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하는 고창고보의 교장직을 수행하고 있을 당시 교육운동 못지않게 중요한 일을 모색하였는데, 바로 향후 민족의 독립을 추구하고 지향할 청년세력을 결집하는 역할이 그것이다.

1920년대 초엽 국내신문에서는 심심치 않게 고창고보와 고창청년회에 관한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당시 고창청년회는 1919년 3·1운동으로 고초를 치룬 김승옥(金升玉)과 은규선(殷圭宣)이 주동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었는데, 이들은 청년회의 재건을 위해 민족주의 교육에 매진하고 있던 고창고보 양태승 교장을 필두로 규합하여 그 세력을 확대시켜 나가고자 하였다.

당시 고창청년회는 각종 강연회와 토론회를 통해 지식을 교환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세력을 결집해 나갔다. 또한 야학을 실시하여 문맹퇴치와 신지식보급에도 앞장섰다. 매하는 김승옥과 은규선 등과 함께 고창청년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는데, 이들은 1919년 이후 민족독립사상을 실천하기 위한 혈맹을 맺고 뜻을 함께 해왔다. 특히 매하는 민족교육의 선봉에 서서 고창청년운동과 노동야학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 아울러 매하는 우수 교사를 초빙하는 과정에서 조국의 독립을 바라는 많은 인사들과 교류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독립운동 인사들의 연락거점 역할을 도맡아 수행해왔다.

매하는 1921년 고창청년회와 야학회 동지들에게 ‘조선물산장려운동’을 전개시켜 독립정신을 고취시켰다. 또한 1923년 6월 3일 고창청년회 정기총회에서 회장과 부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책임지는 전형위원으로 뽑힘으로써 청년회 활성화에 필요한 본격적인 지원 활동에 들어갔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4일 고창청년회 임시총회에서는 간사로서, 8월 21일 고창청년회 간사회의에서 상무간사로서 주요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였다.

특히 9월 7일 고창군 노동친목회관에서 개최된 고창청년회 주관강연회에서는 간사장의 직책으로서 “在東京留學生罹災慘狀에 대한 善後策”에 대한 강연을 실시하였다. 매하는 1923년 9월 동경에서 발생한 소위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인의 조선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동경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조선인이 살인과 방화 그리고 강도를 일삼는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려 조선인을 학살한 사건에 대한 매하의 분노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회를 통해 분출되었던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의 유학생활을 경험한 매하로서는 일본인의 차별과 학대에 대한 문제점과 모순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창군민들에게 일본인의 만행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신문기록을 살펴보면 이날 강연회에는 매하 외에는 백남규(白南奎)가 “高敞高普 完成에 대하여”, 이일선(李一鮮)이 “勞力의 光”이란 주제로 각각 열변을 토하여 청중의 각성을 촉구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고창청년회의 활동이 매우 왕성했으며, 이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웠음을 알려주는 바라 하겠다.