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통시장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에 맞춰 화순의 고인돌전통시장은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여 차별화를 꾀하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군민신문사는 그런 변화의 흐름에 앞장서고 있는 박두진 고인돌전통시장 상인회장을 만나, 현 전통시장에 대한 그의 생각과 시장의 나아갈 방향 등을 들어봤다.

◇ 화순전통시장의 소개
화순고인돌전통시장은 일단 기본 역사부터가 긴 편이다. 공식 기록에 처음으로 언급된 것이 3.1절 당시 일제 시절이다. 기록을 보면 화순시장에서 집결한다는 기록이 있다. 이곳 시장이 당시에도 이미 형성이 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시장이 역사와 전통이 있는 시장이다.
현대의 위치로 온 것은 64년엔 전의 신기리에서 이곳으로 이전을 하여 지금의 전통시장이 형성됐다. 그 후 2005년 상인회로 법인등록을 하면서 8일장으로 변경하였다. 본격적인 변화 및 시설 현대화 사업은 2007년도에 시작하여서 지금의 모형이 만들어졌다. 그때부터 아케이드와 주차장 사업을 추진하여 12년에 완료하게 됐다. 그 외에도 변화를 위한 지속적인 사업이 있었다. 건물 및 주차장 신축사업을 비롯해 지역 축제인 국화축제와의 연계도 있었다.
여론조사를 거친 후 약 60%의 찬성을 얻어 '화순 고인돌전통시장'으로의 시장명 변경도 하게 됐다. 몇몇 사람들은 왜 무덤을 시장 이름으로 쓰냐고 하는데 그것은 모르고 하는 소리다. 고인돌은 당대 지도자의 무덤이었기 때문에 강력한 힘을 상징하지 않나. 그리고 지역의 마스코트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도 하고...

◇ 타 지자체 시장과의 차이점
일단 화순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교통의 요충지지 않나. 인근 대도시인 광주와도 지리적으로 가깝고 타 지역과도 통하는 일종의 허브니까, 그런 지리적인 이점을 시장도 어느 정도는 보고 있다. 10년 전의 이용객 수와 큰 변화가 없다. 다른 시장들은 상당히 도태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우리는 지역 자체가 교통의 요충지이고 시장이 그 중심지이다 보니까 그런 점이 일종의 경쟁력이다.
또한 화순에는 산이 많은 편이다. 논농사보다는 밭농사가 많이 이뤄지는데, 밭농사로 인한 콩이나 깨가 우리 시장의 강점이다.
그리고 다른 시장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점은 흑염소와 관계된 음식점이 많이 있다는 거다. 그 외에 우리 시장만의 특별한 점은 반찬 가게나 음식점들이 타 시장에 비해서 좀 더 많은 편이고 또 차후에도 더 확보를 하려고 한다.

◇ 시장의 변화
해는 동쪽에서 뜬다는 수준의 당연한 소리지만 전통시장은 변해야 한다.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꾸준히 지원이 이뤄졌지만 시장 자체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한동안 대형 점포의 시대였지만 이젠 온라인 쇼핑의 시대지 않나.
최근엔 반찬가게 등의 제조가공업이 유례없이 흥하고 있다. 시장은 유통업과 즉석제조가공업으로 나눠진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유통업은 농수산물 판매고, 즉석제조가공은 반찬,분석,음식점이다. 우리도 그런 흐름에 발맞춰 변해야 한다. 점차 제조가공업 부문의 비율을 늘리고 있다. 최근 들어 반찬가게끼리의 분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그게 무슨 소리겠나. 사람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도 그런 흐름을 따라잡아야 한다.
그리고 시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보니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시장에 대한 기피 사유 중엔 의외로 위생적인 부분은 낮다는 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의 다양화다. 다양하지 못한 거다. 시장하면 떠오르는 상품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점포를 다양화해야 할 것이다.

◇ 대형 유통업체와의 갈등
몇 년 전 인근 대형 마트 및 유통업체와 관련하여 갈등이 있었다. 상인분들이 가서 시위도 하고 군청 앞에서 집회도 했었다. 몇 달 동안 대치하면서 결사문도 쓰고 그랬지만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냈다. 어차피 시장 상인분들 중의 대다수가 해당 업체의 조합원이기도 하고... 지역사회니까 맹목적인 경쟁이나 갈등보다는 결국엔 상생이 답이지 않겠나.

◇ 향후 고인돌전통시장의 계획
현재 전통시장의 문제점은 더 이상 하드웨어적인 부분, 즉 현대화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에서 시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시설이나 위생적인 부분은 더 이상 큰 문제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 상품의 다양화다. 앞서 말했지만 단순 농수산물의 판매 외에 즉석제조가공업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전체적으로는 단기, 중기, 장기 플랜이 있다.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접근하고 있다. 인근에 체험과 놀이 시설도 설치해서 아이들 데리고 오는 부모들의 접근성도 고려를 할 것이다. 아이스링크장도 설치할 생각이다. 관리비가 문제긴 하지만, 단순한 판매시장 외에도 볼거리나 즐길거리 등의 컨텐츠도 필요하니까.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시장도 변해야지 않나. 어쨌든 지역경제를 선도하고 공헌하는 시장으로 거듭나는 것이 가장 최종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 상인회 회장직 수행의 어려움
가장 크고 현실적인 문제는 경제적인 부분이다. 아주 당연한 소리다. 대도시가 아니고서야, 사실 대도시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같은 규모의 지자체 시장회는 상인회비가 얼마 안 된다. 진짜 얼마 안 된다. 그러니 월에 들어오는 상인회비는 많아야 몇십만 원인데 그걸로 사무실 관리비 내면 끝이다. 여기 있는 시설들 군에서 지원해주는 줄 알고들 계시는데 전부 내가 들여온 거다. 직원을 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청소도 내가 한다. 여기까지 들으면 감이 오겠지만 생업에 지장이 생긴다. 이래서 사정을 아시는 분들은 상인회장 맡지 말라고 하시는 거다. 금전적인 이익은 전혀 취할 수 없고 오히려 손해지. 그렇다고 위상이나 명예 같은 것이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나 같은 경우는 직장에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고 자리가 잡혔기 때문에 이곳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거다. 일종의 자원봉사라고 봐야 한다. 사명감 같은 것이 없으면 힘든 일이다.

◇ 그럼에도 회장직을 맡게 된 계기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일궈낸 우리 아버지 세대의 헌신을 기억한다. 어떤 거창한 직업이나 업적만이 영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시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지만, 이곳 전통시장은 아버지 세대가 모든 것을 바치고 쏟아부으셨던 곳이다. 그분들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것들을 잊고 싶지 않다. 아버지 세대의 삶의 터전이었던 이곳이 잊혀지지 않고 더욱 빛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누가 나서서 맡겠다는 것도 아니니 내가 할 수밖에 없지 않나. 힘들지만 그런 마음으로 버티는 거다. 어디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뭐 정치할 생각도 없으니 그만 좀 물어봤으면 좋겠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