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대회에 출품한 자신의 작품들 앞에 앉은 김 회장

전년도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 제23회 대회에서 전시경연 부문 대상을 수상한 화순향토음식연구회 김영란 회장을 만나기 위해 대리에 위치한 선생의 자택을 방문한 것은 초겨울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가는 늦은 오후 시간이었다.

열려진 대문으로 들어서자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아련한 추억 속의 유년시절 집 뜨락을 연상케하는 김 회장의 정원에서, 아직 일면식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제23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전시경연 부문 대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당연한 듯이 기자에게 다가왔다.

“성장하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젊은 후진들이 화순향토음식회에 들어와 신토불이 전통음식을 연구하여 자녀들에게도 실생활 속에서 섭취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거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수상 축하인사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하려는 기자에게 이렇게 첫마디를 열었다.

∎김 회장의 화순 파프리카 사랑

김영란 회장은 화순군 대표 특산물인 파프리카를 접목한 다양한 전통음식 26종을 선보여 이번 전시경연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화순의 특산물인 파프리카를 김 회장은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수상 선정 기준은 전통음식에 자신의 고장 특산물을 가미하고 상품성이 있어야 합니다. 다시말해 산업화할 수 있고 전통을 계승할 수 있는 요리를 요구하는 것이지요.”라고 말하며 “파프리카는 색상도 原色으로 다양하고 고와 요리를 완성했을 때 채색효과가 뛰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파프리카 고운색깔을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늘 고심하고 있어요. 또한 건조시켜 음식에 넣으면 액센트 컬러가 되어 보기에 아름답고 生 파프리카는 다양한 요리가 가능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말도 있듯이 김회장은 파프리카가 갖는 색감과 신선한 맛을 응용하여 음식의 풍미를 더하였다.

특히, 이번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작품은 ‘파프리카 오징어·떡 오림 병풍(屛風)’이라고 김회장은 설명한다.

16년째,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김 회장 자신이 요리를 출품하지 않을 때에도(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참가하기 때문) 매년 참가해오고 있는 김 회장은 다른사람들의 출품요리들을 항상 눈여겨 보면서 연구를 하고 있다고. 그러던 중 한국전통자수로 만든 병풍을 보면서 아직 누구도 출품하지 않은 ‘병풍음식’을 착안하게 된다.

이러한 김 회장의 발상은 몇 개월간 혼자만의 거듭되는 연구로 이어졌고, 이윽고 오징어와 떡을 다양한 꽃모양으로 오려서, 거기에 파프리카 즙을 彩色하여 한국전통자수의 병품처럼 작품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김영란 회장은 누구인가?

성악을 전공하여 50세가지 피아노학원을 운영했던 김 회장은 음악도였다.

하지만 오십세에 찾아든 병환으로 음악을 접고 화순향토음식연구회를 만나면서 전통요리에 대한 관심을 갖게되었다고. 이곳에서 김 회장은 사계절 반상음식을 배우고 전통음식, 궁중요리, 폐백, 이바지 음식, 농산물로 만든 과일 카빙(carving)을 배웠고, 이후 음식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거 느끼면서 16년 세월을 오로지 신토불이 전통음식 연구에 빠져 있다.

∎화순향토음식회장으로서의 김 회장

2002년도에 창립된 향토음식연구회는 화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육성, 지원하는 품목별연구회 단체로 26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화순군의 전통음식을 발굴․육성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힐링· 잔치음식· 발효식초· 효소 등의 음식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김 회장은 16년째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자신이 요리를 출품하지 않고 회원들이 출품할 때도 참가해오고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김 회장은 “이번 기회로 신토불이 전통음식에 관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화순향토음식연구회가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사진으로 김 회장의 제23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전시경연 부문 대상 수상한 작품들을 만나본다.

김회장의 수상력
-2008년 국제요리경연대회 대상 수상(문화부장관상)
-제15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농산물 조각 예술부문 우수상 수상(순천시장상)
-2009년, 2010년 국제요리경연대회 대상 수상(문화체육부장관상)
-제18회·제22회 남도음식문화 큰잔치 시·군 전시음식부문 최우수상 수상(도지사상)
-제23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전시경연 부문 대상 수상(도지사상)

남도음식문화큰잔치때 자신의 작품앞에 선 김회장, 김 회장이 특허를 낸 파프리카 육포(우측)

파프리카 오징어 떡 오림 병풍

파프리카 팥앙금, 파프리카 깨강정

파프리카 들깨강정, 파프리카 꽃매작과, 파프리카 쌀강정

자신의 집 정원에서 소녀처럼 웃는 김 회장

김영란 회장: 010.4626.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