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마 타고 시집 온 유기향 화백의 '시집 가는 날'

화순 광덕리(廣德里)에 위치한 부영2차 아파트에 가면 少女 같은 마음을 지닌 죽전 유기향 화백이 사신다.

기자가 화백의 자택을 찾았을 때 화백은 기자를 위해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화백의 간이 작업실이기도 한 거실의 이젤 위에는 ‘꽃가마타고 시집가는 날’의 풍광을 담은 그림이 얹혀 있었고, 비어진 공간 곳곳에 우리나라 옛 풍습을 그린 화백의 작품들이 격식을 갖추지 않은 채 전시되어 있었다.

“풍속화를 즐겨 그리시나 보아요?” 기자의 질문에 “아니요. 화풍(畫風)은 가리지 않고 그리는데 요즘은 풍속화에 관심이 많이 가요. 나이가 들어가니까 유년시절 추억을 자꾸 떠올리게 됩니다. 저도 꽃가마타고 시집왔지요.”라고 답하시는 유 화백의 모습과 목소리에서 문득 연분홍빛 열여섯 새색시 같은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친정(親庭)이 있는 대구(大邱)에서 시댁인 진도(珍島)로 시집왔다는 유 화백은 목사(牧師)였던 남편 김기수(金奇洙) 기독교장로회 전남⦁광주 원로목사회장의 목회지(牧會地)를 따라 다니다가 26년 전부터 화순에 거주하게 되었다 한다.

∎‘그림’과 ‘서예’는 참으로 유익한 취미활동

“그림과 서예로 노후를 아름답게 보내세요^^”라고 적극 권장 하는 유기향 화백

1936년생인 유 화백은 ‘그림과 ’서예‘는 고령자들에게 참으로 유익한 취미활동이라며 적극 권장한다고 한다.

유 화백은 그림뿐만 아니고 서예도 하는데 (서예가로서의 유 화백 號는 형설螢雪), 유 화백이 이 길로 들어 선 것은 ‘남편이 은퇴하면 달동네에 들어가서 직장에 다니는 부모를 둔 아이들을 위해 그림과 서예를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상록수’의 女 주인공 ‘채영신 선생’이 되고픈 소망의 발로(發露)에서였다.

원래부터 소질이 있었는지 늦은 나이인 2002년부터 시작을 했는데 유 화백은 실력을 인정받으며 국전(國展)에 출품하여 입선하고 유수의 각종 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유 화백은 달동네 선생으로서의 자질과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꿈을 이루지 못하고 취미로 작품 활동만 하고 있다.

∎“국전에 출품하여 입선하였을 때 가장 행복했어요!”

유 화백은 그림 그리고, 사람 만나고 경치 좋은 곳 구경할 때가 행복하다는 무척이나 평범한 마음을 지닌 어르신이다. 그러는 일상(日常)에서 영감(靈感)을 얻는다니 유 화백은 천생(天生)그림쟁이 임에 틀림이 없는 거 같다.

매사에 감사하며 사는 생활이라 행복한 나날이지만 삶을 되돌아 볼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국전(國展)에 출품하여 입선하였을 때’라고 유 화백은 수줍게 말한다.

그렇다. 자신의 작품이 인정받을 때의 기쁨이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어떤 가치보다도 소중한 희열...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글씨 쓰고 그림 그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거라는 유 화백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혹여 소일거리가 마땅치 않아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림과 서예로 노후를 아름답게 보내세요^^”라고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 있게 조언을 한다.

유 화백의 그림인생 15년을 사진으로 살펴보며 건안을 빈다.

죽전 유기향 화백 프로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대한민국 서예전람회 입선
-부산⦁울산⦁경상도 최고 서화미술대전 대상 및 초대작가
-한국서예협회 회원
-한국미협 회원
-화순예술인협회 회원

유 화백 그림인생 15년이 담긴 흔적들

화목한 유화백 가족 사진

유기향 화백: 010.2629.3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