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순, 양영자 대표

화순의 허브뜨락은 지난 2018년 치유농업 시범농장으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엔 이개호 장관과의 초청 강연회를 갖는 등 치유농업을 통한 ‘힐링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군민신문사는 김남순, 양영자 대표 부부를 찾아, 에피쿠루스의 정원학교를 표방하며 각종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데 열중하고 있는 그들만의 진심과 헌신을 들어보았다.

▲ 허브뜨락을 운영하게 된 동기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는 내가 조선대의 특수교육학과를 처음 설립했을 때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의 가족들 특히 부모님들은 큰 소외감을 느끼고 계시는데, 항상 우리 전통적인 병이라고 하는 한 같은 것들을 가지고 계신다. 어떻게 하면 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왜냐면 특수교육학과는 장애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양성하는 곳이다. 그런데 장애인들을 가르치는 것들은 학교에서 가르치지만 가족들은 어디서도 마음을 둘 데가 별로 없었다. 소외된 삶과 생활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장애를 가진 분들은 학교에서 도와주고, 가족들은 내가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그분들이 오시고 다른 대학의 특수교육 전공하는 분들도 같이 오시도록 해서 상담도 해드리고 그랬다. 토론도 하니까 굉장히 도움이 됐다. 때로는 미술 치료나 음악치료도 하고... 장소가 좋으니까. 그런 식으로 쭈욱 해오던 것이 나무도 심고 길도 내면서 지금 현재 이르게 됐다. 본격적으로 허브뜨락을 공개적인 장소로 활용한 것은 3년, 4년이다.

▲ 치유농원으로서의 허브뜨락
지금의 허브뜨락은 치유정원, 정원학교를 표방하는 치유농원이다. 정원학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그리스시대에 에피쿠루스라는 철학자가 있었다. 그분이 세계 최초로 정원학교라는 걸 만든다. 왜 정원이었냐면 그가 만든 철학의 바탕이 쾌락주의다. 쾌락주의의 쾌락은 지금의 쾌락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었다. 자연주의의 토대가 되는 거다. 한마디로 사람이 가장 심리적으로 안정돼있는 상태다. 느낄 수 있는 가장 안정돼 있는 상태 속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게 쾌락이다고 정의를 했다. 그런데 그런 상태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한데 최적의 조건이 정원이라는 것이다. 정원은 아름다운 꽃 같은 식물들이 있잖나. 그러니 그런 아름다움 속에서 안정된 상태와, 식물들과 더불어 사는 것의 쾌락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정원이라고 정의를 했다. 신분, 성, 직업 등을 초월해서 누구든지 같이 와서 공부할 수 있고 살 수 있는 곳이 정원학교였다. 평생을 그곳에서 노예나 창녀 이런 사람들도 와서 공부하고 같이 살았다. 그게 바로 그리스 정원학교의 시초고 그런 걸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 자연주의다.

▲ 정원학교,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이곳을 감히 그런 에피쿠루스가 생각했던 정원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이냐가 제일 중요하다. 여러 고민을 한 결과, 화순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있잖나. 그걸 고려해서 몇 가지 테마를 잡고 있다. 이곳이 치유정원이라고 하는데 치유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정신적으로 안정된 것을 추구하는 거다. 아픔을 덜하게 하는 거다. 그런데 지금 현대 사회의 특징은 스트레스다. 모든 사람이 안고 있는 것이 스트레스고 그것이 내면화돼서 한이 되는 거다. 그게 원인이 돼서 나오는 것이 병이란 말이다. 그중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암이고. 두 번째가 치매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곳에서 역점을 두고 하는 것들이 있다.

첫 번째 화순 전대병원은 전국에서 찾는 암특화 병원이다. 그래서 찾아오시는 암환자분들이 많으신데 암진단을 받으면 세상이 변한다. 허무하고 세상을 달리 보기 시작한다. 통계에 의하면 그분들이 제일 필요로 하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이다. 그다음이 무엇을 어떻게 먹을 건가. 어떤 곳에서 살 건가 하는 것이고. 그래서 제일 중요한 심리적인 문제에서부터 시작하여 무엇을 먹을 건가 어디에 살 건가 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해서 고민을 했다. 심리적으로 그분들이 공황상태와 허전함, 삶에 대한 포기하고자 하는 생각들, 이런 생각들을 줄일 수 있도록 다시 새로운 희망을 갖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먹을 문제는, 그걸 해결하기 위해 나랑 부인이 음식을 주로 한다. 그래서 이곳은 그런 걸 고려해서 비료나 농약을 전혀 안 쓴다. 여기서 나오는 음식들과 식물들 채소들은 암치료를 중심으로 한 암환우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두 번째가 치매다. 치매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인데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고 또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런데 여러 가지 예방법들 중에 하나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과거의 경험 중에, 가장 즐거운 기억을 회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숨겨져 있는 식물들까지 하면 굉장히 종류가 많다. 이곳의 그 수많은 식물들 중 어린시절 봐았던 식물들을 보면서, 과거의 기억들을 자꾸 끄집어내서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게 하는 거다. 그게 바로 치유농업인 것이다.

▲ 치유농업의 정의
그래서 결국 허브뜨락의 치유농업을 간단히 정의한다면 농촌의 물질적, 정신적, 문화적인 자원 등 모든 자원들을 동원해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게 하거나, 자기가 기쁨을 느끼도록 함으로서 삶에 새로운 희망을 갖게 만드는 거다.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있는 현대인들의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는가의 문제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치유 농업이다.

예를 들어 극단적일지는 몰라도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서 좋지 않은 결심을 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가 어렸을 때의 성장배경이 농촌이고 아버지가 농사꾼이었다고 가정을 해보자. 우연히 지나가다가 부모님이 쓰던 호미나 도구를 봤을 때 생각이 굉장히 다를 것이다. 전에는 지나가는 농기구지만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이 볼 때는 아버지가 땀 뻘뻘 흘리던 괭이, 어머니의 적삼까지 다 젖던 호미,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내가 포기를 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치유농업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농촌을 떠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문화적인 면에서 회상을 하도록 돕거나, 그런 것들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 다루고 있는 식물의 종류들
일단 허브는 30여 종이 있다. 이곳의 전체적인 식물 종류들을 재작년에 SNS에 하루에 하나씩 업로드했다. 거의 매일 올렸는데 몇 번까지 나갔을 것 같나. 413번이었다. 그 정도로 식물의 종류가 많다. 심지어 내가 못 올렸던 것도 많아서 실제로는 최소 500종은 넘을 것이다. 우리가 사명의식을 가져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우리 지역에 정말 많은 식물 종류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부지불식간에 토종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외래종들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 토종식물들을 보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식물들 하나하나 우리가 앎으로서 소중함을 일깨워야 한다. 그냥 풀이 아니라 어딘가에 쓸모가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도 함부로 치지 않고 풀도 함부로 베지 않는다. 예쁘고 보기 좋게 꽃만 가꿔 놓을 순 있지만, 자연생태계를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약을 치고 풀을 뽑으면 벌레들도 갈 곳이 없다. 사람들의 시선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가만 볼 게 아니라, 그 저변에 깔린 생태계의 흐름을 보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SNS에는 해당 식물의 이름과 쓰이는 곳 효과 및 재배방법 등을 업로드했었다. 지금은 치유농업 시리즈를 올리고 있다.

▲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한마디
이곳에선 생명이 꺼져가는 암환우들이나 치매를 고민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오셔서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되기를 바라고 무한히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자녀들이 정말 건강하게 몸과 마음이 조화롭게 크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아이들과 같이 산책하면서 이야기하는 곳으로 만들어서 제공을 하고 싶다. 그래서 언제든지 찾아주시면 건강한 삶을 사는데 조금이래도 더 도움이 되는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오셔서 같이 차 마시면서 이야기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입장료를 따로 받으라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로선 아직 계획에 없다. 찾아주시는 분들 얘기를 듣다 보면 우리가 배우는 게 더 많기 때문이다. 서로 배우고 미처 생각치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듣게 된다. 그런 것이 아마 더 소중한 것 같다. 어찌 됐든 돈보다는 사람이 소중하지 않나. 굳이 정원학교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항상 소중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