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80년대 국가와 지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석탄산업과 그 근로자들은,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게끔 이바지한 산업화의 역군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직업병의 일종이자 폐질환인 진폐증은 숙명처럼 따라오는 질환이다. 이에 전국 진폐재해자협회는 오늘도 진폐 재해자의 권리와 보상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협회에 대한 소개
광산에서 근무하셨던 분들, 분진작업에서 종사했던 분들이 오래 일을 하시다보면 직업병이랄까, 작업여건 자체가 나쁜 공기를 마시게 되니까 자연히 진폐증에 걸리게 된다. 진폐증은 작업장에서 발생한 먼지가 폐에 끼어 폐섬유증이 생겨 호흡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병이다. 숨이 차고 심장기능장애·체력소모·식욕부진·부기 등이 나타나며, 먼지의 종류에 따라 규폐증, 탄폐증, 석면폐증으로 나누어진다. 잠복기를 거쳐, 검진, 급수 판정, 진폐 판정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협회는 그런 진폐증을 앓는 분들에게 근로복지공단과 연계하여 권리와 보상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진폐증 관련해서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찾아주는 역할이다. 진폐 재해자들이 알아야 될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광산에서 근무하셨던 분들의 모든 것을 우리 협회에서 업무처리한다고 보면 된다. 협회가 88년 4월 18일날 창립이 됐으니까, 약 30년 동안 이런 업무들을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 협회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
내가 74년 광업소에 입사하여 98년까지 24년 동안 광산업에 종사했다. 노동조합 상무위원으로도 12년간 종사하면서 노동자를 위해 애로사항을 대변하고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퇴임 후에도 협회 창립과 더불어 회원들을 위해 일해오게 됐다.
광업소에서 오랜 시간 근무를 했기 때문에 노동자의 설움을 너무나도 많이 안다. 우리는 지하 막장에서 쉽게 말하자면 저승사자와 싸워가면서 고생을 했던 사람이다. 옛날 60,70년대에 우리는 거짓말 아니라 짐승처럼 일했다. 그렇게 일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가 발달되고 화순군이 경제적 효과를 봤다는 것을 화순군민이라면 다 아실 것이다. 국가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것을 한분이라도 도와드리려고, 광업소에서 종사했던 분들의 복지향상과 권익증진을 위해 협회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 협회 활동의 어려움
어려운 점이 굉장히 많다. 왜냐면 젊었을 때는 모르시겠만 나이 들어 연로하신 분들은 기억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진폐 관련해서 일처리를 본인 혼자 해결을 못한다. 주로 예전에 광산에서 근무하셨던 분들은 이제 연세가 80,90 되신 분들이 많다. 그분들 스스로가 해결을 못하신다. 그럴 때 그분들 한분한분 만나서 해결을 해주다 보면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많다. 옛날에 개인 광업소에 다녔던 분들은 몇 년도에 광업소에 근무해서 뭘 했다는 것 자체를 기억을 못하신다. 다녔단 것만 머릿속에 기억을 하지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고 계신다. 그런 부분들은 협회에서도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그러다 안되면 자녀들까지 동원을 해서 물어보기도 한다. 그분들 일단은 거짓말을 하시는 것은 아니고 회사에서 근무했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런식으로 권리를 찾아주는데 굉장히 애로사항이 많이 있다. 광업에만 종사했던 순수한 회원들이 진폐에 대한 정보, 법리해석을 몰라 시효기간이 넘어 권리를 못 찾는 경우도 많이 있다.

▲ 변함없는 협회의 계획
앞으로의 계획은 예전에나 지금이나 변동이 없다. 아직까지 모르고 계셨던 분들에게 정보 공유를 통해서 검사를 해드리고 그분들이 급수를 받게끔 해드리는 것이다. 또 그러다가 그분들이 급수를 받고 계시다가 사망하게 되면 유족 보상금도 협회에서 일괄적으로 찾아드리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 화순이라는 지역의 특수성
화순은 광업소 텃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하자원이 풍부했다. 탄광지대였으니까. 개인광업소도 많았다. 정말 많아서 몇 개 업체가 있는지도 파악을 못할 정도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화순에 연고를 두고 계신 회원분들이 많다. 광주에 계신 분들도 많아서 광주/전남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화순이 13개 면인데 각 마을마다 진폐증 걸린 분 한분이라도 안계신 데가 없다.

▲ 합동위령제
위령제도 우리가 1년에 한번씩 날을 잡아서 모신다. 올해는 10월 25일 모실 예정이다. 화순에 군수님이나 각 기관장님들도 모셔서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화순 광업소 정문 앞 위령탑에서 사망하신 분들, 진폐로 사망하신 분들, 뒤에 이름을 1년에 한번씩 등재를 해드린다. 거기 보면 몇 년도에서 몇분이 사망하시고 이런 기록들이 다 나온다. 매년 하고 있다. 올해를 기준으로 벌써 7회째 된다.

▲ 진폐재해자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과거에 광산에서 근무했던 분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협회에서 처리를 해드리니까 협회 사무실로 오셔서, 우리와 상담을 하시고 자기가 찾을 수 있는 권리를 찾아가시기 바란다. 스스로 노력도 하셔야한다. 또 예전에 광산에 다녔지만 지금 급수가 안나오신 분들은 꾸준히 1년에 한번씩 정기 검사를 해서, 결과에 따라서 나오니까 빠지지 마시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된다. 안하면 안한만큼 자기가 손해다. 꼭 검사하시고 언제든 우리를 찾아주셔서, 젊은 시절 헌신하셨던 것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권리를 찾아가시기 바란다.

☎ 이상근 회장
010-2631-6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