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장 재경화순군향우회장,“고향, 내겐 가장 애틋한 두 글자”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채 고향을 뒤로한 향우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화순의 이름을 빛내고 있다.

1995년 설립돼 수도권 22만 향우들을 대표하는 재경화순군향우회의 정세장 회장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재경 청풍초 제3대 총동문회장, 재경 화순이양중 총동문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향우회 활동 또한 왕성하게 펼쳐 왔다.

그 외에도 <한국시산책문인회> 특별작가상을 수상하며 문인으로서의 활동도 잊지 않는 그는 다방면에서 고향의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 고향의 파란 하늘
고향을 떠올리면 늘 파란 하늘이 떠오른다. 어렸을 땐 소잔등에 올라타 풀피리를 불곤 했었는데 머리 위론 늘 맑고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그 하늘이 몇십 년이 지나도록 가슴속에 선명하다. 힘들 때마다 떠올리면 큰 힘이 되곤 했다. 고향이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언제나 어머님의 품처럼 따뜻하고 정겹다.

정세장 회장의 고향 청풍면 화학산

◇ 전깃불의 추억
어릴 땐 배도 자주 고프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모든 것이 풍족하지 않았다. 낮에는 꼴을 베어 소죽을 쑤고 밤이면 청운의 꿈을 안고 호롱불 아래서 천자문을 읊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힘겹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지냈는데, 어느 날 문득 마을에 전깃불이 들어와 참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 고향을 떠나다
당시엔 전국적으로 굴뚝 산업이 한창이어서 주위의 누나, 형님들이 유행처럼 돈을 벌러 고향을 떠났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자란 나도, 군 제대 후 자연스레 울산 현대중공업 취업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

향우들과 함께, (왼쪽부터) 정세장 회장, 문해중 산악회장, 천금진 재경이서면향우회부회장

◇ 향우들의 소중함
타지에서 생활하면 고향에 대한 모든 것이 소중하다. 길을 걷다가도 내 고향 화순, 호남이라는 소리에 눈길이 가고 정이 간다. 그저 화순이라는 두 글자일 뿐인데 애틋하다.
향우들은 그런 고향을 공유하며 함께 뭉치는 존재들이니 더없이 소중하다. 고향의 좋은 소식에 기뻐서 미치고, 안 좋은 소식엔 다 함께 괴로워한다.
향우들과 함께 있으면 몸은 비록 타향에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고향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

◇ 시를 쓴 계기
문학적 감성과는 거리를 둔 채로 성인이 됐는데 일종의 러브레터를 쓸 일이 생겼었다. 참 막막하더라. 고민 끝에 시집을 하나 샀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시를 쓰게 됐다.
그 후, 삶의 무게와 고민이 번뇌처 럼 다가올 때마다 문학적 감성을 찾았다. 동호회에서도 활동하던 중 몇 작품을 출품하여 등단까지 하게 됐다.

<특별작가상>을 수상하며

◇ 향우회장을 맡기까지
처음엔 내가 가진 역량이 부족하다 느껴 1년여를 사양했다. 그 뒤로도 역대 회장님과 임원분들, 그리고 많은 향우님들의 적극적인 권유와 추천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마냥 고사하는 것도 능사가 아니고 고향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아 수락하게 됐다.

◇ 고향 후배들에게
고향을 지키고 있는 후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꿈을 이루거나 돈을 벌기 위해 무조건 서울로 가던 시절은 이젠 끝났다. 서울과 지방 간에 문화 차이나 소득 차이도 크게 나지 않는다. 지금은 다시 시골로, 고향으로 찾아가는 시대다. 반드시 고향을 지키고 있는 후배님들 시대가 오리라 믿는다.

◇ 차후 향우회 계획
지난해 60만 관광객이 찾아주신 국화향연처럼, 고향의 모든 축제를 널리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고향 발전을 위해 힘써주신 원로 어르신을 공경하고 인사드리는 시간을 자주 갖고자 한다.

◇ 향우들에게 한마디
존경하는 7만 화순군의 고향 어르신 그리고 재경화순군향우회 회원님들, 이제껏 그랬던 것처럼 더 배우고 더 노력하겠다. 고향을 사랑하는 화순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고향과 향우회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