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선 관장

“‘册’은 ‘사람의 손에 달려 있을 때 生命’이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떠나오는 기자를 배웅하며 정 관장이 해 준 말이다.
인터뷰 내내 화순공공도서관장으로서의 면모를 정확하게 보여주던 정 관장다운 인사라 생각했다.

신임 관장으로서 추상적이거나 전시적인 계획은 철저하게 배제 하면서 “새로운 성과보다는 前任者들이 남겨놓은 업무를 임기동안 잘 마무리 하겠다.”라면서 전임자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을 치하하며 겸손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정찬선 화순공공도서관장을 만나본다.

▪화순공공도서관

지역 주민에게 도서와 시청각 자료 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문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화순공공도서관은 화순군민들 대상으로 독서 문화 행사와 평생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화순공공도서관은, 1972년 9월 1일 도서관 설립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었고, 1973년 4월 15일 화순군 새 생활 도서관으로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교리 99-2에 개관하였다. 1991년 화순공공도서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으며 2001년 전남도평생학습관으로 지정, 2002년부터 이동도서관을 운영했다. 2013년 10월, 전국도서관 운영평가 공공도서관부문 국무총리상, 2014년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한국도서관상을 수상했다.

▪정찬선 화순공공도서관장

광주가 고향인 정 관장은 광주대학교 도서관학과를 졸업하고 곡성교육문화회관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사무관으로 승진되던 2014년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 문헌정보과장으로 보직을 받아 2016년 12월 31일까지 근무하고 2017년 1월 화순공공도서관장으로 부임했다.

“2017년 화순공공도서관이 학교 도서관 지원센터로 지정되어 교육청에 근무하던 순회사서(巡廻司書)가 도서관으로 배치되어 학교 도서관을 활용한 독서‧토론 교육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初‧中 학생의 독서력 신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라면서 순회사서가 공공도서관 사서와 함께 학교도서관 활성화의 일환으로 도서관 전체관리와, 장서정리 등에 대해 학교 담당교사에게 지도‧조언하고 있다고 한다.

정 관장은 임기 2년 동안, 그동안 실적이 매우 우수한 도서관으로 정평(定評)이 난, 화순공공도서관이 공공도서관으로서의 고유(固有)업무인 ‘지역민을 위한 지식 정보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독서생활화로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관장(館長)이기 이전에 도서관학(圖書館學)을 전공한, 책(冊)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初心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자신의 의지를 밝힌다.

▪문해교육(文解敎育)에 대한 철학(哲學)과 청사진(靑寫眞)

정 관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신비한 도서관의 문턱을 넘어가도록 설득하는 순간 우리는 아이들의 삶을 훨씬 나은 방향을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한 미국 임기 2년 동안 제 44대 오바마( Barack Obama)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책’과 ‘책’이 비치(備置)되어 있는 도서관이, 인간에게 절대 필수(必須)적인 공간(空間)일 수밖에 없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한다.

“문해교육(文解敎育)은 가장 훌륭하고 성공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 관장은 문해교육이 시작은 어려웠다고 말한다.

문맹(文盲)임을 부끄러워하는 지역민들이 수강(受講)을 꺼려하던 문해교육이 10 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호응도가 높다’ 면서, 그 결과 문해교육은 처음에는 ‘한글 깨우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학력인증(學歷認證)까지 더해지면서 공공도서관이 펼친 사업 중 가장 보람찬 일 중 하나라면서 상기(上氣)된 표정으로 역설한다.

“시내버스 번호를 물어보지 않고 탓다우~”, “택배 보내는데 내가 주소를 첨으로 썼당께.”, “아들에게 편지를 썼는데 우리 아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하네” 등 등...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연을 들으면 그저 왜 좀 더 일찍 시행하지 못했던가 하는 아쉬움도 들고, 한편으론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낀다고 정 관장은 술회(述懷)한다.

또한, 문해교육 효과는 강의가 끝난 후 어르신 또래들끼리 옛 추억에 대한 담소를 나누면서 경로당에서 갖지 못하는 여가생활을 누리는 것은 부가(附加)가치로 계산할 수 없다고 한다.
흔히 도서관과 책을 찬양하는 사람을 연관하면 ‘고답적(高踏的)인 현학자(衒學者)’를 연상하기 쉽다.

하지만 정 관장은 ‘책을 사랑하고 책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지역민들에게 기꺼이 가교(架橋)역할’하려는 ‘전문가(專門家)’로서의 진정한 면모가 엿보인다.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

정 관장은 이미 화순에 친밀함이 있다.
2000년도 7월부터 2003년도 6월까지 화순에 근무한 적이 있는 정 관장은, 당시 ‘동아리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16년이 지난 지금 다시 와 보니 지금까지 꾸준히 지속해오면서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 그 자체였다고.

▪화순공공도서관 2017년 업무계획

한정된 예산으로 학생들과 주민들을 위해 공모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화순공공도서관은 올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문화체육관광부의 ‘다문화 서비스’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화순공공도서관의 입지를 다지는 한 해 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 관장은 “화순공공도서관은 도서관을 찾기 어려운 지역민들을 위한 이동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평생교육을 지향하는 차원에서 군부대, 요양시설, 지역아동센터 등 찾아가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에 있습니다.‘라면서 ”2015년 첫 시행한 ’인문 고전 강독‘이 지역민의 크나큰 호응 속에 2015년 논어(論語), 2016년 사기(史記)에 이어 올해는 장자(莊子)를 상반기 10회, 하반기 10회 총20회에 걸쳐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합니다.“라면서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정 관장은 18세기 사람인데도 자유로운 성을 표방하며 살아 오늘날에도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우리에게는 ‘카사노바’로 더 익숙한 자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 데 세인갈트(Giacomo Girolamo Casanova de Seingalt)가 남긴 말을 기자에게 전해준다.
“나는 생애 마지막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안다. 그곳은 오직도서관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는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실제 카사노바는 모험가이자 작가이고, 시인이면서 소설가였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성직자, 바이올린 연주자, 병사, 도서관 사서, 번역가, 스파이, 철학자, 도박꾼, 복권의 창안자, 연금술사 등등 자유분방하게 살아왔던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인생의 가치는 ‘책’이 있는 도서관이었다.

“‘册’은 ‘사람의 손에 달려 있을 때 生命’이 있다.”는 정찬선 화순공공도서관장.
그의 바램처럼 화순공공도서관 2년 임기동안, 전임자들이 남겨놓고 간 과제(?)들을 잘 마무리 하고 화순공공도서관이 지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知性의 샘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화순공공도서관:061.37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