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환스님

지난 봄 유채꽃 만발하던 시기에 용화사를 찾았을 때, 새벽 예불 끝나고 여명에 빛나는 지석천의 금물결·은물결을 혼자서 바라보기가 너무 아깝다며 가슴 벅찬 음성으로 말씀하시던 진환스님.

김장도 끝나고 쌩쌩 부는 바람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겨울햇살이 왠지 안쓰럽게 느껴지는 날,

 다시 찾아 간 용화사에서
“스님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기자의 질문에 별말씀 없이 “따스한 방이 항상 좋고,,,”하며 웃으신다.

▲겨울날의 지석천

세속을 떠난 스님도 인간과 같이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며 마음이 동(動)한다는 걸 잠시 스치듯 느꼈다.

요즘 스님은, ‘자실인의(慈室忍衣): 자비로움을 집같이 하고 인내를 옷처럼 하라, 다시 말해 대자대비한 성품으로 인욕(忍辱)의 옷을 입고 말은 부드럽게 하여 화합하고 상생하는 모습으로 살아야한다’는 법화경(法華經) 글귀가 마음에 와 닿는다고 하신다.

▲넘치지 않게 담긴 물

또한, 송파(松波) 이규형(李圭珩)선생이 스님에게 써주신 시우지화(時雨之化): 제때에 비가 내려야 초목이 잘 자라듯이 제때에 적당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을 비유하거나 넓게는 만물에 교화가 두루 미치는 것을 비유하는 글귀도 염두에 두신다고.

▲겨울 국화

한편, 스님자신 성격이 직선적인 편이라 ‘言溫而氣和(언온이기화) : 말이 온순하고 기운이 화평하다’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독서유진락(讀書有眞樂) :책을 읽으면 참으로 즐거움이 있다.’을 말씀하시며 기자에게도 항상 독서량이 풍부하기를 권하신다.

▲스님 요사채 벽에 걸린 글귀들(言溫而氣和(언온이기화),‘독서유진락(讀書有眞樂)

마지막으로, ‘雨順風調(우순풍조) 비와 바람이 순조로우시라’는 기원의 글을 기자에게 선물해 주신다. ‘우순풍조’만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진환스님.

▲치자나무,,,누가 치자잎을 갉아먹었을까?..산까치?,,

갑오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말많고 탈많은 화순사회도 ‘우순풍조’하여 시화연풍(時和年豊)하기를 바라고
우리네 인생도 그러하기를,,,,,

▲용화사 강아지

진환스님: 010.4657.3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