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와 더불어 급격한 노령화 사회에 대한 준비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낯부끄러운 행태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 안에서 한 할머니가 열차 안에 함께 타고 있던 아기가 귀엽다고 아기를 만지자 이 아이 엄마가 “남의 새끼한테 손대지 마라”며 마시다 만 페트병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때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더구나 이 현장에서 보다 못해 제지하던 인근의 또 다른 할머니에게 조차 "입 다물라구! 경찰 불러! 남의 새끼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으면 알았다고 입 다물면 돼"라며 욕설을 퍼 붓던 장면은 그야말로 보는 이를 아연실색케 했다고 한다.

이 뿐 아니라 지난달 22일 지하철 1호선에선 ‘다리 꼬고 앉지 말라고’ 충고하던 80대 할아버지에게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는 20대 청년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뒤 늦게 공개되어 물의를 빚는 등 최근 노인에 대한 학대와 멸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 같은 일은 계속 일어 날거야. 이제 노인네들은 무서워서 젊은 친구들 어찌 볼까 몰라.” 화순읍 청전아파트 노인회를 이끌고 있는 김중환 회장은 ‘교육’이 바로서야 청년들의 의식도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한다.

김 회장은 요사이 진행되고 있는 교육 형태를 들여다보면 노인을 대하는 젊은이들의 거친 모습도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음을 시사했다. “영어다, 수학이다 해서 학교며 학원에서 점수만 잘나오면 칭찬받고 대접 받는 사회다 보니 그런 것만 잘하면 출세하니 어른이고 이웃이고는 안중에도 없는 아이들이 나올 수밖에”라며 혀를 찼다.

또 이러한 입시경쟁에서 밀려난 아이들 역시 올바르고 바르게 키워 건강한 사회인으로 함께 살아가도록 해야 함에도 우리사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한다.

덧붙여 “동방예의지국은 차치 하더라도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의 모습처럼 더 배우고 더 가진 사람은 그만큼 넓은 아량과 포용력으로 부족하고 약한 사람들을 감싸고 이끌어 갈 수 있는 교육을 하루빨리 체계화 시켜 학습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까지 6.25 참전유공자회 화순군지회장을 맡기도 했던 김 회장은 서울서 유학하던 18세에 6.25 한국전쟁이 발발해 오로지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굳은 신념하나만을 안고 학도병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논산에서 3주정도 교육을 받고 곧바로 실전에 배치된 김 회장은 진격을 거듭하다가 두만강을 코앞에 두고 쫓겨 내려오던 일을 상기하며 안타까워했다.

“운이 따랐는지 우리가 따랐던 국군부대가 계속 이기는 거야. 그렇게 진군해 따라간 게 어느새 50여리만 더 가면 두만강에 닿는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설렜어. 그런데 중공군이 밀고 내려온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들리던 어느 날 밤 자고 있던 막사위로 포탄이 떨어졌고 30여명이었던 동료들은 뿔뿔이 흩어져 10여명만이 살아남았어”라며 나머지 동료들은 어찌됐는지 아직 생사여부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

이렇게 후퇴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걸까? 전쟁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던 1952년 12월 김 회장은 군대에 정식 입대하게 되고 이등병의 계급장을 달고 대한민국 국군으로써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장교시험에 응시해 1954년 7월 대한민국 육군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그러다 1958년 7월 중위 계급장을 달고 항공관측장교를 끝으로 군에서 전역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예비군 중대장직을 6년간 수행하며 향토방위에도 일조를 했다. 이 시절 월급이 겨우 구두 한 켤레를 살까말까할 정도의 박봉으로 가족들의 고생이 심했다고 회상한다. 지난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서 공로패를 받기도 했던 김 회장은 그래도 항상 가족과 주위 동료들에게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해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