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기교수, 광주교대 연구실에서

지난 8월, 화순남면 검산리가 낳은 박남기 광주교대교수(전 총장)가,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영국 캠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re)가 발간하는 인명사전' 2015년 판'에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세계 100대 교육자’에 선정되었다. 이로써 그는 지난해 11월 발간된 마르퀴스 후즈 후 인더월드(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에 이어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2 곳에 동시 등재되는 영예를 안았다.

학생들 사이에 가슴으로 가르치는 ‘진정한 교육자’로 인정받고 있는 박교수를 늦가을 하늘빛이 선명하던 날, 광주교대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청·소년시절의 박교수

박교수는 자신은 ‘선생(先生)’이라는 직업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것 같다고 말하는 ‘천상 교육자’이다.

‘열심히 연구하고 자신이 지닌 교수(敎授)로서의 능력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언제나 제자리에 서 배움을 원하는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박교수.

박교수는 천부적으로 타고난 두뇌와 리더십 덕분에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도회지로 전학 온 초등학교 시절부터 반장과 전교회장직을 놓치지 않았고, 영특하고 성실한 학생을 격려하며 극애(極愛)하는 스승을 존경하게 되면서 박교수는 ‘교사(敎師)’가 되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꿈을 꾸고, 이룬 박교수

학부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한 박교수는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를 마치고, 교육학분야의 보다 폭넓고 심도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을 계획한다.

하지만 유학자금이 없던 박교수는 장학금을 받기위해 미국 명문 5개대학에 편지를 보낸 결과 피츠버그(Pittsburgh)대학측으로부터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답을 받고 1989년 대망의 유학길에 오른다.

당시 미국에 보낸 장학금 요청편지 내용에서도 박교수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귀교(貴校)가 저를 받아준다면 귀교는 더욱 명예로워지고 역사에 빛날 것이다..”
젊은 대학생의 기개치고는, 사뭇,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당돌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피츠버그대학측은 그의 학구열과 용기를 높이 사고, 실력을 인정하여 그를 기꺼이 받아들인 것이었다.

박교수 역시 대학의 바램을 저버리지 않고 연구에 정진한 결과, 피츠버그 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행정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1년 간 연구년을 보내며 객원교수로 활동하던 2013년도에는 개교 225주년 기념 최우수 동문 시상식에서 '대학을 빛낸 인물'에 선정돼 기념메달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 박 교수는, 1989년 피츠버그대학교측에서 박교수 자신을 초청 장학생 대우를 해주어 새로운 세계를 열게 된 지난날을 회고하며, 교육학을 공부하기 위해 피츠버그대학으로 유학 올 한국 학생 장학금의 기초자금이 될 1만 달러를 기부하여 ‘젠틀 교수’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학교수가 된 박교수

1993년 귀국하여 광주교육대학교 교육학과 부교수로 온 박교수는 1997년 기획실장 보직을 맡게 되는데 학자의 길을 선호했던 박교수는 오전에만 기획처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오후에는 연구실에서 전화로 업무 수행을 하는 조건으로 기획실장직을 허락했다.

젊고 패기만만하면서 불의나 매너리즘과는 타협을 못하는 성격의 박교수는 기획실장 재직시 광주교대 개혁에 일조를 하며 당시 총장의 강권을 지지하던 노교수들로부터 ‘조광조(靜菴 趙光祖, 조선중기의 문신, 사상가이자 교육자, 성리학자性理學者, 정치가로 성리학性理學적 도학道學정치 이념을 구현하려 했으나 이념의 진보성과 실현 수단의 과격성으로 인해 홍경주洪景舟, 남곤南袞, 심정沈貞 등의 훈구勳舊 세력의 반발을 샀으며, 이에 염증을 내던 중종이 훈구파의 상계上啓를 받아들여 기묘년己卯年에 사사賜死됨. 기묘사화己卯士禍라고도 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별명’이 인연이 되어 박교수는 성년이 된 자녀들을 데리고 시간이 허락하면 능주에 있는 조광조 적려유허비를 돌아보곤 한다고.

박교수는 학교강의 이 외에도 1998년부터 한국교육정치학회 편집이사, 세계비교교육학회 부회장, 한국교원교육학회 이사, 교육청업무평가위원, 한국대학신문 전문위원, 교육부 교원자격 양성제도 개편 추진위원회 위원등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면서 2004년 광주교대 정교수로 임명된다.

이후, 2008년 10월 미국 민주당후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 되던 날, 제 5대 광주교대 총장으로 취임한 박교수는 취임사에서 “나는 오늘 총장에 취임하였고, 오래 동안 잊고 지냈던 내 형제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My long-lost brother elected as a president.)”라고 말해 또 다른 별명 하나 ‘오바마’를 얻게 된다.

광주교대 ‘개혁의 선봉교수’에서 드디어 광주교대 수장이 된 감격을 그렇게 표현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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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활동도 활발하게 한 박교수

2011년 1월 전국교육대학교 총장협의회 의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던 박교수는, '시사저널'이 선정한 교육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지도자로 뽑히기도 했고, 2015년에는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강의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교수법에 대해 소개한 ‘최고의 교수법’을 출간하여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 책은 특정한 강의 기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의 본질에 대한 끝없는 성찰을 바탕으로, 자신에 적합한 교수법을 찾아 쉼 없이 노력하는 열정이야 말로 최고의 교수법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특히 불경과 성경에 나오는 비유를 들어가면서 가르침의 본질은 물론, 실질적 강의 기법과 강의 진행과 관련된 최고의 교수법을 독자로 하여금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책이다.

또한, 2001년 2월까지 초등학교 2학년과 5학년에 재학중인 두 아이를 미국 공립학교에 보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박교수의 경험을 생생하게 수록한 ‘미국초등학교 깊이읽기’ 책을 2002년도에 발간하여 미국의 초등교육뿐만 아니라 우리의 초등교육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기업인 정문술씨가 KAIST에 525억 원을 기증하여 미래창조부와 함께 발간한 ‘대한민국 국가 미래전략’ 책자에서 박교수는 ‘교육분야’ 저술에 참여하였다.

2015년도에 첫 출간을 한 ‘대한민국 국가 미래전략’은 앞으로 20년 간 펴낼 예정으로, 한국의 미래를 예견하며 그러한 미래가 도래하게 되는 원인에 대해 토론하고 이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분야별로 다루고 있다.

▪고향 화순을 사랑하는 박교수

“어린시절 고향을 떠나 항상 고향과 부모님이 그리웠다는 박교수는, 1993년 귀국이 후 고향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15년동안 광주에서 화순을 오갔다.

2008년 제5대 광주교육대학교 총장에 부임한 뒤에는 출·퇴근이 어려워 광주로 나와 살게 되었지만 항상 박교수의 가슴 속에는 남면 검산리가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정년까지 3,409일 남았다.-박남기교수

박교수는 끊임없이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는 교사는 “아름다운 스승이면서 영원한 학생이다.”라고 표현하며 ‘교사는 자신이 공부를 좋아할 때 까지만 스승으로서 가르칠 자격이 있다’라고 말한다.

열의를 다해 강의한 덕분에 학생들이 뽑은 광주교대 ‘최고의 교수’ 영예을 누리기도 한 박교수는 ‘제자들이 가장 좋아하면서 무서워 하는 교수’라 한다고.

스승으로서의 애로사항은 없는냐는 질문에 ‘자기가 실천할 수 없는 것들을 때로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때’ 라면서 ‘요즘 학생들은 스승이 몸소 보여주는 것으로 배운다’라고 토로한다.

박교수는 자신이 총장직에 추대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주어진 상황속에서 우연히 되었다’라고 말하며 ‘삶은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살아가는 일이 자신의 계획대로만 되지않아 한 때는 ‘선생’을 안한다 했는데 지금을 ‘선생’을 하고 있다며 “저에게는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는 거 같습니다.”라고 지나온 날들에 대해 만족해 하였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거두지 않는 박교수는, 국립대학 정년이 65세 라는 걸 염두에 두어서인지 정년까지 3,409일(인터뷰 일자 기준으로)남았다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부드러우면서도 담담한 어조로 자신의 모습을 가감(加減)없이 들려준 박교수에게 기자로서 존경심을 표하며, 박교수 슬하(膝下), 많은 청출어람(靑出於藍)들이 앞으로도 배출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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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교수 연구실:062.710.4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