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수 환경과장.

1976년 26살때 공직에 발을 디딘 정병수 (전)관광기획담당이 지난달 31일자로 5급사무관으로 승진했다.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강산만 세번 변한 30년만의 사무관 승진이다.

정병수 환경과장은 이서면에서 하숙을 하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동복댐이 만들어지기 전이어서 ‘적벽’이 그대로 물 위로 드러나 있을때였다.

유유적적 흐르는 적벽강을 따라 노를 저어 움직이는 유람선에 몸을 맡기며 이서적벽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그 아름다움을 지금껏 뇌리에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이서면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기에 가질 수 있었던 추억이다.

정병수 과장은 2000년에는 공무원직장협의회(이하 직협) 초대 회장을 맡아 불합리한 시군평가를 없애는 등 공직사회에 많은 변화도 이끌어 냈다.

당시 상급기관에서는 시군평가를 통해 각 시군에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그러나 각 시군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기에 반발도 많았다.

정병수 과장은 전남도내 각 시군 직협과 연계해 각각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기준에 의한 시군평가는 받을 수 없다며 시군평가의 불합리함을 주장했다. 그 노력덕분에 지금은 인센티브를 목적으로 하는 불합리한 시군평가는 없어졌다.

공직사회가 변하기 위해선 공무원 스스로가 변해야 하고 직협 회원들이 그 변화의 선봉에 서자며 군민들에게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펼치기 위한 노력도 시작했다. 직협 회원부터 공사업무와 관련된 불의와는 절대로 타협하지 말자는 결의도 했다.

정병수 과장은 군민들 사이에서 “화순군이 공사비리 면에서나 공무원들의 친절도가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가 들려올 때면 마냥 흐뭇하다고 말한다.

화순군의 대표축제인 고인돌축제가 축제로서 자리잡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도 정병수 과장이다. 정 과장은 군청으로 자리를 옮긴 후 체육청소년담당과 관광기획 담당 등 문화관광과에서만 8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정병수 과장은 고인돌축제의 성공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축제가 끝남과 동시에 다시 새로운 축제를 준비하는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1년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는 4일간의 축제 기간이 너무 짧아 항상 아쉽다고 말한다.

축제관련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자재를 직접 구입해 직원들과 땀을 흘려가며 원시사냥체험장과 움집 등 축제에 필요한 시설을 만들며 고생도 많이 했다.

정 과장은 걸음마를 떼고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고인돌축제 등 관련 업무를 뒤로하자니 아쉬움과 시원함이 엇갈린다고 말한다.

정병수 과장이 맡은 환경과는 지난해 몇번에 걸친 행정대집행과 법원소송까지 가는 난관을 겪으면서 간신히 한천면폐기물종합처리장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 3월 주민들이 부지선정과정부터 잘못됐다며 법원에 낸 ‘화순군폐기물처리시설 설치승인 처분 무효확인 소송’이 기각당한 이후 4월초순부터 공사는 시작했지만 아직도 주민들 마음에 쌓인 앙금은 쉽게 풀어지지 않고 있다.

정 과장은 10여년전 환경과 환경정화담당으로 일하면서 폐기물종합처리장 부지를 선정하는 업무를 진행하다 부지를 선정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다른 부서로 옮겨 갔었다.

강산도 한번 변한다는 긴 세월을 돌아 과장으로 승진해 환경과에 돌아온 지금, 폐기물종합처리장 공사가 그에게 가장 큰 무게로 다가온 것이다.

정병수 과장은 “폐기물종합처리장을 내년 6월까지 준공하지 못하면 화순에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며 “주민들과 대화하면서 주민들 마음이 상하지 않게 잘 풀어나가겠다”고 말한다.

정병수 과장은 한천면 구석구석을 다니며 주민들이 바라는 사항에 귀 기울이고 행정에서 지원이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면서 주민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주며 폐기물종합처리장 공사를 비롯한 환경과 소관업무들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1952년생으로 광주 동구가 고향인 정병수 과장은 1976년 공직에 입문해 이서면에서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홍보담당과 개발담당, 환경정화담당, 교통행정담당, 체육청소년담당, 감사담당, 관광기획담당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