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석 앞에 선 박진수 이장

1647(정해년, 丁亥年)년 정월 하순에 화순현감으로 부임하여 선정을 베풀던 홍기천(洪沂川)이 그 해 여름 큰 가뭄으로 도도처처에 한해(旱害)가 심해 고을이 화택강산(火宅江山)이 되는 걸 보고 기우제(현 화순읍 정수장 자리에 기우제단이 있었다 한다.)를 지냈다. 그러자 능주지방에서 검은구름이 일어나 온 천지가 어두워지며 소낙비가 내렸다한다. 이 후 풍년이 들었고 백성들이 홍기천 현감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불렀다는 ‘엄동설한 다 지내고 삼원춘풍 봄이 왔네. 우리원님 오시면 천리가 봄빛이요. 우리원님 가시면 봄도 따라 갈지로다.’노래 가 전해져 내려오는 교촌마을 교리 1구.

밝은 생활과 봉사정신을 겸손하고 고운마음으로 함께 실천해나가자는 주민 수칙으로, 오늘도, 조용하게 평화로운 마을을 일구어가고 있는 자연부락 교리(校里) 1구는 화순군의 관문(關門)이다.

교리(校里)의 지명은 교촌(校村)마을의 지명을 취하여 명명하였다. 교촌마을의 뜻은 조선초 1433년에 건립된 화순향교가 있어 향교촌이라 부르던 것이 후에 축약되어 교촌, 교동 등으로 부르게 되었다.

∎박진수(朴鎭壽) 교리 1구 이장

우체국에 오랜기간 근무하고 한국통신에서 정년퇴임을 한 박 이장은 동복면 태생으로 25여 년전 교리로 이주해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도심에 속해있으면서도 조용한 교리마을을 제2의고향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 박 이장은 교리에 거주하는 주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화순군의 초임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표지석이 없어 ‘교리’의 위치를 묻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박진수 이장은, 2014년 화순교리 이장으로 선출 되면서 “나의 임기동안 마을 표지석을 세우겠다.”는 결심을 지난 10월16일 실천했다.

∎“마을이장으로서 하고싶었던 일을 한 것뿐입니다.”

올해로 2년차인 박 이장은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된다. 다음달 10일이면 차기 이장선거가 있는데 박 이장은 자신의 임기동안 결심했던, 꼭 하고 싶었던 마을표지석을 세운 것이다. 마음먹기는 쉬워도 실천은 어려운 요즘 시대에, 그것도 사비를 들여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표지석을 세운 박 이장의 결단력은 창송받아 마땅하다.

언론노출을 꺼려했던 박 이장을 어렵게 찾아간 기자에게 그는 “마을이장으로서 하고싶었던 일을 한 것뿐입니다.”라면서 “처음으로 이장직을 맡아했는데 사실 이장일을 수행하는 게 어렵습니다. 주민들의 민원이나 뜻이 잘 관철되면 괜찮은데 그렇지 못할 경우 이장으로서의 책임감과 한계를 느낍니다. 이장은 지역 주민에게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카톨릭 신자이기도 한 박 이장은 “화순성당 건립시 풍족하지 않은 형편에도 자그마한 성의 표시를 하기도 했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자신의 善意를 실천하는 분”이라고 주변사람들은 전한다.

마지막으로 마을이나 화순을위해 하고픈 말씀이 있느냐는 질문에 “마을이장을 하면서 느낀 점인데 지역화합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도 그러한 부분에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배려·이해·칭찬에 인색하지 않아야 아름답고 평화로운 사회가 된다고 느꼈습니다.”면서 언제나 명품화순 발전이 일조하는 이장이 되겠다고 답한다.

박진수 이장 010.6792.2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