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설립 으듬해인 1936년 11월에는 자본금을 1만 5천 엔으로 증액하고 합명회사로 경영체제를 바꾸었다.
경영이 정상화되자 그는 김시중(金時中)을 대표로 선임하고 이듬해인 1937년 그에게 경영권을 완전히 넘겨주었다. 김시중은 해방 후에는 미 군정청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던 이 지역의 중요 인사 중 한 명이었다. 이 무등양말은 뒤에 고광표(高光表)가 대표가 되어 전국에 판로를 갖는 광주의 대표적인 민족계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무등양말은 전남지역의 면화를 소비하고 그 가치를 높였고, 지역민들을 고용하여 고용창출의 효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고용된 지역민들에게는 민족의식을 심어주었다. 생산된 양말은 우리민족의 의생활 개선에 큰 역할을 수행했으며 조선 시장에서 폭리를 취하던 일본계 기업들이 차지한 시장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렇게 하여 형성된 자본은 민족교육과 독립운동을 위한 자금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매하의 경제 활동에 대한 열의는 이러한 시도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에 견인차가 되었으며 광주목장의 경험은 그 풍부한 밑거름이 되었다.
이러한 무등양말의 역사는 해방 이후에도 계속되어 1953년에는 고일석(高馹錫)에게 인수되어 이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현재는 그 아들인 고영두(高永斗)에 의해 착실한 내실을 다진 우량기업으로 경영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8년 (주)무등양말로 법인을 전환하였으며 MDC라는 상표를 통해 오늘날까지도 이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 회사의 자랑은 1935년 민족 운동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유서 깊은 민족기업이라는 것에 있다.
매하는 고창고보나 계성학교의 예에서처럼 일단 무등양말의 운영이 제 궤도에 오르자 회사의 운영에서 손을 떼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다른 분야의 일을 찾았다.
그가 무등양말을 통해 이윤을 얻고 기업가로서의 삶에 충실하고자 하는 기업가에 불과했다면 그의 다채로운 이력은 무등양말과 함께 끝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창고보, 계성학교, 광주목장, 무등양말 모두 조선민족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독립에의 역량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이루어진 것이었기 때문에 그의 행보는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