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증서에는 당시에 매하가 공부했던 교과목들이 나열되어 있다. 비록 3학년 과정의 교과목은 알 수 없지만 1, 2학년 때에 배운 교과목은 자세히 알 수 있다. 융희학교의 1학년 교과목은 수신(修身), 심리학(心理學), 소학교수법(小學敎授法), 문전(文典), 한문(漢文), 외국어(外國語), 본국역사(本國歷史), 동양사(東洋史), 본국지지(本國地誌), 외국지지(外國地誌), 지문학(地文學), 산술(算術), 물리학(物理學), 화학(化學), 생리학(生理學), 식물학(植物學), 법학통론(法學通論), 경제학(經濟學), 도화(圖畫), 체조(體操), 창가(唱歌), 부기(簿記) 등이었다.

그리고 2학년에 수강한 교과목은 수신, 심리학, 대한문전(大韓文典), 일어(日語), 서양사, 외국지지, 산술, 대수학(代數學), 기하학(幾何學), 부기, 물리학, 화학, 동물학, 식물학, 광물학(鑛物學), 생리학, 법학통론, 경제학, 창가, 체조 등이었다. 매하가 융희학교에서 수강한 교과목을 살펴볼 때, 주로 역사와 지리, 외국어, 과학 영역에 대한 중점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1학년 과정의 소학교수법은 이들이 곧바로 초등 단위의 교육기관에서 교육에 종사할 수 있도록 준비된 인재들이었음을 증명해준다. 이와 같은 교수법에 관한 실무교육은 이후 매하가 고창고보를 운영해 나가는 데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양태승은 1908년 6월 융희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하였는데 진급증서는 각각 1909년 7월과 1910년 4월에 받았다. 그리고 1910년 7월에 졸업하였다. 1학년 과정은 13개월, 2학년 과정은 9개월이 걸렸고, 3학년 과정은 불과 3개월 만에 마친 것이 된다. 이는 당시 융희학교가 처한 현실적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음을 뜻한다.

실제로 설립된 지 불과 1년 남짓 지난 시점부터 융희학교의 운영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다. 대한제국의 연호를 학교 이름으로 내세운 까닭에 조선을 병합하고자 했던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는 항시 불편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융희학교에 소속된 교사나 학생들의 성향도 반일적인 경향이 강한 인물들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 어려움은 더욱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