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평범한 시민을 역사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여 고결한 희생으로 나라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중심축이 된 80년 5.18 민중항쟁은 나라의 역사뿐 아니라 한 개인의 운명까지도 바꿔버린 근대사의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애꾸눈 광대, 희망배달부, 팔방미인, 투사, 천하잡놈!' 등 수많은 수식어로 불리는 이가 있다. 시인이자 웃음치료사, 종합 예술인으로 활동하며 평화방송 ‘이세상의 시사풍자’ 코너를 진행하는 등 사회적 약자 편에서 마음을 보듬어주는 이지현이 바로 그 사람이다. 이지현은 화순군 청풍 출신으로 (전) 호남 고교야구 응원단장, 5.18부상자 동지회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 매직 토크 연구소 소장, 한국능률협회 호남지역본부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벼랑 끝에서 찾은 희망
관객과 함께 울고, 웃고, 노력하는 이지현은 ‘삶 자체가 정치다.’고 말하며 80년 오월은 민주화의 선봉이었지만 그 후 역사는 후퇴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한다. 팔방미인, 투사, 애꾸눈 광대, 종합예술인, 천하잡놈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는 그의 삶의 고난이 녹아있다. 교도소 복역 중 힘든 고문으로 다리가 망가진 이지현은 출소 후 삶의 무게를 들어 올리려고 유명 인사들의 성대모사, 동물소리 등을 연구하고 마술, 악기연주, 연극, 춤, 아이돌 댄스까지 맛깔난 공연·강연으로 어렵게 살았다. 그의 재능은 SBS, KBS, YTN 등 다수 프로에 출연하는 계기를 마련해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날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이지현은 80년 5월 아픈 역사를 계기로 벼랑 끝에서 희망을 찾아 돌아서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공부 말고도 할 것이 많다, 끊임없이 열정을 갖고 도전하라”
5.18을 모르는 학생들 앞에서 마술을 선보여 집중력을 쉽게 끌어들이고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며 성대모사를 통해 역사를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공부 말고도 할 것이 많다, 끊임없이 열정을 갖고 도전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40여 년 전부터 연극, 호남 고교야구 응원단장을 하던 이지현은 5.18민주화운동 과정에 부상을 당했다. 남동생이 연행되었고, 여동생은 사망하는 등 그의 과거 속 광주의 오월은 잔인한 오월로 남아있다. 길거리공연, 경로당, 불우시설, 병원, 소극장 등에서 즐거운 공연을 하며 관객과 호흡하기 위해 마술, 각설이, 판소리와 성대모사로 꾸민 1인 극을 준비하며 미친 듯이 노력하고 끈임없이 연습하고 있다.

희망세상을 만드는 것이 사명이다
공연을 통해 보람, 긍지, 희망, 웃음을 맛보게 되고 긍정적인 생각을 전파하고 희망을 배달하는 종합 예술인이다. 좌절과 낙담, 자살을 기도하는 등 생사고비에서 운명처럼 살아났고 어려움이 있었기에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대중에게 희망을 전하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자신의 가정사를 소재로 한 1인극 을 통해 1인 다 역을 소화하며 자신의 밑바닥에깔린 부끄러운 인생을 연극으로 승화시켜 관객에게 다가간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좋다며 도전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지현은 국가에 큰 빚을 져 희망세상을 만드는 것이 사명이라며 정치풍자, 판소리, 성대모사, 퍼포먼스, 연극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재미있게 다가가고 마술과 방송 댄스 등 관객의 눈높이에 맞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오월의 새벽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많은 고생으로 몸과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가진 이지현은 ‘다음 세대에는 분단과 싸움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며 ‘가난을 대물림하지 말자,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 사명’이라고 강조한다. 80년 5.18을 통해 새로운 가치관과 국가관이 형성되고 평범한 사람이 오월을 통해 새롭게 변신했다. 이지현은 인생의 전환점이 된 오월의 새벽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시민을 향한 애절한 목소리를 뒤로 한 채 살아남은 이 순간 비겁자가 된 것 같아 죄스러움에 더욱더 열심히 살자 마음을 다잡는다고 한다.
즐겁고 긍정적으로 의미 있게 살자고 스스로 주문을 걸고,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공연을 하고 싶다며 모든 공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연극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고 즐거움, 원숙미를 더해 공연 후 잔잔한 감동과 가벼운 마음의 여운을 주고 싶다며 연극에 대한 열정을 보인다. 두려운 인생의 파도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삶을 내놓으며 강인함을 보이던 이지현은 부모님께 불효가 가장 큰 죄라며 한줄기 눈물이 청춘의 한을 타고 흐른다.

세계인이 우러러보는 역사
설움도 받고 힘들었던 시절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으며 고통스러워도 희망과 웃음을 주며 자신에게 도전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며 ‘희망도전’을 제시하며 “이 순간이 내겐 가장 젊은 순간이다. 멋지게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삶의 이유를 밝힌다. 젊음과 함께하고 젊은 시절 민주화 과정에서 군사정권과의 싸움에 저항했고 실패했지만, 역사의 승리로 세계인이 우러러보는 역사가 되었다. 잘못된 역사가 할퀴고 간 응어리진 삶에 사회적 약자였지만 광주·전남인의 자긍심을 갖자고 말한다.
뜨거운 가슴속에 80년 오월을 품고 있는 사람. 80년 5월에 멈춰있던 애꾸눈 광대 이지현의 시계는 다시 새로운 희망을 향해 똑딱똑딱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이지현 HP: 010-4190-5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