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민웅기 송계선원 원장

반칠환 시인은 그의 시 ‘한평생’에서,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하여 해질녘 죽는 하루살이나,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 칠십을 산 노인, 천년을 산 거북이의 삶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모두 한평생이다.’라고 생명이 있는 것들의 ‘한평생’에 대해 시로 노래했다.

무등산 자락 화순 이서 인계리 ‘송계선원’의 보리 민웅기원장은 2011년 발간한 그의 저서 ‘태극권과 노자’에서 ‘인간의 한평생은 한판의 춤을 추는 것’에 비유하면서 민원장 자신은 ‘태극권이 한판의 춤과 같다’라고 쓰고 있다.

오늘은 무등산 옥녀봉자락 시무지기폭포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길이 지나가는 곳에 자리한 송계선원에서 태극권(개인수련)과 명상프로그램, 노자 인문학강좌를 하고 있는 민웅기 원장을 만나 ‘태극권과 명상·인문학’에 대해 문답형태로 인터뷰를 진행해 본다.

∎민 원장과 일문일답

Q: 오르는 길은 험하지만 선원에 다다르니 무릉도원이 이런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에 자리하게 된 계기와 송계선원으로 명명하게 된 데 대해서 말씀 해주십시오.

A: 20년이 넘었네요, 산골에 들어온 지가. 무릉도원은 본래 도가적 이상향을 뜻하는 말이죠. 서양의 유토피아에 상응하는. 맞아요, 이곳이 무릉도원이라고 저는 늘 생각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모후산자락에 들어와서 살았다가, 제 자신의 인생행로를 전환하는 큰 계기를 만들어 간 게 아마 중국으로의 수련 기행이나 될 겁니다. 그러고나서 돌아와서는 이곳 무등산 언덕, 옥녀봉 아래에 깃들게 되었죠.
이곳으로부터 위쪽에, 그러니까 저기 보이는 산기슭에 ‘송계선원(松溪禪院)’이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신라시대의 일이겠지만요. 물레방아를 9개나 돌리는 선원이었다고 하니까, 꽤나 큰 규모가 아니었나 싶어요. 하여튼, 그 선원은 불교의 선방 개념의 선원이었겠지만, 저는 그 전통이 개인적으로 예사롭지 않은 인연이라고 생각했더랬죠. 그렇지요, 인연인 거죠
여기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생각하다가, 아, 바로 그거다, 생각하고 그 이름 그대로 이어받기로 맘먹었죠. 禪이 仙자로 바뀌었을 뿐, 아무 차이는 없습니다.

Q: 禪과 仙이 같나요? 역사적 맥락에서 본다면 다르지 않나요?

A: 하하하. 저는 선(善)과 선(仙)과 선(禪)을 다르게 보지 않습니다. 물론 역사적 문화적 줄기는 다르고 겉보기에는 추구하는 목적과 방법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으나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善은 유가적 지향이죠. 禪은 불가적 수행의 도정이고요, 그리고 仙은 도가의 이상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유불선이 둘이 아니죠. 궁극에 가서는 하나를 설하고 있고, 한길로 흐른다는 말입니다. 그런 걸 보편적 진리라고 말들 합니다. 굳이 기독교든 어느 종교든 아울러 말해도 구극에서는 시내와 골짜기가 강과 바다에서 만나듯이, 진리라고 하는 보편성으로 귀결되게 되어 있죠.
차별심을 극복하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에요. 자꾸 내것 니것 하며 다투지 말고요, 본래 내것도 네것도 없는 상태를 깨닫는 것, 바로 그 자리가 ‘선’의 자리인 거죠.

Q: ‘인간의 한평생은 한판의 춤을 추는 것’에 비유하면서 ‘태극권이 한판의 춤과 같다’라고 쓰신 원장님이 관조하는 인생과 태극권의 연관관계는 어떠한 것입니까?

A: 제 책 [태극권과 노자, 민웅기 저, 시와사람]에서도 언급을 했는데요. 별다른 뜻은 없고요, 태극권을 하다보면 장강대해처럼 유유히 흐르는 식과 세에서 인생의 한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생이란 마치 자연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가 있듯이, 태극권 투로에 기 승 전 결의 흐름이 있듯이, 유년기와 청년기와 장년기와 노년기가 있어서 하나의 싸이클을 이룬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까닭입니다.
그렇게 태극권의 일거일동을 우리 인생의 행로에 비유하고, 태극권을 수련하며 맛보는 ‘일미’를 ‘선’의 일미로 느끼는 이해방식이 아마 제가 시도했던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지요.

Q: 원장님의 저서 ‘태극권과 노자’에서 태극권을 노자로 풀이하는 방법을 일관되고 주요하게 채택하신 데 대한 원장님의 소견은,,,?

A: 햐아, 좋으신 질문이시네요. 정확히 말한다면 노자의 철학만이 아니고 보편성의 철학으로 풀어낸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다시 말하면 즉, 선선선의 철학인 거죠. 고래로부터 나와 우주를 이해하는 더 넓고 깊은 여러 전통적 이해방식이 바로 선선선의 방식이죠.
그리고 태극권의 특징을 원리적으로 말하면 그 구성의 형식적 질서는 주역의 태극음양론에서 나왔지만, 내용적 추구의 원리와 지향은 노자도덕경으로부터 연원합니다. 중국에서도 그렇게 보는 이들이 좀 있어요. 그런데 제가 그것을 전면적으로 결합해서 풀었죠. 제 자랑 같지만, 이렇게 저처럼 태극권을 노자와 연관 지어 전면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풀어낸 사람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하하.

Q: 원장님은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혜’를 인간들이 소홀히 생각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지혜’에 대해,,,

A: 기자님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 모든 정보와 지식과 과학과 종교가 다 뭡니까?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지혜를 얻고자함이 아닌가요? 지혜가 근본이지요. 그런데 현실 생활과 문명은 지금 거꾸로 가고 있지 않나요? 오직 눈에 보이는 이익과 이름을 얻기 위해서 난리들이죠.
중국의 청나라의 황제가 양자강변에 있는 한 절간의 선사를 찾았더래요. 황제가 물었습니다. 요 앞에 보이는 장강에는 하루에 대략 몇 척의 배가 운행되고 있습니까? 그런데 이 말을 듣던 선사는 대뜸 말했어요. 고작 두 척의 배가 다닐 뿐이라고요. 명(名)과 리(利), 두 척의 배가 장강이 생긴 이래 운행되고 있다는 거예요. 하하하.

Q: 원장님이 말씀 하시는 건강과 지혜의 길 ‘태극권과 노자’를 저술하신 목적과 관심을 갖는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A: 기독교 성서에는 ‘네가 천하를 얻고도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라고 묻고 있어요. 불교나 도교 유교 등의 모든 종교전통의 궁극적 목적은 ‘삶의 지혜’를 얻는 데 있죠. 잘살아보자는 데야 이견이 있을 턱이 없겠죠. 그런데 잘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지혜’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건강은 말할 것도 없죠.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행을 할려고해도 건강이 필요하고, 건강해야 즐겁고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당연지사 건강은 기본 바탕이 되는 거죠.
자, 한번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사는 겁니까? 한번 살고 한번 죽는 게 인생이라면, 기왕지사 잘살아봐야죠, 최선을 다해. 단 한번분인 우리의 삶을.
돈번다고 아등바등하다가 목숨까지 위협 받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잖아요. 그게 다 욕망 때문이죠. 꼭 필요한 만큼의 욕구는 열심히 노력해서 벌고 잘쓰면 되지만, 목숨을 잃고도 얻을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청산자(靑山子) 황수정(黃水靜)시범자

∎神仙이 되는 길

화순군 이서면 송계길 39번지에 소재한 ‘무위태극선 본산 무등산 송계선원’에서는 아래와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태극권; 전통108식, 보급형43식, 36식, 17식, 참장공
*토·일(오후2시~5시) 평일(오전10~12시)
인문고전; 노자, 장자, 주역, 유마경
*일요일 (오전10~11시반)
명상; 사마타, 위빠사나, 차훈명상
*일요일 (오전11시반~오후1시)
*차훈명상(수요일 오전10시~12시)
상담(점성학); 수행, 관계, 성격심리, 건강
*수요일 (오후2시~저녁10시)

어려운 내용도 지루하지 않고 편하게 강론을 펴는 민 원장의 ‘선(善)선(仙)선(禪)’을 만나고 ‘신선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언제든 송계선원 지킴이 ‘새길(강아지 이름)’이와 보리 민웅기 원장이 반겨주는 ‘송계선원을 찾아가 보자!


문의: 010.9632.3130, 010.3621.9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