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정 속에서 이른 아침 시간을 쪼개 부의장 사무실에서 강순팔 군의원을 만났다. 화순 남면 출신으로 근 20년 동안 스포츠인으로 경영활동을 하다가 2002년에 정치에 입문하여 5대를 거쳐 지금 7대까지 3선 의원으로서 왕성하고 노련하게 군 의회를 이끌고 있다.

2002년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치를 시작하긴 했으나 너무나 준비없는 상태에서 뛰어들어 그 해 군 의원 선거에서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든 이루기위해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깊은 반성 속에서 4년 동안 마을 노인정, 마을 회관에 다니고 많은 봉사활동을 하며 군민들과 접촉하였다. 마음을 비우고 다니다 보니 무엇이 군민을 위한 길이고 봉사의 길인지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

▶‘교육화순’을 위한 제반 문제점과 해결책

6·4 지방선거에서 그의 주된 공약은 ‘교육화순’이었다. 화순읍 초등학교 방과 후 수강료 전액 지원하겠다는 공약이 완전히 실현되었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되어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남은 낙후된 곳으로 남아 있는 현실을 보며, 지역을 발전시키고 인구감소를 늦추기 위해서는 교육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번 6·4 지방선거에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큰 공약으로 걸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1/6 정도이고, 10세에서 19세까지의 학생 수는 8000명을 넘는 수준이다. 유치원생은 화순읍 병설과 사립을 합하여 357명뿐이며, 화순읍 초등생은 2500명이 넘는 정도다. 이런 학생 수와 구조를 가지고 ‘교육화순’을 만들 수 있을까?

“사실 어린이 보육시설도 70%만 채워져서 운영하는데 어렵다. 다문화가정에서 전체 출생아 중 60-70%가 태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일자리가 없다 보니 젊은 세대들이 떠날 수밖에 없고 역삼각형의 초고령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화순에 전남대의대를 유치하고, 백신특구에 백신센터를 유치하여 생물산업단지와 농공단지를 활성화 시켰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 능주고등학교와 화순고등학교를 필두로 특성화고등학교에 투자를 왕성하게 하여 잠재적인 미래 경제활동인구를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순은 현재 고등학교 수업료를 전액면제해주고 있다. 투자액도 12억에서 48억으로 증가했으며 이러한 교육에 대한 열정적인 투자를 통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순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활용한 농업기술고등학교 설립에 대한 부분에서도 “졸업과 동시에 바로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맞춤형 고등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몇 년 전에 건의를 했다. 우리에게는 생약조합, 생물산업단지와 한약유통회사가 있으므로 생약과 관련된 약초학과 개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한 전문성을 갖춘 학생들이 바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지만 정책적으로 실행되진 않았다. 이러한 건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전체 집행부와 의회가 맞물려 소통하고 공유했을 때 큰 틀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교육화순’이라는 캐츠프레이즈가 구충곤 군수의 광주전남공동학군제와 상충되는 면이 있다. 공동학군제는 선거 때마다 떠오른 공약인데, 과연 전남과 광주가 적극적으로 동참할지 논의가 많은 부분이라 여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문화센터장 채용건, 유통회사건과 관련한 군의회 역할과 위상

문화센터장의 예산승인 심의 도중 채용공고를 내어 전 군수를 센터장으로 채용한데 대해 군 의회와 군청의 보이지 않는 담합으로 의회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집행부와 의회는 필요에 따라 상생하고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정리를 못할 때는 의회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센터장의 경우 담합이라고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인사는 군수 고유권한이고 여러 고민 끝에 내렸을 거라 생각한다. 문화센터장이 전직 군수지만 전의 경험을 통해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행동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매우 외교적이고 모범답안 같은 답변을 하였다.

농특산물유통회사와 한약재유통회사의 부실경영에 대해서는 “의원 신분으로서 너무 안타깝다. 전문 채권·채무인력팀이 구성되어 채권·채무관계가 일단 정리가 되어야 청산이든 파산이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특정한 사람이 책임질게 아니라 유통회사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책임을 져서 군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화순군의 지방자치를 정착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군의회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결국 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있다. 삶의 질 향상이란 노인복지, 여성들의 복지향상, 교육복지를 다 아우르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어도 그 부분의 진행이 더디다. 이렇게 된 이유는 궁극적으로 재정자립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순수세익 900억 이상 중 530억이 공무원 인건비로 나가고 400억 정도가 지방자치가용재산이 된다. 이러한 재정압박으로는 특출한 정책을 펼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아직도 중앙정부로부터 지방분권화가 어렵고 지방자치가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며 군 의회 역할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근본적인 재정자립도 문제를 언급했다.

▶좀 더 큰 틀에서 화순의 미래를 이끄는 정치인

이제는 화순군 일이 익숙하고 편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한다. “공부도 전보다 더 많이 하고, 이제는 지역 틀에서 벗어나 좀 더 큰 틀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며, 능력 있는 분들을 만나 조언을 듣고 때때로 마을 현장으로 가서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한다. 축적된 3선 노하우를 가지고 현장의 목소리를 집행부에 잘 전달하여 소통을 잘 시키는 게 의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3선째인 만큼 모든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매우 깔끔하고 능숙했다. 정치에 입문할 때도 특별한 정치적 야망이 있어서라기보다 군민 가까이에서 군민과 더불어 사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서였다는 그는 지금 모든 면에 있어서 모범답안을 읽고 있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정보혁명으로 인해 기존의 양당정치체제가 흔들리고 다양한 시민사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와 더불어 한반도 통일과 관련하여 화순의 새 천년의 미래를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 때이다. 화순은 74%의 청정 임야와 풍부하고 다양한 세계적 수준의 문화를 지닌 보석이다. 얼마든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을 지닌 도시다. 여기에 대한 군의회 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두루두루 모난 점없이 군민과 친해지고 군민의 목소리를 잘 들어주는 무던한 정치인에서, 화순의 미래와 비전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청사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정치인, 화순의 미래를 보여주고 이끌 수 있는 정치인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