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이 가장 무서운 무기라는 최병근 변호사

화순 출신 최병근 변호사(이하 최 변호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법무법인 뿌리를 찾았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최 변호사는 의뢰인과 상담 중이었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최 변호사로부터 품어져 나오는 아우라(aura)로 사무실 공간이 밝고 건강한 에너지로 꽉 찬다.

▲ 늘 친구들을 배려하고 일했던 친구
최병근 변호사의 신농중학교 동창이자 친구인 추경영 이서면장은 “최 변호사의 얼굴 보면 딱 알겠죠? 심성이 엄청 착합니다. 학교 다닐 때도 늘 친구들을 배려하고 친구들을 위해서 일하는 모습이었어요. 이기적이지 않고... 매사에 적극적이고 성실했고 공부도 열심히 했고 잘했습니다.”라고 중학교 시절 최 변호사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 촌놈기질 발동,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진
광주 대동고에 다니던 3년 내내 의과대학에 진학을 목표로 진짜 열심히 공부했다. 새벽 다섯 시면 일어나 뒤처진 영어와 수학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 새벽반에 나갔다. 이유인즉 깡촌이었던 화순 이서에서 수석으로 중학교를 졸업했지만 고등학교를 들어가 보니 도시에서 중학교를 마친 학우들에 비해 실력이 뒤처져 있었고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몹시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시골에서 온 학생들이 더 공부를 잘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는 촌놈기질이 발동해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

▲ 차선의 선택이 최선이 된 법대 진학
의대 진학이 고교시절 내내 꿈이었지만 대입 신체검사에서 탈락되는 아픔을 맛 봐야 했다.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법대 진학이었다. 법대 졸업 후 7년간 이서 규봉암에서, 서울 신림동에서, 하동 쌍계사에서 고시공부를 했다. 94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연수원에서 2년을 보내고 97년에 변호사 사무실 개업 후 지금까지 23년째 광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 법을 몰라 생계사업이었던 방앗간을 빼앗기다
80년대 초까지 이서는 깡촌 중에 깡촌이었다. 버스는 하루에 세 번만 오갔다. 산골 오지였던 이서 보월마을에서 탐진 최 씨 가문의 8대 종손으로 태어났다. 조부(祖父)께서는 물레방앗간을 운영하셨고 이어 부친(父親)께서는 정미소를 운영하셨기에 유년시절을 꽤 부유하게 보냈다.

그런데 정미소가 인가제로 바뀌면서 갑자기 부친께서 운영해 오던 정미소가 불법 정미소로 전락돼 폐쇄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외지인이 운영하는 인가받은 정미소에 헐값으로 넘기게 됐다.

그러면서 가세(家勢)가 기울어지고 집안형편이 어렵게 됐다. 법을 몰라 생계수단이었던 방앗간을 빼앗기다시피 했을 때 어린 마음이지만 자산에 대한 ‘권리와 보호’를 위해서는 법이 매우 중요하며 알아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러한 마음이 잠재돼 있다가 대학 진학 선택 시 의대진학이 불가능하게 되자 다음 우선순위로 법학을 선택하게 됐다.

▲ 좌절 딛고 더 열심히 자식교육에 헌신하신 부모님
삶의 큰 토대였던 방앗간을 잃었지만 부친께서는 좌절하지 않으셨다. 평생 근면·성실하셨던 아버지와 합리적이고 근면하셨던 어머니는 두부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잠실에서 누에도 키우시며 살림 꾸리셨고 텃밭에 작약이며 당귀 등 한약재를 심어 팔아 학비를 마련, 슬하의 7남매를 모두 광주로 유학을 보내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치도록 뒷바라지 하셨다.

당시 동네 어르신들의 자랑거리는 어느 집안 딸이나 아들이 도시로 나가 번 돈으로 논밭을 샀다거나 송아지를 샀다거나 방 보일러를 놨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열어 주셨고 모든 것을 교육에 투자하셨다.

그러한 부모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고자 사법고시를 합격한 바로 다음 해에 고향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께 집을 새로 지어드렸다. 자식들을 위해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희생하고 헌신하신 부모님을 떠올리면 아직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뜨거워진다.

▲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한시(―時)도 잊은 적 없다
변호사로서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공익적 사명감을 잊은 적이 없다.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아 활동할 때 변호사들의 권익만을 위한 단체가 아닌 지역사회 속 인권단체로 활동해야 함을 강조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50만원이나 100만원에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소액사건 지원 변호사제도 운영, 개인회생, 파산지원,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법률지원단제도, 사회적 약자 층인 노인과 다문화 가족을 위한 법률지원제, 국선변호인제도 운영 등을 해 왔다. 변호사의 문턱을 낮춰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법률지원과 상담활동 전개 등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변호사 봉사단’ 조직 운영
지역의 소외계층과 환경보호를 위한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직접 ‘변호사 봉사단’을 꾸려 장애우들과 무등산 산행도 하고 보훈가정의 자녀들에게 장학금 지급, 광주 하천의 쓰레기 줍기 등 매월 1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의사회나 한의사회 등 다른 봉사단체와 연합해 도서벽지에 무료의료봉사와 무료법률상담 등을 확대 진행하고 있다.

▲ 중소기업 법률문제 해결에 적극 활동
우리 지역의 중소기업은 타지역에 비해 중소기업의 수가 적은데다가 법률서비스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여 제대로 된 법률서비스를 못 받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평동공단 등 각 공업단지와 MOU를 체결해 1기업 1변호사 고문계약을 체결하도록 추진하고 노사문제 및 임금문제와 물품대금 등의 법률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 예방법학 도입
오래전부터 예방법학을 강조해 왔다. 의료에 예방의학이라는 것이 있듯 법학분야에서도 예방법학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계약단계에서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계약서를 작성하고, 건강검진을 받듯이 MOU를 체결해 법률 전문가의 서비스를 받으면 당사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적인 분쟁을 미리 방지하는 효과가 있고 변호사도 계약서 작성단계에서부터 관여하므로 일감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긍정효과를 거두게 된다.
앞으로 소송중심의 법률문화를 개선하고 계약중심의 법률문화로 바꿔가야 한다. 그것이 선진국형 법률문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 故 홍남순 변호사 흉상 제작 및 인권상 제정
화순출신이자 인권옹호와 법치주의 실현에 헌신한 홍남순 변호사를 기리기 위해 광주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할 당시, 모금활동을 주도적으로 벌여 흉상을 제작했다. 동으로 만들어진 흉상은 현재 광주변호사회관 1층에 설치돼 있다. 또한 ‘홍남순 인권상’을 제정했으며 2020년부터 수여될 것이다.

▲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무기 ‘정직’, 성실과 겸손이 최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는 ‘정직’이다. 내가 정직하면 내 마음이 편할 뿐 아니라 남들에게도 떳떳할 수 있다. 정직한 사람은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여유 있게 웃으면서 기다릴 수 있다. 변호사에겐 ‘성실’과 ‘겸손’이 최고의 덕목이다. 의뢰인에게 성실하고 겸손하게 대하면, 설사 재판결과가 다소 불만족스러워도 서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변호사로서 자긍심을 갖고, 일에 있어서는 성실하게, 사람을 대할 때는 겸손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정직이라는 무기를 들고 성실과 겸손으로 살아온 최병근 변호사는 법조계에서는 대‧내외적으로 이미 명망을 얻었고 지역민에게도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프로필
□ 학 력
이서북초등학교
화순신농중학교
광주대동고등학교
전남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전남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수료(행정법)

□ 주요경력
화순 YMCA 이사장 역임.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역임.
광주mbc 방송 시청자위원회 위원 역임.
전라남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 역임.
사단법인 광주광역시 자원봉사센타 감사역임.
광주광역시 토지수용위원회 위원 역임.
광주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회 위원 역임
광주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역임.
광주광역시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역임.
광주지방경찰청 보안협력위원회 위원 역임.
광주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 역임.
현)광주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현)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현) 광주광역시, 한국전력공사 각 고문변호사

최병근 변호사 : 010-3643-8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