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순 군민들 사이에서 ‘안나사전’이라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범죄피해 예방 및 각종 정보들이 1분 이내의 영상으로 제작되어 배포되고 있는 것.

이에 본지는 지난 19일, ‘안나사전’의 제작 주역인 화순경찰서 여성청소년계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직접 출연을 하는 고안나 순경 및 전반적인 제작 기획을 맡은 박정효 경위 · 문광일 경위를 만나, 경찰업무에 대한 그들만의 철학과 안나사전에 대한 제작비화를 들어봤다.

▲ 안나사전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린다
‘안’당하려면 ‘나’부터 알아야 ‘사’방에 ‘전’달해 주세요의 약자인 1분 안팎의 동영상이다. 이름 그대로 모두가 서로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들 대해 전달하고 있다.

▲ 만들게 된 계기는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살다보면 가해자가 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그런 다양한 경우들을 돕기 위한 국가 시책이 많다. 우리 부서가 여성 · 청소년 담당 부서지만 전반적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업무도 있다. 그런데 주민들이 보호를 받고 그걸 또 이용하려면 일단 알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수의 주민들은 그런 걸 잘 모르고 계신다. 알아야 주민들과 서로 협조가 되고 유대관계를 구축하여 도울 수 있는데 알릴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1분 안팎의 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게 된 거다.

▲ 배포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그저 업로드만 해놓고 누군가 와서 보길 바라는 건 소극적인 방식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아예 SNS 메신저로 일일이 넣어드리고 있다. 행사 때마다 가서 사전에 개인 정보 동의 및 수신동의 등을 받는다. 이미 받은 분들끼리도 서로 전달을 하기도 한다. 주 타깃인 어르신들 상대로는 이런 방식이 접근성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 주민들 반응은 어떤가
예상 외로 정말 좋았다. 지금 십여 건 정도 제작했는데 피드백도 종종 온다. 우리 아이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식으로 오면 우리가 도움을 드리기도 한다. 어떤 분은 칭찬을 많이 해주시기도 하고. 서울 본청 직원이 와서 만든 줄 알았다고. 우린 진짜 편하게 만들고 있는데.

▲ 만드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없는지
특별하게 어려운 일은 없다. 제작 장소도 바로 여기다. 찍는 것도 그냥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프로그램 써서 만드니까.

▲ 동료들의 반응은
본인들 부서 관련된 것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시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25일부터 윤창호법으로 음주단속이 강화되지 않나. 그런 걸 만들어서 보내드리면 다들 좋아하신다. 그 외에도 본청에서 파견 나온 직원이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고. 심지어 이름 대신 ‘안나사전’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계신다 하하.

▲ 여성 청소년 부서에서는 주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우리가 학교전담 경찰관이다. 동영상을 만든 것도 제일 처음엔 학생들에게 강의 동영상을 만들고 있었다. 화순 안에만 32개의 학교가 있는데 우리 중 두 사람이 16개씩 전담하여 맡고 있다.

▲ 화순 군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관심을 좀 더 가져주시면 좋겠다. 요즘 경찰 전체의 캐치프라이즈가 제복 입은 시민이다. 시민이 경찰이고 경찰이 곧 시민인 시대다. 주민들께서 우리가 알려드리는 것에 대해 알아주시고, 그만큼 협조를 많이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경찰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실수로 큰 고통을 겪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위해 마련 된 여러 제도들이 있다.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는 아주 당연하고 아직 어린 가해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취할 수 있다. 그러려면 주민들이 아셔야 하고, 그것이 결국 안나사전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 안나사전은 앞으로도 계속되는 건가
범죄는 진화하고 폭력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도는 높아져 간다. ‘하면 안 될 것’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는 거다. 그 기준을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 미리 막아야 하니까.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그 예방법에 대해서 끊임없이 알려드려야한다. 국민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경찰은 훨씬 더 국민을 많이 생각하고 사랑한다. 우리는 국민들을 보호하고 알려드려야 하는 공권력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공권력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알고 있다. 그런 것도 감수하고자 한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안나사전도 결국엔 그래서 제작된 것이 아닌가. 더 나은 사회와 더 나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다. 배려사회로 가는 과정인 것이다. 모든 것은 결국 역사와 마찬지로 발전하지 않겠나. 안나사전도, 우리 사회도, 국민들의 삶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