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자애원 나라어린이집 김영선 원장

매년 기록적으로 낮아지는 출산율로 인해 보육정책 및 기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른 요즘, 화순자애원 산하 나라어린이집은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및 꾸준한 기부활동으로 지역사회 내 보육기관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김영선 원장과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고 그만의 운영 철학을 들어봤다.

▲ 나라어린이집의 소개
만 2세에서 만 5세 사이의 영유아들을 보육 대상으로 하는 화순자애원 산하 기관인 어린이집이다. 국가수준의 표준보육과정 및 누리과정 프로그램으로 보육함으로써 아이들의 행복을 도모한다. 
 
▲ 나라어린이집의 운영 철학
첫 번째로 우수한 보육교직원의 배치, 두 번째는 영유아들의 신체, 정서적 발달에 도움을 주는 좋은 환경과 최상의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것이며, 세 번째는 아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키워 볼 수 있도록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한 편이다. 또한 전라남도 관선이사 체제를 통해 투명성 있게 운영하는 중이다.
 
▲ 화순이라는 지역의 특별한 점
아이 한 명 키우려면 예전엔 부모가 키웠지만 요즘은 네 가지가 연계돼야 한다고 한다. 가정과 보육 · 교육기관과 지역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까지. 이 네 가지가 연계돼야 한 아이를 성인이 될 때까지 온전히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한 아이를 키워내야 되는데, 화순이라는 지역사회는 사람들 마음이 따뜻한 면이 많다. 어린이집이니까 먼저 배려해줘야 한다는 마음들이 있다. 근처에 불법이랄지, 아무래도 좀 불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면, 어린이집 주변인데 이런 게 있어도 되냐면서 우리를 먼저 보호해주신다. 주민분들께서 관심도 가져 주시고 시간이 지나가서 생각해보면 어린이집을 보호해주시려고 한 거다. 그 외에 전부 밝히긴 곤란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지역 주민들이 많이 계시는 것 같다. 또한 지역적인 장점은, 좋은 먹거리의 기본은 좋은 재료이지 않나. 아무래도 가까운 곳에 직접 재배한 좋은 식재료들이 많으니, 우리가 타 시도 대비 훨씬 더 다양하고 풍부한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줄 수 있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며 혜택이다.
 
▲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인연들
내가 이곳에 취임 한 지 올해로 3년 차이지만 총 23년 경력 동안 줄곧 화순 관내에서 몸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교사 때 가르쳤던 아이들이 지금은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었다. 지금도 길거리에서 만나면 너무 반가워하며 전화 통화도 하면서 더 돈독해지기도 한다. 
 
예전에 우리 학부모들 중에서 저를 보고 밖에서 계속 눈물을 흘리고 계시던 분이 계셨다. 처음에는 못 알아봤다. 그런데 이유를 들어보니 제가 교사였던 시절에 학부모님이 어렸을 때 저의 제자라고 하시더라. 애기 때 모습은 커가면서 변하니 못 알아봤다. 그런데 그 제자의 아이가 지금은 우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정말 소중한 인연의 연결 고리인 것 같다.
 
▲ 낮아지는 출산율이 미치는 영향
최근 3~5년 사이에 출산율이 엄청나게 줄면서 피치 못하게 어린이집 역시 많이 줄었다. 출산율 감소에 따른 타격이 가장 심한 분야다. 3년 전만 해도 화순의 어린이집 개소 수가 78개 정도 있었는데 현재는 43개로 줄었다. 그만큼 출산율 감소로 인해서 어린이집이 운영난에 시달린다. 요즘엔 젊은 분들은, 기자님도 젊으시니까 아시지 않나. 아이를 낳지 않고 자기의 인생을 즐기기를 희망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여러 가지 신경 쓸 것들도 많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지니 미리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하고 산다고 한다. 이미 그러고 있지만, 내 생각엔 갈수록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 같다. 평균 수명은 길어질 테니 어르신들은 많아질 거고. 대책을 마련하려고 해도 선뜻 나서기 어렵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 어린이집 교사의 사건사고에 대한 입장
일단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도 교사들에게 항상 지속적으로 교육을 하고 지도를 하고 있으며 군에서도 여러 관계자분들이 바른 교육을 위해 노력하신다. 다만 그런 몇몇 올바르지 못한 교사상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수많은 교사들까지 같은 동급으로 취급을 당하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 보육현장 일선에서 출근부터 퇴근하시기까지 쉴 틈이 없이 업무에 열중하고 계신다. 어떻게 보면 휴식시간을 드려도 본인 책임감, 의무감 때문에 휴식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할 정도로 업무를 보신다. 그래서 교사들의 복지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 신학기 입소 대기자가 100명이 넘을 정도로 나라어린이집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앞서 말한 운영 철학을 기본으로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를 들자면 우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연중행사 등을 학부모님들의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진행한다. 그 후 만족도 조사를 하여 학부모님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여 아이들에게 좋은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하여 이루어진다. 원장과 선생님들만 임의대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들의 요구도 들어 드려서 아이들에게 좋은 프로그램 제공을 많이 하고 있다. 부모님과 지역을 많이 귀담아들으려 노력한다. 원에서만 단독적으로 계획하지는 않는 것이 원칙이며 공동체의 의미로 계획하고 진행한다.
 
▲ 4년 연속 바자회 수익금 전액 기부
바자회는 처음엔 그냥 원내에서만 하는 자그마한 아이들 시장놀이였다. 이걸 좀 확장 시켜서 ‘지역 주민도 같이 공유해보면 좋겠다’했는데 그게 시초가 된 것이다. 그래서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이라든지 아이가 커버려서 작아서 못쓰는 것들이라든지 이런 걸 조금씩 기증을 받고 하다 보니까 점점 확대가 되고 입소문도 나더라. 작년부터는 옷 가게나 상가 쪽에서도 좋은 일에 쓰시라고 물품과 이월 상품들을 보내주신다. 그렇게 해서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사랑의 열매)’에서 직접 방문하시어 기부식도 해주고 보도에도 한번씩 나오면 아이들도 뿌듯하게 생각하며 정말 좋아한다. 이런 걸 통해서 주위에도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거. 또한 아이 자신이 했던 작은 활동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교육 효과가 상당히 높다.

이렇게 나눔을 해서 배려를 해주는 게 어려서부터 남을 위한 마음도 생길 수 있게 해준다. 어머니들께서 아이와 TV 보고 있을 때 사랑의 열매가 나오면 ‘엄마 우리도 도와줬지’ 이러면서 엄청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들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심지어 졸업한 원생들과 지역 주민조차도 이 행사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어린이집에서 진행하는 행사 중 모두가 가장 기다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 운영하는 데 있어서 앞으로의 계획
이 일을 하다 보면 모든 일상이 계획이다. 매사에 미래를 위해 계획하고 연구한다. 하루하루가 계획이다. 내일을 위한 계획.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의 장이 만들어지게 될지 하루하루 매일 연구하고 계획한다. 그런 계획들이 쌓여 23년이 됐다. 앞으로도 소신껏 최선을 다해서 나라어린이집이 지속적으로 명품 화순의 명품 어린이집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저 혼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주민, 화순군 및 여러 기관 관계자분들의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
 
▲  찾아주시는 분들께
화순의 다른 많은 어린이집과 선생님들도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 그리고 청정 자연환경과 뿌리 깊은 역사,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화순지역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아이들의 꿈은 백년이 간다고 한다. 그 백년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화순자애원 나라어린이집이 되겠다. 
 
▲  나이와 상관없이 통하는 진정성
어린이집에서의 기억과 경험은, 어떻게 보면 가정을 벗어나 가장 첫 번째로 겪는 사회적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소중한 경험들이니 아이들에겐 항상 진정성 있게 대해야 한다. 
 
자주 다니던 음식점이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이 내가 유치원 시절에 가르쳤던 학생이라며 인사를 하는데 처음엔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다음번에 그곳을 가니 사진을 보여 주는 거다. 어린이집에서는 앨범을 제작해주지 않나. 옛 기억을 살려주고자 앨범에서 자기 사진을 빼와 내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던 거다. 아기 땐 포동포동하던 아이가 살이 많이 빠지고 키가 훌쩍 커버려서 못 알아봤던 것이다. 그러면서 ‘선생님 저 누구에요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사진이잖아요’ 하며 하트모양 사진을 보여주는데, 하하 나도 눈물이 났다. 이렇게 진정성은 다 통하는 것 같다. 상대가 아이들이라고 해도, 십수년이 지나 많이 변한 제자를 처음엔 알아보지 못했어도... 그래도 통하는 것이 진정성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