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노(任炯魯)·공양덕 이장부부

올해도 어김없이 임형노·공양덕 부부에게 따스함을 나누는 계절이 돌아왔다.
시골에서 힘들게 농사지어 수확한 쌀20kg 40포대, 고구마 20kg 60포대를 선뜻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내어놓는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17년째 이 나눔을 거르지 않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부강해졌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는 배를 곯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일 한다는 것이 부끄러워 밤이면 몰래 면 창고에다 갖다 두고 오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모두들 알게 되더군요.”

밑바닥이 환하게 보이는 맑은 개울물이 잔잔한 물결을 이루며 졸졸졸 흐르는, 평화로운 동네 초방리 1구 비닐하우스 앞에서 만난 임 이장부부는 특유의 善한 미소를 지으며 말문을 연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모범을 보이면 다른 사람들도 나눔에 동참할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초방리 1구가 저의 태(胎)자리 입니다. 외지에서 살다가 고향에 돌아와서 농사를 짓다보니 이웃들이 보이더군요. 요즘 같이 살기 좋은 세상에 복지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밥을 굶는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픕니다.” 라면서 좀 더 풍족하게 나누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다.

임 이장부부의 선행은 널리 알려져 10월 31일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에서 진행하는 ‘생활 속 작은 영웅’에 선정, 영웅패를 받는다.

‘생활 속 작은 영웅’은 우리 주변, 생활 속에서 갈등 및 분쟁을 해결하고 통합과 화합에 앞장서온 사람으로서 통합, 정의, 신뢰, 나눔의 가치를 몸소 실천해 온 인물들을 추천받아 심사하여 선정하고 있다.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는 임 이장부부는 “이제는 자녀들도 모두 출가하고 우리 부부만 살고 있으니 마음 편하게 죽는 날까지 나눔 봉사를 지속할 것입니다. 복지사각지대에 사는 이들에게 희미하지만 한줄기 불빛이 되고 싶어요. 주는 기쁨이 우리마음을 더 행복하게 한답니다. 이양 초방리는 土質과 水質이 좋아 쌀 맛도 고구마 맛도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할 거예요. 나눔을 받은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취재를 마치는 기자에게 인사말을 전한다.

임 이장부부가 기탁한 쌀과 고구마는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이양면 관내 경로당, 독거노인, 장애인, 기초수급자들에게 전달된다.

이양면 초방리 입구에서 만난 고운 가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