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아몬드 나무, 1890년, 73.5cm x 92cm, 캔버스에 유채

평생을 후원하며 헌신했던 고흐의 동생 테오는 아들이 태어나자 사랑하는 형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빈센트 빌렘 반 고흐 생레미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고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사랑스러운 조카를 보러가지 못했습니다. 대신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아몬드 꽃 그림을 그렸습니다.
고흐가 지내고 있는 남프랑스에는 아몬드 꽃을 봄의 전령으로 불렀습니다. 희망과 기쁨에 차 그린 그림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꽃 피는 아몬드 나무>는 고흐의 생에 마지막 봄에 그린 그림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조카가 자신의 얼굴은 기억 못해도 남겨준 그림을 목숨처럼 지키고 끝내 삼촌 이름을 딴 미술관을 지어낼 거라는 것을 상상조차 못한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