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생 피에르 교회」, 모리스 위트릴로, 1917, 캔버스 유채

위트릴로의 인생에 긴 그림자를 드리운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그녀는 로트레크의 연인이자 모델로 활동하면서 그림을 공부해 화가가 된 쉬잔느 발라동이다. 위트릴로는 인생에서 가장 안전하고 행복해야 할 시기를 어머니의 무관심 속에서 외롭게 보내야 했다. 그래서일까. 위트릴로는 어린 시절부터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고 급기야 알코올중독으로 정신병원 치료까지 받게 됐다. 치료를 위해 발라동은 위트릴로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다.

가슴 속의 불타는 분노를 술로 잠재우던 위트릴로는 종교에 심취되면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몽마르트 술집을 전전하던 그의 음주벽도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그를 사로잡고 있던 모든 불안과 절망이 비로소 스러졌다. 위트릴로의 그림 속에 많이 등장하는 교회는 무의식적이면서 어쩔 수 없는 그의 갈망을 표현한 것이다. 위트릴로는 교회를 그리는 것을 기도의 연장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