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목)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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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체국 사랑방인 우체국 한켠 소파에는 어르신들이 몇 분 앉으셔서 담소를 나누시면서 이렇게 말씀 하신다. 몹시 만족하고 행복한 표정들이시다.
“늦게나마 우체국장과 만났지만 제일 어려운 일은 국장이 앞장서서 궂은일 마다않고 해준다.”
“사무장이 국장님 부인인데 방문객들 모두에게 차를 대접하며 따뜻하게 대해준다”
“우체국에 마을의 노인들이 하루에 한 번은 다 다녀간다. 그러니 정보교환 장소가 된다. 특히 자랑할 일은 효친경로에 대한 윤리관이 특별하다. 노인들은 모두 기계치인데 집에 컴퓨터나 휴대폰이 고장 나면 우체국장이 솔선수범해서 모두 수리해준다.”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도 많은데 우체국에 먼저 들를 정도로 정겨운 장소다. 또 우체국 배경으로 사진촬영도 하는 포토 존이기도 하다.”.....
여러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자랑·칭찬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기자는 노트하기에 바쁘다. 위에 적은 글은 창랑리에 사시는 서양배(85세), 안심리 허병오(93세), 용강리 이선재(65세), 야사리 하 균(84세), 도원리 송문재(77세), 야사리 김연순(86세) 어르신들의 말씀들이다.
재미있는 건 김연순 어르신은 연세를 여쭙자 “겁나게 많이 먹었어라우~” 하시면서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이었는데..결국은 86세 라고 수줍은 듯 말씀하셨다.
■이서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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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이서우체국은 1962년에 개국하였다. 동복댐 수몰로 화순군 이서면 백아로 3124번지 현재의 위치로 이전, 1995년 최병하 우체국장(이하 최 우체국장)이 부임하였다. 올해로 23년째 이서우체국장을 재임하고 있는 최 우체국장은 담양 창평이 고향이지만 화순에서 가장 오래 우체국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이서우체국은 단순한 우편 서비스와 금융 서비스의 제공을 떠나 지역주민들의 농산물이 외지로 나가는 첫 번째 창구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주민의 소득이 최초로 발생되는 창구역할을 하는 곳이다. 봄·가을에는 누에, 가을에는 쌀, 김장철에는 김장김치 등 부모들이 외지에 있는 자녀들에게 가족과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하는 농산물들을 보내면 외지 가족들은 고향의 부모에게 고마움의 답례로 송금을 해오는 ‘가족 간의 정’이 교차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최병하 화순 이서우체국장
“저는 우체국장으로서 지역 어르신들 잘 모시고 복지에도 관심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의 기관단체들과도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는 농촌의 어르신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기관장들과도 소통을 잘하겠습니다.”
소탈하고 시원스런 최 국장의 우체국장으로서의 첫 마디는 왜 소파의 어르신들이 최 국장을 그렇게 평가(?) 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저는 우체국을 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장소로서가 아니라 지역민들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들러 모여앉아 한담(閑談)을 나누고 동네 이야기도 하면서 ‘情’도 쌓는 어떤 meeting-point(만남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우리 젊은 시절에 우체국 앞을 ‘우(郵)다방’이라 했잖아요.”라면서 최 우체국장은 우체국이 사람들이 자기 집처럼 가족같이 여기며 찾아오는 그런 장소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서우체국을 나서면서 문득 20여 년 전 이던가…만남조차 헤어짐조차 기억이 아련하지만 얼굴과 목소리, 나누었던 대화만은 가슴속에 종종 마음 시리게 떠오르는 그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역시 이서우체국은 이서 어르신들에게 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온, 사느라 메말라진 사람의 심장에 다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행복제조소((製造所)’인가 보다.
이서우체국: 061.372.9003
최병하 우체국장: 010.67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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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