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이용채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나를 사랑한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선
내가 물러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서면
그가 물러났다.

나에게서 물러선 그에게 다시 다가서면
그가 부담스러워 나를 피했고
내가 물러섰는데도 다가오는 이는
내가 피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아름다웠던 것을
내겐 늘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이보다
내가 곁에 있고 싶은 이가 필요했던 것을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지지 않고
나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만이 자꾸 만나지는
어이없는 삶.
그러기에 나는 언제나 섬일 수 밖에..

돌아보면 늘 섬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섬이 왜 우는지
아무도 몰랐고
섬이 왜 술잔을 자꾸 드는지
아무도 물어주지 않았다.
파도는 오늘도 절벽의 가슴에 부딪혀 온다.

돌아 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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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을 그대로 투영한 詩같다.
물론 시인과 나는 일면식도 없지만, 때로 시나 소설을 대사를 음미 하다보면 그렇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시 전체가 모두 구절구절 마음에 와 닿는데 특히,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지지 않고
나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만이 자꾸 만나지는
어이없는 삶.
그러기에 나는 언제나 섬일 수 밖에.. ’

이 구절이 지금의 나의 모습인 거 같아, 가슴에,,,, 상처처럼 아프게 남는다.


이용채

등단하지 않은 시인이다.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지은 책으로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나더러 인생을 어뚱하게 살라한다>, <내곁에 있어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천일간의 사랑 1.2.3>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