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의 존재이유는 질 좋은 삶이 되도록 기여하는 것이라고 피력하는 주홍준 소장

봄의 길목에서 쌩~ 하니 꽃샘추위가 잠깐 까탈을 부렸던 지난 주, 인터뷰 차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를 찾았다.

화순읍에 위치한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이하 동부사무소) 사무실에 들어서자 먼저 김관주 계장과 손영조 과장이 반갑게 맞이한다.

▶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주홍준 소장을 마주한 순간,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 논어(論語)의 한 구절이 뇌리에 스쳤다. 주홍준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 소장의(이하 주홍준 소장) 어진 미소가 큰 산 무등산을 닮아서였을까? 어머니 같은 산이라 일컫는 무등산의 온화한 품을 주홍준 소장에게 느껴져서인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주홍준 소장은 올해 1월 21일, 이곳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의 5대 소장으로 부임해 왔다.
주홍준 소장에게 화순和順은 조화롭게 순리대로 산다는 한자漢字 의미 그대로 편안한 곳이다.

전 근무지가 설악산 생태탐방원이었고 지금은 전라도 화순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주홍준 소장은 서울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다. 물리적 거리가 있는 데다 주말에 더 일이 많다보니 가족들과 만나는 횟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이다.

주홍준 소장은 산을 너무 좋아한데다 산과 관련된 일을 즐기다 보니 주말에도 가족들과 함께하기보다는 일에 더욱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 왔다. 국립공원이라는 특성상 평일보다 탐방객이 많아지는 주말에 안전관리가 더욱 필요하다. 또한 탐방객들을 위한 해설도 중요하므로 주홍준 소장을 비롯해서 모든 직원들이 주말이면 더 분주하게 움직인다.

주말까지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일에 대한 부담과 고충을 토로할 법한데 오히려 주홍준 소장과 동부사무소 직원들은 미래세대에게 넘겨 줄 보호구역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음을 전한다.

▶ 수평적 리더십(leadership)

21세기 트랜드(trend)에 맞는 수평적 리더십을 주홍준 소장에게서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직장 내 분위기를 최대한 편안하게 함과 동시에 직원들이 역량을 키우도록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주홍준 소장은 “4차 혁명시대의 인재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업무와 관련된 워크숍, 학회, 세미나, 교육 등이 있으면 눈치 안 보고 가게 한다. 역량강화를 위해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면 나머지 일처리는 다른 직원들이 N분의 1로 기꺼이 나누어 처리하고 있다.”고 직원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 씀과 동부사무소 직원들의 끈끈한 동료愛까지 곁들여 전했다.

▶국립공원 경영에 대한 주홍준 소장의 소명의식

주홍준 소장은 “이상 기후 등의 영향으로 자연의 생태적 변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자료는 데이터화 되어 계속 누적되고 있다. 공원관리 덕목 중 하나가 이러한 자료를 잘 축적한 후 데이터화 하는 것이다. 전대(前代)의 데이터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축적해 놓은 자료는 차세대 후배들이 일해 나가는 데 필요한 빅 데이터가 될 것이다. 단기적 성과보다는10~20년 바라보고 공원관리의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이야말로 ‘한 알의 밀알을 뿌리는 일이다.”며 경영자로서의 소명의식을 밝혔다.

▶ 지역민과의 협업이 상생하는 길

무등산국립공원을 보존하고 보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지역민과 소통하여 공감대를 형성, 협력하고 상생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동부사무소는 지역민에게 무엇이든 활짝 열려 있다.

동부사무소는 지역민과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는 일환으로 무등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이서면 도원마을을 명품마을로 지정, 기관과 마을이 협업하여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고 있다.

▶ 화순의 자부심 무등산

주홍준 소장은 부임 후 지금까지 매번 격주로 무등산에 오른다. 현장 점검과 탐방객 모니터링 위해서 매 회 7~8km를 걷고 있다. 주홍준 소장의 바람은 우리 화순군민들이 화순 무등산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광주·전남의 진산(鎭山)이자 호남정맥의 중심 산줄기로 2013년 3월, 우리나라의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 면적은 75.425㎢이다. 해발 1,187m의 무등산은 ‘비할 데 없이 높고 큰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고귀한 산’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등산의 대표적인 주상절리 중 하나가 입석대이다. 입석대는 화순군 이서면 일원에 있는 용암층으로 이뤄졌는데 천연기념물 제465호이다. 이렇듯 큰 산의 품위와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주상절리를 소유하고 있는 화순이, 무등산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보다는 화순군민 대부분이 광주시의 땅으로만 알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전한다.

▶ 질 좋은 삶이 되도록 기여하는 게 국립공원의 존재 이유

주홍준 소장에게 ‘산’은 관리 대상인 아닌 사람과 자연인 산이 더불어 상생해야 하는 공생관계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파트너이자 소통을 통해서 서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는 것이다. 국립공원공단의 경영이념 중 하나인 ‘자연주권’과 ‘소통공감’에 이러한 철학이 잘 담겨져 있다.

주홍준 소장은 “자연생태의 보고(寶庫)를 잘 보존하고 보전해서 미래세대에게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미래에서 빌려 온 가치로 미래세대가 지속가능한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지금 최선을 다해 보존하고 보전해야 한다. 궁극에는 지역민과 전 국민들에게 삶의 가치를 높이도록 생태계서비스를 제공, 질 좋은 삶이 되도록 기여하는 게 국립공원의 존재 이유다.”라고 피력한다.

▶ 큰 산과 숲이 주는 보이지 않는 선물 “치유”

큰 산과 숲이 사람들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 중 하나가 치유의 기능이라고 보는 주홍준 소장은 “화순은 화순전남대병원, 의과대학, 백신산단 등이 있어 의약벨트 쪽으로 활성화 되어 글로벌한 지역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의료적 치료와 국립공원의 치유적 가치가 접목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으면 하는 게 주홍준 소장의 또 하나의 바람이다. 힐링(healing)의 가치로서 최고인 무등산 국립공원, 어머니처럼 편안한 큰 산이다. 화순군에서 추구하는 지역 이미지와 무등산국립공원공단의 정책 방향이 유사하기에 잘 연계만 된다고 시너지 효과가 배가(倍加)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한다.

▶ 화순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

‘국립공원관리공단’이라는 명칭은 규제적, 소극적 의미인 '관리'를 삭제함으로써 보전, 관리가 균형을 이루는 국립공원을 추구하기 위해 올 1월 17일부터 국립공원공단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우리나라에는 22개 국립공원공단이 있는데 무등산은 21번째로 지정 됐다. 탐방로 26개, 화순, 담양까지 총길이 65.6km이다.

동부사무소의 2019년도 목표는 “생태계 가치를 높이는 자연자원 관리, 국민이 행복한 탐방복지 실현, 안전한 국립공원 구현, 지역사회와 상생 협력을 통한 사회 가치 실현이다.
사무소 사업계획은 훼손된 국립공원 핵심지역(폐목장) 복원, 정상부 경관복원, 자원봉사 활성화 등 공원자원보전 및 보호사업과 고품격 탐방서비스 제공, 탐방시설인프라 구축 및 편의시설 개선, 현장중심 산불예방 강화, 재안안전 대응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홍준 소장은 “우리 동부사무소는 크게는 국립공원공단의 경영이념을 실현하는 것이며, 작게는 지역공공기관으로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한 축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동부사무소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입석대 봄 풍경

주홍준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장 010-3136-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