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상을 늘 함께 하며 유별난 부부금실을 자랑하는 이진복(右) 손각희(左)씨 부부.

결혼한 지 11년된 이진복(39) 손각희(38)씨 부부는 화순광업소 통근버스 기사로 일하는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붙어 다닌다.

시장 등으로 물건을 사러 갈 때나 각종 모임이 있을 때, 시댁이나 친정에 가야할 때 등 거의 모든 일상을 함께 한다. 남편 진복씨가 격일로 근무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의 유별난 부부금실은 이미 주변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정도로 유명하다. 어쩌다 남편 혹은 아내가 혼자 다니는 모습이 보일라치면 주변에서 “무슨 일 있냐?”며 궁금해 할 정도다.

아내의 모임이나 남편의 모임에도 이들 부부는 항상 함께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그냥 부부니까 같이 간다. 갑작스럽게 어딘가로 가야할 때도 마찬가지다. 누가 진복씨에게 어디 가자고 말하면 진복씨는 아내에게 물어본 후 결정하겠다고 말한다. 각희씨 역시 마찬가지다. 남편과 혹은 아내와 같이 가는 것이 이들 부부에게 당연한 일이기에 그렇게 할 뿐이다.

지금은 만연초교에 급식실이 생겨 급식을 위해 학교에 갈일이 없어졌지만 진복씨는 각희씨가 급식 때문에 학교에 가는 날이면 항상 같이 갔다. 남자가 어떻게 학교에서 급식도우미를 하냐며 학교근처에도 가길 꺼려하는 남편들이 태반이지만 진복씨는 그렇지 않다.

그냥 아내가 가니까 함께가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선생님이나 학부모들 중에 이들 부부를 모르는 이가 없었다고.

그렇다고 꼭 부부만 같이 다닌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아이들과 항상 함께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고 학교며 학원으로 다니다보니 지금은 부부가 함께 다니는 시간이 많아진 것뿐이다. 지금도 주말에는 아이들과 가까운 근교로 나들이를 즐긴다.

가끔 누군가 둘이 항상 같이 붙어다니면 지겹지 않냐고, 그만 떨어져서 다니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그럴 때마다 각희씨는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가 함께 다니는 것이 왜 지겹냐고 되묻는다.

각희씨는 신혼시절 두번의 유산을 겪었다. 그런 아내가 안스러웠을까? 진복씨는 아내가 지금은 초등학교 3학년인 수형이를 임신했을 때 아내와 함께 입덧을 하며 고통을 함께 했다. 그만큼 이들 부부의 사랑은 각별하다.

바늘과 실이 함께 하듯 이들 부부는 아내가 있는 곳에 남편이 있고, 남편이 있는 곳에 아내가 있다. 이유는 단지 하나,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자고 약속한 부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