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오 운산 체육관장

킥복싱과 무에타이는 주먹과 발차기 등 비슷한 형태의 기술을 사용, 같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킥복싱이 전라도 광주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킥복싱은 1964년 광주에서 대한태권도협회 전남본관장이던 구판홍 관장에 의해 ‘킹투기’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무에타이는 태국의 전통무술, 여기에 일본전통무술 가라데가 결합돼 ‘키쿠복싱’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킹투기는 우리나라 무술인들에 의해 태권도와 택견 등 타격기의 장점만을 모아 독자적으로 만들어졌다.

그후 일본과 교류되면서 킥복싱으로 명칭이 통일됐고, 주먹과 발차기 등 외형적으로 보이는 기술이 비슷하다보니 같은 종목으로 오인되고 있는 것이다.

1997년 화순에 처음 킥복싱 체육관의 문을 연 선종오 운산체육관 관장. 그는 사평초, 중학교 시절 잘나가던 양궁선수였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양궁선수의 꿈을 접고 화순고로 진학했다.

킥복싱과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고교에 입학해 태권도를 배우던 그의 앞에서 킥복싱이 제일이라며 우쭐대던 친구가 괘씸해 어떤 운동인지 보자며 따라갔던 것이 킥복싱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는 킥복싱을 처음 본 순간 “정말 남자들의 세계다,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단다. 그렇게 해서 광주 스타체육관에서 킥복싱을 시작하게 됐다.

킥복싱은 잽과 원투, 킥, 무릎과 팔굽치기, 목잡기(목씨름) 등 6가지 기본동작이 주를 이룬다.

킥복싱은 태권도와는 달랐다. 잽과 원투, 킥, 무릎과 팔굽치기, 목잡기(목씨름) 등 6가지 기본동작이 전부인 킥복싱, 같은 동작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그러기에 무한한 변형이 가능하고 자기만의 색깔이 담긴 다양한 동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종오 관장은 누구든 킥복싱을 시작하면 그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지금은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그도 한때 전문프로선수를 꿈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낮에는 직장에서 밤에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다. 그러다가 22살무렵,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의 일대기가 담긴 책을 읽게 됐다. 최배달과 같이 돼야겠다는 일념에 모든 것을 버리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수련에 전념했다.

지리산 골짜기에 움막을 짓고 도인, 무속인 등과 벗하며 수련하기를 11개월여, 전문프로선수로서 먹고 살수 있다는, 최배달과 같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산을 내려왔다. 하지만 현실은 책과 너무 달랐다. 결국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운동하며 체육관을 집삼아 살게됐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2년간 프로선수로도 활동하면서 챔피언 벨트도 찼다. 그러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면서 귀향, 97년 화순읍에 백호라는 이름으로 체육관을 열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개관 6년만에 체육관 문을 닫고 운산으로 이름을 바꿔 다시 시작한지 이제 불과 2년여. 그는 그동안 쏟았던 정성과 열정이 억울해서, 화순에 킥복싱을 알리고 싶어 다시 체육관 문을 열게 됐다고 말한다.

샌드백을 주먹으로 지르고 발로 차다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흔히 킥복싱은 과격한 운동, 배우기 어려운 운동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는 단호히 아니라고 말한다. 6가지 동작이 반복되기 때문에 누구나 배우기도 쉽고 빠른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으며 손과 발을 사용하기 때문에 체중감량에도 효과적인 운동이 킥복싱이다.

그는 킥복싱을 하면 나에게도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무엇이든 할 수있다는 자심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자신감이 생기니 생활에 활력이 넘치고 성격도 절로 밝아진다. 무거운 샌드백을 주먹으로 지르고 발로 차다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고 온몸이 개운해진다.

그는 오랜 경력과 출중한 실력 덕에 2001년부터 대한킥복싱연맹 광주지부장을 맡아오고 있다. 올해는 (사)한국킥복싱 전라남도지부장도 맡아 조직을 재정비하고 제1회 운산회장배 우수신인 및 최강자전 대회도 열었다.

선종오 관장은 후배양성에 전념하기 위해 7월 1일 광주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선수생활의 종지부를 찍는 은퇴전을 갖는다. 관원들에게 늘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상대를 제압하고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킥복싱을 잘못 사용할 경우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기에 아무나 제자로 삼지 않는다.

자기을 강하게 단련하고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보다 우위에 서기위해, 힘자랑을 하기 위해 배우려는 사람들에게는 체육관 문을 열지 않는다. 이는 광주에서 탄생한 킥복싱의 얼과 혼을 이어가려는 그만의 고집이요 자존심이다.

그는 앞으로 화순에 1천평 규모로 국제규격의 시합장을 갖춘 대형무술센터를 개장, 화순을 세계적인 킥복싱의 메카로 만들 당찬 꿈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전문프로선수를 육성, 세계무대로 진출시켜 화순을 널리 알리고 싶다.

선종오 관장은 몇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그를 믿고 따르는 관원들과 함께 힘찬 파이팅을 외친다.

운산 이종격투기 체육관 061-375-8309
관장 선종오 011-635-8309

선종오 관장은 화순을 세계적인 킥복싱의 메카로 만들기 관원들과 함께 힘찬 파이팅을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