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훈장 '근면장'을 수상한 새마을문고 전남도지부 김종훈 회장

지독한 가난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가난 때문에 고통 받는 이웃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하게 된다.

2007전국 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개인으로는 전남도에서 최초로 새마을훈장 ‘근면장’을 수상한 새마을문고 전남도지부 김종훈 회장의 삶이 그러하다.

주암댐의 영향으로 지금은 수몰된 남면 주산리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김회장은 동생들의 진학을 위해 자신의 진학은 포기한채 일찍부터 새마을 4-H 활동에 뛰어들었다.

초등학교 5학년때 교과서에서 우연히 접한 새마을 4-H에 관심을 갖게된 김회장은 당시 볼모지나 다름없던 남면지역에 4-H를 결성하고 야학을 통해 후학들을 교육하는 등 본격적인 사회봉사활동을 시작했다.

4-H는 머리(HEAD(지)), 마음(HEART(적)), 손(HANDS(노)), 건강(HEALTH(체))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의 머리글자 네 개를 말하며 청소년들에게 4-H 이념에 입각한 교육을 통해 민주시민 의식과 농심함양, 자연농촌사랑 친환경적 활동 및 기술을 연마하도록 지원하는 청소년 지원단체다.

“너무나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 진학은 꿈도 꿀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실과 교과서에서 새마을 4-H를 접하게 됐고 가난한 사람들도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김회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김회장의 신념 때문이지 목적을 둔 사회봉사는 진정으로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님을 강조한다. “봉사는 다른 목적이나 자기과시를 위해 이뤄질때 이미 봉사로서의 가치는 사라지게 됩니다. 나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줄수 있고 내도움으로 누군가가 행복해 할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이말에서 김회장의 인생철학과 신념을 엿볼수 있다.

그는 자매결연이나 단체를 통한 후원 등 겉으로 드러나는 사회봉사는 원치 않는다.

다만 꼭 필요한 곳에 자신을 밝히지 않는 익명의 봉사활동만을 고집하고 있다.

실제 현재 9년여 동안 화순초등학교에서 한문 특별활동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회장은 매달 교육수당으로 받는 120여만원의 돈을 9년 넘게 전액 기부해 왔다.

뿐만 아니라 각종 강의와 교육을 통해 받은 수당을 모두 소외 이웃을 위한 기부금으로 헌납해 그 금액만도 이미 5천여만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조그마한 한문학원을 20년 넘게 운영해 오고 있는 김회장은 그리 넉넉지 않은 생활을 꾸려가면서도 이처럼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할수 있었던 것은 대한적십자 화순 봉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인 이남순씨의 내조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특히 김회장이 2007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수상한 새마을운동 ‘근면장’은 새마을문고 전남도지회장으로서의 활동이 큰 몫을 차지했다.

그는 지역내 도서문화 보급을 위한 도민 책 읽기운동 전개와 국민독서생활화에 앞장서 도민의식 수준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새마을 문예지 발간과 알뜰도서 교환시장, 취미교양교실, 문화탐방을 실시하고 주부독서대학 등을 운영해 오고 있다.

또한 20년 가까이 한문학원을 운영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한편 학원운영에 발생한 수입을 쪼개 심장병어린이 돕기와 초등학생 급식비 지원, 불우학생 학원비 감면 등 이웃사랑운동을 남모르게 전개해 오고 있다.
그결과 김종훈 회장은 행정자치부로부터 사회봉사부문 우수학원으로 3차례나 선정 행정자치부 장관 표창을 받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벌써 자신이 운영하는 한문학원을 통해 2천여명의 후학을 양성한 교육자인 그는 50을 훌쩍 넘긴 나이임에도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했던 학구열만은 식을줄 모른다.

올해 조선대학교 철학과 정규과정에 입학한 늦깎이 신입생 김회장은 스승이자 친구로 동기들과 뜻깊은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20년 동안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흔히 이야기 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돈이 많거나 명예가 있는 사람이 아닌 베풀며 살아갈줄 아는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열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하나를 베푸는 것보다 두가지를 가진사람이 한가지를 베푼는 것이 더 의미있고 아름다운 일이잖아요”

항상 우리곁에 있기에 소중함을 모르는 빛과 소금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모르는 봉사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소망이라는 김회장의 모습에서 진정한 이웃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