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필씨는 이서면 안심리에서 민박집 '산적소굴'을 운영하고 있다.

화순의 한 시골에 거주하면서 화순인들에게보다는 오히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적소굴의 주정필씨.

뜻이 잘 맞는 아내와 홈페이지(www.sanzeok.com)에 사는 이야기를 올리면서 방송국의 눈에 띄어 ‘사노라면’ ‘피플 세상속으로’ ‘VJ특공대’ ‘무한지대 큐’ ‘인간극장’ 등 광주방송부터 전국방송까지 여러차례 방영되면서 화순의 명물이 되고 있는 이서면 안심마을의 ‘산적소굴’ 이곳의 지킴이 산적(주정필씨)과 아낙네를 만나 사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산적소굴 주정필씨.

“시골 살이에 부적절한 사람들이 많은 듯 합니다. 사실 귀농이란 용어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희가 인간극장 출연할 때 저희는 귀농한 사람이 아니라 했었지요.”

IMF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 몸담고 있던 사회에서 튕겨져 나온 꼴이었고 산골에 내려와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5일장에 나가 호도과자 장사도 했고 고개마루에서 포장마차도 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쳤던 시간들이 많았다고 회술하는 산적 주정필씨…

그러면서 예전에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 인연이 있었던 회사들로 부터 조금씩 일거리를 맡아 하게 되어 경제 사정이 차차 호전 되면서 이 산골에 그대로 눌러 앉게 된 경우이기 때문에 귀농은 아니라 한다.

마을에 들어와 산지 10여년이 되어 간다는 산적. 연고 하나 없는 마을에 그것도 마을한가운데로 들어와 살면서 미운털이 박힌 아픔이 있기도 했다. 이유는 환경 보존 문제 때문이다.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개천을 복개하기 시작하자 이에 대해 문제를 삼아 군청에 질의를 하기도 했다. 덕분에 더 이상의 복개는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이끌어 내긴 했지만 이로 인해 곱지 않은 시선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수해 복구를 한답시고 개울 바닥을 온통 콘크리트로 매끈한 포장도로처럼 만들기에 공사과정을 낱낱이 찍어 군청 홈페이지에 올리고 개탄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오해도 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잘못을 저지른 것이 없다는 사실이 나타나면서 조금씩 이해해 나가고 소원해졌던 이웃 관계들이 다시 정상화 되고 있다.


모든 사람들과 다 좋아 질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고는 있지만 아직 해결이 되지 않는 마을의 주민들에 대해 씁쓸한 것도 아픔으로 여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록 환경 문제등에서는 입바른 말을 자주해서 미운털이 박혀 살고 그런 문제가 터질적 마다 나쁜놈 소리는 듣지만 평소에는 주변 분들과 잘 지내지요.”

시골살이를 하려면 우선 살려고 하는 이들이 기존에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적응해야 한다며 더불어 사는 방법에 대해 강조한다.

‘산적소굴’은 민박집이다.호텔로 한다면 별 다섯 개에 해당하는 별3개의 민박집으로서 건축당시 기와집, 현지에서 살고, 인터넷이 사용가능 한 곳으로서 구비조건을 잘 갖춰 운이 좋게 민박개발사업비의 혜택을 보면서 산적과 아낙네가 손수 민박집을 짓고, ‘규봉암의 종소리’ ‘뚝딱집’이라는 멋진 이름도 지었다.

민박을 두채만 운영하기에 다소 큰 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나, 구들장을 갖추고 있으면서 옛날추억을 되찾고자 하는 이들의 방문을 반기고 있다.

특히, 항생제도 먹이지 않고 야채등이 주로 먹잇감이 되어 산적이 직접 키우는 토종닭은 손님들의 좋은 식사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어미닭이 직접 품어 부화가 되어 자라나는 닭 300여 마리와 이들이 생산한 계란은 ‘산적소굴’의 소득에 보탬이 되어 주고 있다.

소득만 생각한다면야 천마 리이상 사육해야 하는 것이 맞으나, 그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어느곳이나 쉽게 키울 수 있는 닭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골의 편안함과 무해함을 얻고자 하는 이들의 목적을 달성시켜주지 못하게 된다고 여기는 산적.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주로 찾는다면 산적 주정필씨는 다른 곳을 이용하라고 미리 말한다.

산적이 시골에 들어와 마을 한가운데에 정착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말한다.
“마을과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 정착하려 하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인간이 서로간의 관계에서 살아가야 마을 어르신들로 부터 유익한 시골 살이 정보를 얻고, 또 빠른 적응을 하려면 마을과 동떨어진 시골살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라고…

마을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시골살이에 빨리 정착하는 것이며, 스스로 가까이 다가서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산적은 주로 농번기때 모를 실어다 주기도 하고 망옷(퇴비)도 차로 날라다 주고, 지난 추수철에는 방아 찧으러 갈때 차량 제공을 하는 등 자신이 갖고 있는 여건을 필요로 하는 곳에 자체적으로 이미지에 맞게 함께하다보면 얘깃거리가 생겨나고 더불어 가는 삶이 된다.

시골 살이가 서로간의 정감을 교류하며 사는 것 아니겠는가?
영감님들 그리고 할머니들만 남아있는 시골 마을에서 이런 저런 부대낌을 가져 보아야 시골 생활의 참 맛과 정을 새록 새록 느낄수 있고 그러면서 마을 주민들과 동화 되어 가는 것이 바람직한 귀농이라고 생각한다.

주정필씨는 귀농을 해서 시골생활을 말하지만 주택을 지으면서도 요즈음 많이 보급되는 서양식 목조 주택을 번듯하게 지어 놓고 난방비 걱정을 하는 데 목조 주택에 사용되는 나무는 접착제를 사용하는 합판과 방부제에 담근 방부목을 이용하는 것들이다.

당연히, 그렇게 지어진 집에서는 라돈 가스며 새집 증후군이 생겨날 것이며, 아토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몸만 시골로 옮겼을 뿐이지 생활에서는 도심의 편리함을 벗어나지 않기 위함이기에 절름발이 귀농이라고 말한다.

귀농을 꿈꾸는 이들은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