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부는 겨울바람과 함께 하얀 눈발 날리던 새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쏘아놓은 화살같다는 말이 실감나게 이제 온세상이 연두빛 자연과 형형색색 꽃의 향연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고, 봄비가 내려 여러 작물에 싹이 트고 농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는 곡우(穀雨)가 벌써 오늘이다.

아침 출근길에 차창 밖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펴고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등교하는 학생들을 바라노라면 활기 찬 생명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봄과 닮아 있음을 느끼며 미래의 화순과 이 나라를 짊어질 일꾼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해지곤 한다.

지난 3월2일 ‘꿈과 끼를 키우는 교실, 행복한 화순교육’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학생은 교육의 출발점이요, 중심이자 결과이다. 학생 가까이에 학교가 있고 더 가까이에 교실이 있으며 그곳에서 미래핵심역량을 키워주는 사람은 스승이다.”라며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도록 학교를, 교실을, 선생을 지원하는데 최선 다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히며 제27대 화순교육지청교육장으로 취임한 권영길 교육장.

부임이래 연일 바쁜일정으로 미루어졌던 인터뷰를 위해 교육청 교육장실에서 권교육장을 만났다.

▪권영길 교육장이 말하는 2015전남교육

도교육청 정책기획관으로 근무하다 화순교육장으로 발령받으면서 화순과 인연을 맺게 된 권교육장은 장흥 출생으로 장흥고등학교, 광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광주교육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장성 성산초 교감, 구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입면초 교장을 역임했으며전남도교육청 정책기획관 재임기간에는 수많은 교육적 성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권교육장은 ‘전남교육 2015’ 책자 저술에 참여했던 장본인으로, ‘21C는 미래핵심역량을 갖춘아이들이 살아 갈 수 있다’는 주민직선2기 전남교육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미래핵심역량 교육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권교육장은 이번 ‘미래핵심역량’은 두가지 방법을 통하여 도출해 내었는데, 한가지는 1997년에 OECD에서 제안한 ‘인간의 역량 기준 프로그램’인 ‘OECD의 DeSeCo (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ies) 프로젝트’에 근거 했으며, 다른 한가지는 교육공동체를 통한 도민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창의와 융합 중심의 지적역량, 자율과 배려를 강조하는 인성역량, 참여와 소통 중심의 사회적 역량 등 세 가지의 ‘미래핵심역량’을 2015년도 전남교육으로 정했다고 전한다.

참고로, ‘OECD의 DeSeCo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 사람이 생애를 사는데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핵심역량과 그 요인을 분석한 것으로 인간의 핵심역량은 삶의 전 영역에 있어 모든 일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DeSeCo 프로젝트의 세 가지 역량은 첫째 지적도구 활용역량, 둘째 사회적 관계역량, 셋째 자율적 행동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세 가지는 한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도구를 사용하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흐름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뜻한다.


▪학생들의 ‘미래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한 권교육장의 생각은?

권교육장은 ‘미래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한 key-word는 初·中생은 ‘독서토론교육활성화’이고, 고등학교는 3개 유형으로 나뉘어 지는데 일반고는 교육역량 강화 사업인 하이플러스(Hi+) 프로젝트로 진학률 증대, 특성화고는 기업, 학교, 교육청 3자간 협력적 교육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업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인 M.C교육(Mutual Creative), 거점고는 도시학교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특성화프로그램 이라고 한다.

한편, 권교육장은 예전에는 ‘꿈을키우는 교실 행복한 전남교육’을 시책중심으로 했지만 올해는 교육주체별로 역점시책을 추진했다며, 학생, 학교, 직원, 학부모, 교육공동체가 중심으로 학생우선하는 교육행정을 펼칠계획이라고 한다.

▪교사시절 권교육장의 학생들에 대한 추억은,,,

교육장으로서 조금은 딱딱한 교육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권교육장은 기자에게 예전 교사시절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광주교육대 졸업 후 처음 고향의 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권교육장은 학생들의 단조로운 시골학교 교과수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농구를 가르쳤다고 한다. 하지만 단체경기인 농구는 당시 어려웠던 학교 재정사정으로 경비가 부담되었던지라 교장의 만류로 권교육장은 학생들에게 농구대신 악대를 지도하게 되었다고.

이렇게 인연을 맺은 악대지도는 훗날 신안 도서지방 학교를 근무하면서도 이어져 흑산도에 근무할 시는 18명 학생대상으로 악기를 가르쳐 졸업연주회에서 ‘페르시아 시장’, ‘푸른도나우강’, ‘베토벤 운명’ 등도 연주했다고.

그런가 하면, 학교 방문한 교육장이 학생들이 연주한 ‘흑산도아가씨’를 듣고 감명받아 학교에 악기를 선물로 기증해주어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크나큰 기쁨을 안겨주었던 추억도 들려준다.

또 그때의 제자들이 지금은 결혼적령기가 되어 주례도 부탁한다고 말하는 권교육장의 얼굴에서는 뿌듯하고 대견한 표정이 스쳐갔다.

▪권교육장이 바라 본 화순관내 학교 현황

권교육장의 교육기본철학은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라는 의미의 ‘본립도생(本立道生)’ 인데 화순에 부임해서 관내 학교순방을 해 보니 교육기반시설이나 교직원들의 자질이 참으로 훌륭하다고 느꼈다고.

하여 각 학교에서 추진 하고자 하는 프로그램들을 교육지원청에서 적극적으로 최선 다해 지원행정을 펼칠거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모든 잘 갖춰진 교육여건은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문제점은 화순읍내에 학생들이 집중화 된것이라고. 예를 들어 학생수가 많은 학교는 학생 개개인들의 생활지도나 학습지도에 세심한 신경을 쓸 수가 없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반면 면단위 소인수학교는 적은 학생수로 인하여 학생들의 사회성발달교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운동회나 합창대회같은 다수의 학생들을 필요로 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을 든다.

권교육장은 이러한 교육적 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읍내학생들이 15km 반경 내 면단위학교로 전학을 희망하면 선택권을 주고 대신 면단위학교학생들의 읍내 학교 전학은 저지하는 ‘제한적공동학구제’를 시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다.

▪ “인생 마지막 열정은 화순교육을 위해”

권교육장은 요즘 화순향토사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또한 구충곤군수가 저술한 “남도 역사문화기행‘을 탐독하며 화순의 유서깊은 문화유적에 심취해 있으며 특히 운주사의 천불천탑전설에 매료당했다고.

권교육장이 이렇듯 화순에 대한 괸심을 갖는건, 권교육장이 정년을 맞이하게 될 화순에서 인생의 마지막 교육 열정을 쏟아붓고 싶다는 마음의 발로에서 이다.

‘알아야 면장(免墻,담장을 마주한 거 같이 앞이 보이지 않음을 면함)을 한다’ 라는 말도 있듯 화순역사와 화순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터득 해야만 화순교육을 리드하는 수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게 권교육장의 지론인 것.

권교육장은 작년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 영화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다.

스웨덴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을 영화화 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은, 1996년에 OTW라는 미디어 회사를 설립, 직원 1백 명에 이르는 성공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던 저자 요나스 요나손이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돌연 회사를 매각하고 20여 년간 일해 온 업계를 떠나기로, 그의 표현에 따르면 '창문을 넘기로' 결심하면서 2007년 스위스로 이주한 뒤 오랫동안 구상해 온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소설을 집필했다.

권교육장은 주인공 ‘알란’의 나이가 100세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열정으로 인생을 멋지게 마무리 하는 모습이 뇌리에 남는다며, 자신도 몇년 뒤 맞이하게 될 정년을 앞두고 마지막 직장이 될 화순교육지청에서 최선을 다하여 화순교육사에 일조 하겠다고 다짐한다.

“우리의 존재 이유는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있다. 교사는 수업의 장인 교실을 변화시키고, 학교는 교실의 변화로 교육력을 높이고, 교육지원청은 교실과 학교를 지원하는 행정으로 지역의 교육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화순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의 자세로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야만 하고 화순의 미래를 준비하고 화순의 인재를 기르는 소통과 협력의 뒷받침은 지역 주민 여러분의 몫이다.”라며 우리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자녀와 후배들을 위해 교육청과 지자체, 지역사회간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하는 권교육장.

권교육장의 열정이 2015 화순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기를 기대한다.

권영길 교육장: 010.3601.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