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관 재경화순향우회 고문

재경화순향우회 구제관 고문(67세)은 화순군에서는 처음으로 삼성그룹에 발을 디딘 화순의 삼성맨 1호다 .

청운의 꿈을 안고 삼성에 발을 디딘지 벌써 40여년이 흘렀지만 구제관 고문은 첫 출근 날짜인 1964년 12월 30일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구제관 고문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故이병철 회장의 경호원으로 입사했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당시에도 삼성은 경상도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전라도사람이 입사해 일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해병대 복무를 통해 다져진 다부진 몸과 뛰어난 무술실력으로 삼성맨이 됐다.

구제관 고문은 전라도 출신 삼성맨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물음에 실력으로 당당히 입사했기에 어렵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어찌 어려움이 없었을까마는 흔히 말하는 낙하산 인사도 아니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당당할 수 있었고 주위의 시기어린 시선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는 뜻으로 들렸다.

구제관 고문은 삼성에 근무하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고향인 전라도를 폄하하거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듯한 말이 들리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 일을 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데도 지역 운운하는 것은 차별이고 부당하다는 생각을 가진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구제관 고문 앞에서 지역차별주의적인 발언을 하거나 고향 전라도를 업신여기는 듯한 말을 하는 동료는 없었다고 한다. 이는 그의 마음속에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2년전 명예퇴직한 구제관 고문은 여건이 허락지 않아 고향에 터를 잡고 살수 없는 아쉬움과 그리움을 향우회 활동으로 달랜다.

구제관 고문에게서는 스스로에 대한 자랑과 자부심, 노년의 자신감이 풍겨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