도 여기 팥죽은 너무 맛있다며 좋아한다.”라며 다음번엔 오늘 함께하지 못한 신랑과 같이 오고 싶다”라고 전하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 맛있는 팥죽 ‘present’
물가는 많이 오르고 힘든 경제 상황 속 힘든 군민들에게 위로가 되듯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이 나오는데 음미에 앞서 좌중을 집중시키며, 적당한 가격에 또 한 번 놀란다.

팥죽 7천 원 ▲동지죽 8천 원 ▲바지락칼국수 8천 원 ▲왕손만두 8천 원 ▲메밀막국수 8천 원 ▲콩물국수 8천 원 ▲냉면 8천 원 등 서민의 대표 음식으로서 갖춰야 할 것을 다 갖춘 듯하다.

‘맛있는 팥죽’ 성 사장은 최대한 고객을 자주 만나기 위해 특별한 일이 아니고선 문을 닫지 않는다. 매장은 연중무휴로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저녁 19시 30분까지 영업한다. 그리고 방문하려고 한다면 화순군 화순읍 칠충로 121 (화순시장 근처)로 방문하면 된다.

■ ‘맛있는 팥죽’ 성주현 사장이 드리는 말
성주현 사장의 식당 한 쪽에 게시된 글을 발췌해 보며 평소 성 사장의 팥죽에 대한 애정과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그 내용은
“흔히 팥죽은 추억 속의 고향과 늘 가슴 속에서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을 생각합니다.
맛은 일반적으로 소중한 시간과 그리운 풍격 속에 자리 잡고 세월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의 기억 속에 다양한 형태로 남아있는 맛을 항상 손님 여러분께 다시 맛볼 수 있게 하여 행복한 삶에 일조하는 것이 저희 “맛있는 팥죽”이 지향하는 약속이자 소중하고 무거운 책임이기도 합니다.

“맛있는 팥죽”은 손님 여러분의 가슴 속에서 잊히지 않는 추억의 맛으로 남길 원합니다. 저희 “맛있는 팥죽”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큰 소중한 추억이 되어 손님 여러분의 맛의 고향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늘 손님 여러분 곁에서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처럼 남녀노소 좋아하고, 옛 선조들도 즐겼던 팥죽, 봄바람 살랑거리고 구름은 새알처럼 둥둥 떠다니는 오늘 ‘맛있는 팥죽’에서 팥죽 한 그릇으로 지친 하루 마무리는 어떤가요?

‘맛있는 팥죽’
TEL) 061- 374- 0205
성주현 사장 010-6276-3128

<낙지와국물이 완전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

<육즙 가득한 왕손만두>

최경수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