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 양동언 한국화가

한국화는 자연을 대상으로 그려지며 시작했다. 우리 선조들은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여기며 자연속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흐름은 조선시대 이르러 진정한 의미의 한국적 화풍이 정립된 이래, 회화의 구도 필묵법, 공간처리까지 한국화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달리 말하면, 화폭 속에 삶을 녹아내고자 한 것이리라. 자연이라는 만물의 근원이자 가공되지 않은 세계를 붓으로 재해석하며 삶을 반추한 셈이다.

오원 양동언 작가는 그런 한국전통 회화의 맥을 계승발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조선시대 전기 사대부이자 호남 화단(畵檀)의 선구자로 불리는 학포(學圃) 양팽손의 후예이기도 한 그는,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남종문인 산수화 계보를 잇고 있는 작가다.

약 40여년간 활동하던 수도권을 떠나와 고향인 화순 도곡면에서 오롯이 작품활동에만 매진하고 있는 그는, 군립석봉미술관에서 기획초대전을 여는 등 지역사회에서 그만의 예술세계를 펼치고 있다.

"인터뷰보다는 작품으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하다"며 손사레 치던 그를 어렵사리 만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 한국화의 길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했다. 성인이 돼선 잠깐 다른 길을 생각한 적도 있지만 내 나름대로 작품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그렇게 인물화 화실 등도 운영을 하다가, 광주에서 의재 허백련 선생의 연진회를 알게 돼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했다.
그후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한국화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이어왔다. 16대 할아버지가 학포 양팽순 선생이신데. 아마 어떤 집안내력같은 게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한다.

◇ 한국화가가 되기까지의 고난
예나 지금이나 작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데 재정의 문제가 많다. 주로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어려움들이다.
특히 작가 생활 초기에는 그림만으로는 생활이 영위가 안 된다. 안타까운 것은 그 기간이 꽤 길다는 점이다. 나 또한 국전에 입성하기까지 십수년이 걸렸는데, 작가분들 중엔 그 기간을 못 버티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작품을 계속 그리고 싶은 작가들은 대부분 투잡을 해야 한다.
특히 요즘엔 더욱 힘들어진 감이 있다. 예전 광주 같은 경우는 우스갯소리로 세 집 건너 하나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었다. 그림은 아니어도 춤을 춘다든지, 창작과 예술이 생활 속에 밀접하게 존재했었다. 허나 지금은 굉장히 힘들다. 국가적인 흐름이라고 해야 할지, 가장 우선시 되는 가치가 돈이 되가는 것 같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자본주의가 지나치게 팽배하달까. 돈이 되는 것만 따지니까 상대적으로 예술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러니 작가들 중에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외에 작가로서의 영역을 넓히는 것에 집중하는 작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게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보단 진정성을 가지고 그리는 것이 좋다고 본다. 자연을 봐도 진실로 대하고 진정성을 갖고 대하면, 자연 그 자체가 그대로 우리 눈과 마음에 들어온다. 그런 것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 모습 이상으로 꾸밀 필요는 없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실경산수화를 많이 그리는 것 같다.

◇ 한국화가로서의 화순
화순에 내려온 지 4년 정도 되는데, 특히 명소가 많다. 물론 어느 고장이나 명승지는 있겠지만, 내가 사는 고장이니까 더더욱 관심이 가서 살펴보게 된다.
화순의 대표적인 명소라 하면 흔히들 8경을 꼽지만 그 외에도 아름다운 장소가 많다. 예를 들면 송석정이나 영벽정이라든지 아름다운 곳들이 많잖나. 그런 좋은 곳은 그림으로 제대로 표현하고 싶은 게 작가다. 그림은 작가가 느끼는 아름다움과 감정을 창출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보는 사람들도 해당 장소에 대해 호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멋진 명소들이 많아 영감을 받게 되니, 화순은 한국화가로서도 굉장히 좋은 고장이다. 지금까지 개인전만 20회 정도 했는데 전라도에서는 한 번도 못했다. 30대에 서울을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 즈음엔 화순에서 봄여름가을겨울, 춘하추동을 주제로 화순 8경을 조망해볼까 한다. 기왕에 고향으로 내려와서 지내고 있으니, 그림으로 화순을 널리 알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또한 몇 년 뒤 서울에서도 화순을 주제로 크게 개인전을 열 생각하고 있다.

◇ 일상으로서 한국화
한국화 관련해서 여러가지 작업들을 하고 있다. 주로 서예, 전각, 염색, 등공예 작업을 한다. 특히 예술이란 게 생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화를 그려 넣은 등공예 작업에 집중하는 편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공간이 협소한 점이 있다. 이번에도 작업실을 새로 지었는데 벌써 좁게 느껴진다.
이렇듯 한국화는 ‘날마다 밥 먹듯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다. 작업 활동 자체가 삶인 셈이다. 물론 그렇게 매일 일상처럼 작품활동을 해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또한 한때는 담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비워내고 싶다. 자연스럽게, 진정성 있게 쏟아내고 비워서 작품에 자연과 삶을 담고 싶다.

오원(鼇園) 양동언
◇ 개인전 16회
· 운영궁 미술관, 수원미술 전시관, 소운 갤러리, 경복궁 메트로 갤러리, 의왕 갤러리

◇ 수상
·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2회, 대한민국 진경 산수전 대회장상 및 장려상, 대한민국 서예 대전 입선

◇ 단체전
· 움직이는 미술관 초대 작가(국립현대 미술관), 중부일보 초대전(경기도문화예슬회관), 한국전통 산수화 초대 작가전(국립현대미술관), 경기 미협회원전(경기도문화예술회관), 오늘의 수원전(경기도문화예술회관), 오늘의 수원전(경기도문화예술회관), 성묵회전(수원미술전시관), 연 그림 부채 전시전(세종미술관), 고인돌 축제(전남 화순도곡), 화성 미협전(화성시청), 한국 전업작가 광주 전남 회원전(남도 예술회관), 태양, 들꽃, 그리고 바람전(양평 맑은물사랑미술관), 자연 나들이전(광주 메트로갤러리), 현대 자연 회화제(그라우갤러리) 외 200여회

◇ 교육
·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 화성문화원, 수원 선경도시관, 송탄 여성회관, 수원 미술전시관, 우정읍 문화교실 강사 역임

◇ 심사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 대한민국 한국화대전 심사, 경기 미술대전 심사, 나혜석 미술대전 심사

◇ 소장품
· 국립현대미술관(대둔산도 300호, 사군자 12곡 병풍), 워싱턴 문화원(사군자 8곡 병풍), 프랑스 문화원(사군자 12곡 병풍), 송탄 여성회관(대둔산도 600호), 수원지방검찰청(산수도 40호), 화성시청(산수도 20호, 산수도 40호), 우정읍 삼괴도서관(산수도 100호),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산수도 40호)

現 :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실사회, 전업작가회, 태미회, 화순미협 회원

전남 화순군 도곡면 양정길 45
H.P : 010-3615-3160
Email : sansuga33@hanmail.net
http://blog.naver.com/sansuhwaga33

묵송, 80x130cm

지리산뱀사골, 100호, 수묵담채, 1993국전 특선作

안방등, 25X25X5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