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보다 더 큰 스승은 없었다는 문행주 전남도의회 의원

전남도의회 예결위 위원장으로 선출된 문행주 도의원, 축하하는 의미에서 인터뷰를 요청하자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모습으로 ‘화순군민신문에서 인터뷰를 하자고 하고...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면서 흔쾌히 그리고 매우 진지하고 성실하게 본인의 생각들을 전해 주었다.

▲ ‘시대보다 더 큰 스승은 없다’

어렸을 때는 잘 까불고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마치고 광주로 전학을 갔는데 그때 즈음이 74년 긴급조치 후 유신시대 때였습니다. 광주에서 본 새로운 풍경 중 하나가 광주일고 학생들이 데모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엘리트들이었는데 데모하고 그러니까 막연하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고교시절 제 생각의 뼈대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인물들이 있는데 박석무 선생 같은 분들입니다. 또 학우들과 독서회를 만들어서 리영희 선생 책도 읽고 좋은 시집도 읽고 그랬는데 그때부터 저를 비롯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친구들이 많았죠. 그 시대에 대한 나름대로의 감흥이랄까... 자연스럽게 대학을 가는 것도 공부보다는 그런 이유들을 위해서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대보다 더 큰 스승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굳이 학생운동을 하고 안 하고 상관없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사회적 현실에 대해 다 아파했고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스러워 하고 그렇게들 살았습니다. 학생운동을 했다고 영웅 시 할 필요도 없습니다. 역사적인 소명의식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우리를 이끌던 시대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었습니다.

▲ 저 과격한 사람 아닙니다

젊었을 때는 상당히 다혈질이었습니다. 이제 얼추 육십 살이 가까워지고 지방의원 노릇도 하다 보니까 많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스스로는 이러면 안 되겠구나' 싶어 한 번쯤 생각의 필터를 통해 걸러내고 자제하려고 합니다.

87년 도곡 고향으로 내려와서 처음으로 한 일이 농민회 만들어서 농민운동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농민회 한다고 해서 농사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허구한 날 뭘 조직한다고 돌아다니고 농민문제나 이슈가 있으면 싸우러 다녔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이 간간이 뉴스를 통해 나오다보니 저에 대한 군민들의 인식이 농민운동 하는 과격한 문행주로 각인된 듯합니다.

▲ 고독했지만 의정활동 소신껏 했다

군민들과 공인으로 만나게 된 것은 군의원이 되고나서였습니다. 그때 무소속 소수파 의원으로 화순군에서 벌어졌던 소위 일방주의적인 행정과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저의 캐릭터가 더욱 과격한 사람으로 굳어진 듯합니다. 제가 과격해서라기보다는 내가 안 하면 아무도 안 하니까 나라도 해야 된다는 생각에 집요하고 강경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특히 당시의 군수들과 행정집행부 하고 제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몇 가지 사례들이 있었는데 하니움 앞에 있는 붓대롱 조형물, 모후산 관련 사업, 농산물유통회사 설립 등입니다. 근래 졸경을 치룬 농산물유통회사 설립 같은 경우는, 그 전 실패 사례로 전남유통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전남도가 100억 출연하고 민관이 공동으로 출연해서 200억을 종잣돈으로 해서 추진한 사업인데 10년만에 다 말아먹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농산물유통회사는 구조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주장했는데, 동료 의원들은 편벽되지 않은 객관적 평가나 판단보다는 당시의 군수와 행정‧집행부를 옹호하는 쪽이었죠. 결과적으로 보면 농산물유통회사가 망했지 않습니까? 군민들은 다 아실 겁니다.

그 당시는 힘들었지만 사안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소신껏 밀어붙였던 부분들이 검증이 됐기에 결국 저에 대한 나름대로의 긍정적 평가가 됐고 군민들의 애정과 지지로 이어져 제가 여기까지 온 것 아니었겠나 생각됩니다.

▲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기다

군의원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시점은 2006년이었습니다. 제가 시골로 내려온 해가 1987년도였습니다. 그리고 6월 항쟁 이후 민주쟁취국민운동 화순지역본부를 만들어 지역운동을 시작했고 바로 농민회도 조직했습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정권교체가 되고 일반 민주주의도 성숙되면서 재야가 항상 헤게모니를 선점해 왔던 이슈들이 정치권에서 소위 말하는 수평적 테이블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운동이 상당히 성마른 구호주의처럼 되고 사회운동의 권위도 떨어졌습니다.

농업도 이농, 탈농이 완결되면서 우리 농민운동하는 사람들이 규모화 된 전업농이 돼 가면서 일반 대다수 농민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농민운동이 아니라 소수화‧특수화‧계급화된 농민운동이 되어 간다는 느낌이 들자 농민운동도 심드렁해졌습니다.

그때 주위의 지인들이 저에게 시대의 변화에 맞게 당신도 모드를 바꿔야 된다고 군의원을 해 보라는 말들을 했습니다. 정치하고 거리가 먼, 그리고 정치를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던 삶이었기에 그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기성정치에 편입되지 않겠다는 의지로 무소속 군의원으로 출발했는데 당선이 돼 정치인으로서의 첫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 지방의회 성장이, 역사와 사회 발전 가져온다

현재 전라남도의회 지방자치TF팀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지방의회의 기능강화를 통한 지방자치 분권 실효성을 강조한 ‘도의원 지방자치법 개정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는데 현재 법안소위에 상정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지방의회의 성장은 민주주의 발전에 아주 필수적이며 현실적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군의원이 성장해서 도의원을 하고, 도의원이 성장해서 군수를 하고, 군수가 또 국회의원을 하는, 자연의 생물과 유기체가 끊임없이 진화·성장하듯이 정치인도 더 큰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역사발전이고 사회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화순군의 시책사업에 열심히 부응할 터

우리 같은 의원은 입법부에 속해 있습니다. 무슨 사업을 가져와 무엇을 했냐고 물으면 의원들은 말하기가 참 곤란합니다. 도지사나 군수는 이런 걸 중심으로 평가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의원들은 의정활동계획서, 의정활동보고서 등 이런 것으로 대신하는 게 마땅합니다.
예를 들어 화순군의 연간 예산이 7천억 원에 가깝습니다. 그 예산 중에 화순군 자체세입으로 할 수 있는 예산은 기 백억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예산은 국비, 도비, 군비가 매칭을 해 사업을 만드는 것입니다. 국비는 국회의원들이, 도비는 도의원들이 최종적으로 심의하고 승인합니다. 그리고 이것의 집행은 군수가 합니다.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업이 사실은 이렇게 협력해서 만들어진 예산입니다. 이 사업을 누가 했나를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화순군에서 지금까지 추진했던 각종 시책사업에 열심히 부응할 수 있는 의정활동입니다.

▲ 예측과 기대가 가능한 정치와 공직풍토 지향

다 알다시피 우리 화순군은 지금까지 정치적인 여러 가지 내우외환들이 있었습니다. 최소한 민주적인 상식들이 통용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죠. 그러다 보니까 군민들이 졸경을 치루고 오명도 얻고 그랬습니다.
앞으로 화순군의 지도자는 요러요러한 길을 걸어온 사람, 요러요러한 요건을 갖춘 사람, 이런 것들이 만들어져 군민들에게 알려졌으면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 그래, 다음에는 그 친구가 이렇게 갈 수 있겠구나. 그 친구가 이렇게 가면은 그 친구는 어떠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군정은 어떻게 가겠구나. 이런 예측과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우리 군청의 공직자들도 선거 때마다 동요하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직풍토도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권과 민주적 의사 결정 문화 확산

정치라는 것은 인류가 존재할 때부터 이미 존재해 왔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저는 지방의원입니다. 저의 정치적인 과정과 목표 이 모든 것들은 우리 화순이라는 데서 이뤄져 왔습니다. 우리 군도 민주적인 문화가 더욱 확산되고 정착되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 합니다. 국민소득 3만 불로 세계 30위권, 경제적 규모 12번째입니다. 더 잘 살고 잘 먹고 하는 물질적인 것 이상의 것, 그러니까 인권, 민주적인 의사결정 풍토 이런 것들을 만드는데 좀 더 노력도 하고 기여하고 싶습니다.

▲ 군민들의 엄청난 은혜에 감사

젊은 시절에는 농사지으며 혁명을 꿈꿨습니다. 그런데 어떤 힘과 시대의 요구에 의해서인지 군의원을 하고 도의원이라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선거를 네 번을 치렀는데 한 번도 패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정치인으로서 엄청난 큰 복입니다. 군민과 이 사회가 제게 과하다 싶게 큰 은혜를 베풀어 준 것입니다. 남은 시간 군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도의원 활동, 도의정활동을 잘 하는 것으로 제 몫을 다하려고 합니다.

▲ 삶을 책임지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

저는 사실 시대에 걸맞은 가족관을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은근히 기성세대가 만든 생각들이나 근성 이런 것들이 몸에 많이 배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자식들에게나 집사람에게 내 마음의 깊은 애정을 별로 표현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마음하고 표현하고 겉돕니다. 이러다 보니까 식구들 간의 애정을 주고받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이제 다 커버려서 나름대로 자기들 인생을 살아야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생각하자면 그네들에게 짐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나이 먹어서도 내 삶을 스스로 잘 책임질 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소신 있는 정치인 문행주 도의원

- 출생지 및 프로필, 수상경력 등

광역의원, 전 기초의원 56세 (만 54세) 출생1964년 7월 29일 소속전라남도의회 (의원)
2018.07 ~ 제11대 전라남도의회 의원
2014.07 ~ 제10대 전라남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부위원장
2014.07 ~ 2018.06 제10대 전라남도의회 의원
2010.07 ~ 2014.06 제6대 화순군의회 의원
2006.07 ~ 2010.06 제5대 화순군의회 의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화순군협의회 회장
전라남도 화순축산업협동조합 이사
전라남도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처 처장

지역구 :화순 제1선거구
소속정당 :더불어민주당
소속위원회 :의회운영위원회 위원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위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광주군사시설이전반대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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