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광주서구을에 전략공천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화순 이양 쌍봉리에서 태어나 광주여상을 거쳐 부단한 자기 계발과 노력으로 삼성 임원이 된 그녀의 입지전(立志傳)은, 한동안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자신만의 확고한 삶의 철학으로, 청소년 시절 부친(父親)에게 맹세했던 “내가 알아서 할게” 그 한 마디를 실제생활에서 ‘그녀 스스로 잘 알아서 한 결과’ 오늘의 ‘양향자’를 세상에 존재하게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 7호 외부인사 영입 케이스가 된 양후보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학력·성별·출신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했지만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열심히 살면 정당한 대가와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었다.

오늘은 우리고장 화순이 낳은, ‘한국 대기업사(大企業史)’ 길이 남을 양향자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비록 광주지역에 출마하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인터뷰를 청해본다.

∎양향자는 누구인가,,,

오빠 두 명과 남동생 둘인, 남자 형제가 네 명인 가정에서 태어나 ‘향기(香氣)를 품으면서 자라라’는 의미로 지어진 ‘양향자(梁香子) 이름석자.

양후보의 어릴 시절 꿈은 교수(敎授)였다고 한다. 처음엔 교사(敎師)었는데 ‘선생(先生)’ 중에서도 가장 공부를 많이 하고 존경받는 사람이 ’대학교수‘라는 말을 듣고부터 꿈이 바뀌었다고.

그런 야무진 꿈이 작용해서였을까?
그녀는 광주여상을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한 뒤 설계팀 책임연구원, 수석연구원, 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임원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상무로 승진했다.

양후보의 성장과정은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인해 한 편의 소설을 보는 듯하다.

양후보의 어머니는 광주시장에서 쌀장사를 했고, 양후보는 여섯 살 때부터 새벽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엄마를 따라 나서 수레에 쌀자루를 담아 기차를 탔다. 도림역에서 광주역까지 쌀자루에 앉아서 기차를 타고 가던 기억이 남아있는 양후보는, 밤에는 목화솜을 다듬는 일을 했고, 어린 동생까지 돌보아야했다.
양후보 나이가 열 여섯이 되던 해, 투병 중이던 양후보 아버지는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으니동생들을 잘 돌봐줘라”고 말씀을 유언처럼 남겼고, 양후보는 “아빠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답하면서 과자공장에서 늦도록 일하는 엄마 대신 집안의 가장으로 살았다.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부터는 남동생과 함께 자취를 했고, 공납금, 대학 등록금 대주며 동생만은 공부를 시켰다. 양후보가 아버지에게 했던 대답이 약속이 되고 책임이 되고 신념이 된 것이다.
하지만 양후보의 부모는 올곧은 성정의 사람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삶을 행복하게 꾸려 갈 수 있는 가르침을 주었다고 양후보는 추억한다.

∎사원에서 삼성임원이 되기까지,,,

광주여상 졸업 후 양후보는 삼성 반도체에 입사한다.
처음에 메모리 설계실에서 연구원 보조로 일했는데, 30명의 입사동기가 1년 지나니 15명 남고, 3년 지나니 3명, 5년 지나니 아무도 남지 않을 정도로 힘든 일이었다고 한다.

양후보는 도면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단순 업무를 담당했는데, 그 과정에서 왜 그렇게 그려야하는지 알고 싶어 억척스럽게 공부했다.

당시 반도체 기술 수준이라는 것이 일본 기술을 배우는 것이 거의 전부라는 걸 깨닫게 된 양후보는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내 일본어 학습반에 들어간다. ‘고졸출신’이라는 강사의 비아냥거림과 대졸들의 텃세를 견디며 공부를 한 결과 양후보는 가장 먼저 일본어 자격증을 땄고, 일본어 잘하는 사원으로 회사에서 명성을 떨치게 된다. 연구원들이 일본 서적을 들고 찾아왔고, 자료를 밤새워 번역하며 반도체 설계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양후보는 삼성의 첫 번째 반도체 설계 고졸 엔지니어가 되었지만, 아이를 낳고 돌아온 직후 승진시험에서 떨어진다. 다음 승진 시험도 또 떨어뜨릴 것 같아서, 심사관들 앞에서 질문을 안 받겠다고 선언한 후, 양후보는 몇 날 며칠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서 외운 말들을 심사관들 앞에서 쏟아냈다.
“아이 낳은 게 잘못이냐. 왜 승진에서 밀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한테 자꾸 언제 회사
그만 두냐, 왜 남편 뭐하느냐고 묻느냐. 아이 때문에 못 받아주는 회사라면 다닐 수 없다”라고...
양후보는 정작 자신만의문제가 아니었고 여성 사원들의 희망을 만들었어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대담해질 수 있었다 한다.

하지만, 양후보는 자신의 이야기가 보편적 성공담이나 롤모델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스펙이 어떠하던, 열심히 노력하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질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양후보는 사실 정치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영입제안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들어왔으니 선택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 자신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살아오는 과정에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왔고, 선택의 순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양후보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맞는 정당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천정배후보과 경쟁을 하는데 있어 전략은 어떻게,,?

양후보는 이 질문에 대해 매우 겸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말한다.

“이번 선거의 구도를 천정배 의원님과의 경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평소에 천정배 장관님을 존경했고, 그분의 정치적 경륜에 누가 않도록 예의를 다하고 합니다. 다만, 기왕 광주에 출마한다면, 광주정치 일번지에서 새로운 정치를 개척해보자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광주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바른 길로 승리하고 싶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광주 서구을지역 외에 고향 화순을 위한 계획에 대해,,,

양후보는 선거운동을 시작한 초기에 화순의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인사부터 드렸다고 한다. 양후보는 자신이 ‘광주의 딸’이며 ‘화순의 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화순의 큰 딸로서 화순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 말한다.

인생의 힘든 고비를 맞이할 때 마다 돌아가신 부친과 약속했던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을 떠올렸다는 양후보.

항상 ‘내가 나를 돕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에게 ‘끊임없이 배우겠다’는 약속을 하고 모르는 것은 묻고 또 물어 이해할 때까지 책을 보고, 공부하여 오늘의 ‘양향자’로 우뚝 선 양후보에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경외감을 가지며, 이제 시작하는 그녀의 정치인생도 성공적으로 펼쳐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