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화순야학 어르신들! 반갑습니다!

사람이 늙지 않은 비결 중 하나는 ‘죽는 날 까지 知적인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라 한다.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정. 이것은 사고(思考)의 능력을 지닌 인간만이 부여받은 정신적 기능(?)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자신이 특별하게 지니고 있는 이 우월한 혜택을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순 서라아파트에 거주하는 정단여(鄭端女) 어르신은 어린 시절 초등교육과정을 마치고 가정 사정으로 한글보다 천자문(千字文)을 집에서 독학(獨學)으로 공부해야 했던 안타까움을 가슴속에 아프게 새기면서 주어진 삶에 순응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배움에 대한 갈증이 언제나 잠재적으로 남아있던 정 어르신은, 자녀들이 성장하고 어느 정도 자신이 자유로워 졌을 때, ‘학교 밖 배움터’인 ‘화순야학’에서 만학(晩學)의 꿈을 펼치게 되었고 이제는 고급과정을 밟고 있다.

가난이 부끄러움이 아닌 듯, 배움에 대한 열정은 연령 고하(高下)를 떠나 아름다운 용기다.

■정단여(鄭端女) 어르신

올해 68세인 정단여 어르신은 화순에서 보기 드문 패셔니스타(fashionista)이시다.
그런 만큼 말씀 하시는 모습도 진솔하시다.

고흥(高興)이 고향인 정 어르신은 2남 2녀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광주에서 거주하다가 10년 전에 화순으로 정착했다.

“아이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공부하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 이루지 못했던 향학의 꿈이 마음속에서 타올라 광주 무등중학교에 입학했는데 일주일에 3일씩 등교 하다 보니 보수적인 남편이 못마땅해 했어요. 그래서 화순교육청에 문의했더니 ‘화순야학을 소개해 주었고 작년 7월 입학하여 중급 검정고시과정을 합격하고 지금은 고등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라면서 영어는 작은 아들이 10여 년 전부터 가르쳐 주어 길거리 간판쯤은 읽을 정도 인데 꾸준히 공부하지 않아 단어는 아직 서툴다면서 수줍게 말씀 하신다.

또한 천자문을 공부하다보니 한자(漢子)역시 한글보다 자신 있게 잘했는데, 언어란 반복 학습을 요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공부에만 매달릴 수 없는 자신의 형편이라 여의치 않아 아쉬웠다고.

그러면 이쯤에서 ‘화순야학’에 대해 잠시 소개해 본다.

■화순야학

화순야학의 역사는 1968년 화순 이양에서 시작되어 시대의 격변과 맞물려 우여곡절 끝에 1982년에 광주로 이전했으며 지금은 광주 희망야학에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무와숲학교 설립자이자 희망야학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김지유 대표는 화순야학의 전통을 되찾아 이어가고자 하는 소신과 화순군민 중에서도 못 배워서 받는 차별과 한을 가진 분들이 있을 거라고 여겨 그러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야학을 창립하게 되었다.

화순야학 나무와숲학교에서는 초등학교 과정, 중학교 과정, 고등학교 과정, 한국국적취득반, 영어기초반, 한글초·중급반 등 총 7개 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초·중고 과정의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도록 검정고시 대비 학습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학습 이외의 학교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봄․가을 소풍, 운동회, 체험학습, 학예회 등의 학사운영도 병행하고 있다.

나무와숲학교의 입학조건은 성별, 국적, 나이 제한이 없다. 배움에 뜻이 있는 분들이면 누구나 학생이 될 수 있다. 수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씩 운영된다.

배움에 대한 목마름을 풀고자 하는 분들의 용기 있는 문의와 방문을 환영한다. 또한 야학의 뜻을 숭고하게 이해하는 군민들의 따뜻한 응원과 후원, 자원봉사를 기다리고 있다.

* 위 치 : 전남 화순군·읍 중앙로 65번지 4층 (화순교로터리 광전공인중개사 4층)
* 연락처 : 061-373-2004 / 010-2965-9436


■어르신이 말하는 학교생활의 즐거움과 꿈

“소풍가고 학예회도 하는 게 재미있어요. 그리고 선생님들이 강요하지 않고 슬기롭게 강의를 하셔서 배울 게 많습니다. 그리고 저는 손자가 7명인데 손자들이 전화를 하면 ‘할머니 지금 뭐 하세요’하고 질문할 때가 많습니다. ‘할머니 공부하고 있다‘ 그러면 ”아 그래요? 열심히 하세요! 할머니 멋져요~’ 라고 대답하는 손자들을 보면서 할머니로서 아직 배움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게 본보기기가 되는 거 같아 마음이 뿌듯해요.”라고 말씀 하시는 정 어르신의 표정에는 진정으로 행복한 표정이 담겨 있다.

정 어르신은 내년 4월이면 시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졸업시험을 치르게 된다.
합격 하게 되면 졸업을 하게 되는데, 정 어르신의 졸업 후의 꿈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 준 ‘화순야학’에 재능 기부‘를 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정 어르신은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는데
“공부하고 싶어도 자존심이나 다른 사람의 이목(耳目)때문에 망설이는 분들에게 전해 드리고 싶어요.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화순야학’의 문을 두드리세요. 지금은 예전과 시대가 달라 길이 있으니 공부하고 싶거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배우는 게 좋습니다. 배우면 앞길이 열립니다. 저도 조금만 일찍 시작했더라면 요양보호사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답니다.”라고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지유 선생님은 참으로 대단하고 훌륭한 분입니다. 다문화 가정 이이들을 직접 지도하고,,,꼭 칭찬해주고 싶어요.”라고 덧붙이신다.

노인들은 어린아이들과 닮은 부분들이 많다.
순수한 마음과 표정이....
그렇다!
‘만학(晩學)의 꿈은 아름다운 용기(勇氣)다!’

오늘 밤 화순야학에서 만난 정단여 어르신을 비롯한 모든 어르신들은 내가 세상에서 만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어르신들이다!

오늘의 주인공 정단여 어르신의 수업들으시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