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에서 조그만 문구점을 운영하는 박석호씨는 ""봉사란 거창한 구호를 외치며 하는 것보다 정말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별난 사람이다.

매달 수입을 쪼개 결연을 맺은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고 독거노인을 방문해 부족한 생필품들을 사다 나르며 안부를 챙긴다.

어린이들에게 갖는 관심도 유별나다. 문구점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해 출석부를 만들고 선행일지를 적는다. 출석부에 출석체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이름을 익히고 관심을 갖는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선행일지에 빼곡히 적혀 있다. 선행일지를 적는 이유에 대해 박석호씨는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학교 밖에서의 어린이들의 행동을 학교에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야 교사가 잘 알겠지만 학교 밖에서의 아이들 행동 하나하나까지 챙길 수는 없지 않겠냐며 학교와 학교 밖을 이으며 아이들을 선도하는 다리 역활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선행일지에 기록 된 어린이들의 작은 행동들은 그냥 넘기지 않고 착한 일을 한 어린이에겐 작은 선물을 주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어린이는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박석호씨의 이런 일들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들이 아니다. 박씨는 지난 1975년부터 30여년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각 기관단체들로부터 받은 수를 셀 수조차 없이 많은 감사패와 표창들이 이를 증명한다.

1998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을 털어 “자식이 반듯한 집에 살면서 부모는 허름한 집에 살게 할 수 없다.”며 집을 지어드리는 등 효심도 지극해 효행표창을 받기도 했다.

매년 청소년들을 위한 줄넘기대회와 노인들을 위한 장기(장기)대회를 열고 선행어린이와 환경지킴이를 선발해 작은 선물도 나눠준다. 지역의 주민들이 그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봄으로써 청소년들이 그릇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하는 일이다.

지난달 29일 화순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제3회 청소년 주부 줄넘기 대회도 박석호씨가 회장으로 있는 자전거타기운동본부에서 처음 시작한 대회로 이번대회에는 4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공적인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박석호씨에게는 작은 바람이 있다. 지금은 작고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여도 지역주민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건전한 놀이문화가 화순에서 잘 자리잡고 나아가 전국으로 확산돼 성공적인 놀이문화로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시간이 축나고 주머니가 축나도 열심히 벌어서 남을 위해 봉사하고 그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는 박석호씨와 같은 사람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은 출석부에 적힌 이름을 기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은 출석부에 적힌 이름을 기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난달 열린 줄넘기대회는 4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