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성학교는 1906년 10월 15일 미국인 북장로파 선교사 안의와(J.EAdams)가 창설한 종교학교였다. 일제 시대 종교학교는 초창기에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일제의 사립학교 규제에 반발한 조선인 학생들이 종교학교로 몰리자 1915년 ‘개정 사립학교규칙’을 발표하여 종교학교에까지 식민교육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매하 선생이 취임할 시기의 계성학교는 대외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교내 경영상에 문제가 발생하여 학교를 운영하는데 큰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그러나 선생은 학내 개혁의지를 분연히 관철시켜감으로써 여느 종교학교와는 달리 정규 중등교육기관으로 인가받게 된다. 당시 종교학교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검정시험을 통과해야 했는데, 중등교육기관이 된 계성학교 졸업생들은 그러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즉 계성학교가 탄탄한 기반 위에 서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계성학교 운영이 원만해지자 매하는 재임한지 6년째 되던 1933년 학교에서 물러난다.

그동안 학교운영에만 전념해오던 매하는 광주로 돌아와 놀랍게도 지역경제에서 역량을 발휘해낸다. 광주의 외곽이던 학동의 넓은 부지에 터를 잡고 일본의 훗카이도에서 우수한 품종의 젖소를 도입해와 목장을 운영한 것이다. 우유를 생산해 기존에 일본인들이 독점하고 있던 우유판매시장에 당당히 맞서 조선인 가정에도 양질의 우유를 보급하겠다는 의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우유가 아직은 대중적인 음료로서 자리를 잡지 못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선생은 경영권을 종업원에게 넘겨주고 물러난다. 선생은 광주의 지도급 인사들과 회합을 통해 다시 지역의 산업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1935년 무등양말 공장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양말공장은 전남에서 생산된 면화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고 광주지역 인력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랴 우리 손으로 제작한 제품을 전국에 판매한다는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당시 무등양말은 평양양말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민족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