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와 함께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됐어요! 화순군민신문 기자 hoahn01@hanmail.net

2017년 08월 10일(목) 10:17

"우리 아이와 함께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됐어요!" 전라남도 화순교육지원청 지정 마을학교 화순야학 <나무와 숲 학교>에 다니고 있는 로안 씨의 말이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로안은 올 3월부터 <나무와 숲 학교>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어가 아직은 유창하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주요 교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를 공부하면서 내년에 있을 초졸 검정고시를 대비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의 엄마이기도 한 로안 씨가 집에서도 텔레비전을 시청하기보다는 공부를 하는 시간이 많으니 집안 분위기가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도 엄마를 따라 공부하게 되었다. 로안 씨는 이 점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참 만족스런 부분이라고 한다. 야학에서 배운 내용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는데 아이의 성적이 지난 학기보다 이번 학기에 많이 올랐다고 뿌듯해 한다.

이는 <나무와 숲 학교>의 역할이 한 개인의 학습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관계를 돈독하게 해 주며, 자녀의 학교생활에 간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나아가 안정적인 사회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로안 씨 외에도 다문화가정 여성들, 외국인 노동자, 초중고 졸업장을 취득하고자 하는 장년층,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군민들이 공부하고 있는 화순야학 <나무와 숲 학교>는 올해 3월에 개교하였다.

화순야학의 역사는 1968년 화순 이양에서 시작되었다. 시대의 격변과 맞물려 우여곡절 끝에 1982년에 광주로 이전했으며 지금은 광주 희망야학에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무와숲학교 설립자이자 희망야학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김지유 교장은 화순야학의 전통을 되찾아 이어가고자 하는 소신과 화순군민 중에서도 못 배워서 받는 차별과 한을 가진 분들이 있을 거라고 여겨 그러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야학을 창립하게 되었다.

현대사의 아픔과 굴곡에 의해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어서 한으로 맺힌 어르신들이 있다. 생업에 뛰어들어야 하는 어두운 현실 때문에, 몸이 아프거나 여러 사정 때문에 배움의 때를 놓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할 수 없었던 분들도 있다. 국제결혼을 통해 외국에서 들어온 다문화 가정의 여성들, 외국인 노동자들도 한국 국적 취득과 학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 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학교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졸업장을 가슴에 안아보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야학의 존재 이유이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들 또한 학교 밖 배움터인 야학에서 공부하며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다.
반편성은 초등학교 과정, 중학교 과정, 고등학교 과정의 3개 반과 한글 기초반, 영어기초반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연 2회 있는 검정고시를 준비하여 응시함으로써 초중고 각 과정의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도록 검정고시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동안 생업이 끝난 시간인 저녁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오십여 명의 학생들이 등록하였으며 매일 이삼십 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주경야독을 하고 있다.

학습뿐 아니라 야학에서는 소풍, 운동회, 견학, 체험학습 등이 학사일정에 들어간다. 그래서 학교생활에서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하여 기쁨을 더하고 있다. 이런 행사 때는 학생과 학생 간, 교사와 학생 간 인간적 유대와 친교를 맺을 수 있는 귀한 소통의 장이 된다.

화순야학 <나무와숲학교>에서는 어둠속을 걷는 분들에게 불을 밝혀줄 교사모집과 자원봉사자 모집도 하고 있다. 지원 자격은 대학생 및 대졸자 이상, 야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을 모집하고 있다. 또한 물심양면 후원해 주실 후원자 모집도 절실하다.

야학에 배우고자 하는 분들의 용기 있는 문의와 방문이 이어지길 바란다. 또한 후원하고자 하는 분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환영한다.


정혜인 교육장은 “마을학교 지정 운영은 마을의 교육자원을 활용해 학교 교육과정을 풍성하게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며, 학교 밖 아이들과 배움의 시기를 놓친 분, 새롭게 우리 나라를 배워가는 분들을 위해 학교와 마을이 함께 돌봄과 배움을 위해 협력하는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走馬加鞭(주마가편)’의 마음으로 마을학교의 활성화에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지역사회에도 많은 지원과 격려를 당부했다.

마을학교 : 061)372-1187 또는 010-9481-2764(나무와 숲 학교)
위 치 : 전남 화순군·읍 중앙로 65번지 4층 (화순교로터리 광전공인중개사 4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