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순 염색장

“우리 피부에 직접 닿을 옷을 입는데 화학섬유와 화학잉크로 물들여서야 되겠습니까?”

대자연에서 얻어지는 여러 가지 동․식물 및 광물 등 천연재료들을 이용해 의류나 침구 등 생활 속 갖가지 소품들을 물들여 사용하는 천연염색은 아토피 등 산업사회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폐해에 대한 자기반성과 은은하게 베어나는 멋스러운 그 빛깔만으로도 시민들의 사랑을 한껏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제주 올레길과 완도 청산도 등 지난시절의 추억과 감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은은한 빛깔 마냥 마음마저 정화 시킬 것 같은 천연염색제품은 그래서 더욱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읍 향청리, 광주로 통하는 도롯가를 끼고 자치샘사거리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다물드림’은 화순에서 유일하게 천연염색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매장이다.

“사실 돈벌이만 생각하면 벌써 오래전에 문을 닫았죠. 세탁기 빼고는 전 제작과정이 오롯이 사람의 손길을 거쳐야만 되는 천연염색은 이 일에 대한 애착과 긍지 없이는 못합니다.”라고 말하는 서일순 염색장은 취재하러 갔던 시각에도 마침 허리통증 인해 병원에 들렸다 왔노라고 했다.

“지난시절 여느 가정에서도 흔히 볼 수 있던 옹기가 어느 순간 우리네 마당에서 사라졌다가 이제는 다시 각광을 받고 있듯이 천염연색도 이처럼 천연재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은 옷이 살아 숨 쉬는 느낌을 받는다는 얘길 듣습니다.”며 우수성을 설명한다. 더불어 염색이 비영구적이기 때문에 염색이 빠지며 탈색되는 과정마저도 그 은은한 색상이 또한 멋스럽다고 한다.

염색(서일순), 디자인(김주리), 판매(조정애) 등 역할분담을 통해 공동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다물드림은 “천연염색의 가치를 알고 찾아주는 손님의 숫자가 아직은 그리 많지 않지만 한번 사용해 본 고객들은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라고 이어 “기간은 느리지만 천연염색물의 우수한 장점을 알고 찾아주는 손님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이며 가까운 이웃보다는 광주 등지에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염색에 사용되는 재료들은 서 대표가 한약재료상에서 직접 사다가 제작하고 있어 우리몸에도 이롭다고 한다.

먹으로 물들인 커튼을 설명하고 있는 조정애 대표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 ‘다물’

소재에 따라 색깔뿐 아니라 그 기능성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온갖 냄새를 제거해주는 방향제 역할을 하기도 하고 빗물과 땀을 흡수하는 습기제거제 역할, 세균번식을 막아주는 항균효과등 재료에 따라 온갖 효능을 가지고 있다.

‘다물’은 잃어버린 아름다운 것들의 회복을 말하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의미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라 한다. 자연속에서, 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맑은 심성과 바른 생각을 통해 스스로 행복을 느낄줄 알고 그 행복의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여유로움을 위해 이 같이 이름 지었다고 한다.

‘다물드림’은 이같은 염색제품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음 내평리에 있는 염색현장에서는 직접보고 배우며 체험할 수 있는 체험활동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형형색색의 천연물을 들인 천이 파아란 하늘 아래 휘날리는 풍경은 마치 영화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시각적 즐거움도 맛볼 수 있어 아이들도 좋아한다.”며 가족단위 참가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해 주는 서 염색장.

“아직은 홍보가 부족해 천연염색에 대한 관심이 덜하지만 작은 관심만 쏟으면 그 매력에 빠질 것”이라고 말하는 서 염색장은 “보다 더 많은 지역민이 ‘천연염색’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