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환 선생

정년퇴직 이후 잠시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지금은 화순향교(和順鄕校)일과 농사짓는 즐거움에 빠져산다는 덕산 임호환선생.

야인(野人)으로 살다보니 명함(名銜)도 없어 마음이 편하다는 선생은 그래도 매일매일 무슨 일정이 생겨 바쁘다고 하신다.

어제 삼일절에는, 화순읍 앵남리에 위치한, 1919년 기미독립선언을 이끈 33인 중 유일한 호남인인 지강(芝江) 양한묵(梁漢默) 선생(1862.4~1919.5)묘역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하였다는 선생은, 내년이 칠순(七旬)이라며 자신을 '노인(老人)'이라 스스로 겸손해 하심에도 불구하고 '노익장(老益壯)'이 빛나보인다.

화순 감도리에서 태어나 정년퇴임이 후 고향 화순으로 돌아와 밀알처럼 알찬 노년을 일구어가고 있는 화순인 임호환 선생의 인생을 들여다 본다.

*오성초 소년에서 광주공고 학생시절까지의 선생

-오성초 시절,,,선생은 인생에 있어 소년의 꿈을 키우는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교 시절이 선생의 삶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가 되었다고 회상한다.

어린시절 운동을 좋아했던 선생은 기계체조 하는 도중 낙법(落法)을 잘못 인지해 팔꿈치 부상을 입게되어 4학년을 다니지 못했다. 하지만 학습능력을 인정받아 5학년으로 월반(越班) 하였는데 4학년 공부를 하지 못한게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반면, 팔꿈치 부상으로 군대 2년을 면제받아 다른사람보다 직장생활을 더 할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순중 시절,,,일반적으로 입학시기는 봄이 시작되는 3월인데, 선생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6월에 입학하였다고 한다. 선생의 처지를 잘모르는 체육선생인 담임교사가 뒤늦게 입학한 선생에게 꿀밤을 때렸는데 선생은 부당하다는 생각에 반발 하였고, 이를 유심히 관찰한 담임선생은 선생을 불쾌하기 보다는 대견하게 여겨, 오히려 선생을 첫날 학급 대의원 교체 임명하였고, 3학년 때는 자치위원장(지금의 학생회장)에 당선되었다.

-광주공고 시절,,,왜 공고를 선택했는지 선생은 아직도 잘모르겠는데 아마도 광주공고 입학생 1등부터 10등까지주는 장학금제도 였기 때문이었던 거 같다고.
하지만 7개 과(科) 10개 반(班)이 있던 당시 선생이 속한 科에 전교1등이 입학생이 있어 선생은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입학 후 첫시험 ‘기하학’에서 선생은 65점을 받은 차석학생의 추종을 불허하는 95점을 받았다 한다.

이 후 선생은 고교 3년동안 전교 수석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전교학생회장을 하며, 2학년 때에는 장학금 으로 받은 50,000환(圜)으로 빨치산에게 빼앗긴 집 소(牛)를 사주었고 남은 5,000환은 아버지 용돈을 드린일이 지금도 가슴 뿌듯한 기억으로 남는다고 미소를 지으신다.

*대학진학과 사회생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했던 선생은 광주시청에 취직하였고 1964년도 1월 조대부고를 졸업하는 친구 졸업식 가는길에 엄청나게 눈이 쌓인 길에서 돈을 줍는 횡재를 만난다. 하지만 당시 대학을 가고싶었던 선생의 열망은, 주운 돈을 신고하지 않고 그 돈으로 친구와 같이 대학입학원서를 사서 전남대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다.

전대 4년 재학기간동안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냈고, 1968년도 졸업과 동시에 고교교사를 하게 되는데 자신의 원하는 직업이 아니라 3개월만에 퇴직하고 다시 전남대에 와 학생회 카울셀링을 담당하다 1968년 12월 한국농어촌공사에 입사, 2003년 6월까지 35년 장구한 세월 근무를 마치고 전남본부 본부장으로 정년퇴임한다.

선생은 재임기간 중 농업용수 수원공인 저수설계에 토언제(土堰堤) 높이 68m를 설계하였는데, 이는 지금까지 최고의 높이이며 이 부분 전국민 1인자를 고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남본부장 재직시 전국경영평가 1위를 차지해 전 본부직원들이 년말 100% 성과금을 받기도 하였다.

*남은 生은 노인들 복지를 위하여,,,

한학자였던 선친(先親)의 영향을 받아 2004년부터 화순향교 일을 보고 있는 선생은, 2008년부터 문화재청에서 공모중인 ‘향교·서원 문화재활용방안’에 2013년 참여하여 2014년 4,000만원 예산을 확보하였다.

올해도 공모하여 9,200만원 예산을 확보한 선생은 작년에 이어 2015년도에도 어린이 인성교육, 다문화가정(어린이 포함)인성교육, 체험교육을 통한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하는 교육을 공모예정이며 문화유산답사, 여성단체 대상 전통예절교육, 퇴계 이 황 선생 학술연구모임인 '박약회'의 박학사상 강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1996년도부터 전남대와 나주동신대, 송원대 등에서 겸임교수 및 초빙교수로 수리학과 환경공학고 강의했던 선생은 자신의 실력과 능력을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하며 현재 순천에서 심리상담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6시간씩 공부하고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면 지금까지는 자신위주의 삶을 살아왔지만 남은 생은 주변의 노인들과 대화를 통한 심리상담도 하며 노인복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거라고 한다.

수도작 22,000평을 짓는 농부이기도 한 선생은 아직은 순수 농삿꾼이 못되는 지 식물과의 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며 유기농연수회에서 열심히 농법도 배우고 있다.

바쁜 삶을 정리하고 ‘야인’으로 돌아가 생활하는 임호환 선생.
소박한 선생의 일상과 꿈들이,진정, 선생의 삶에 행복이기를...

임호환선생:010.3624.3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